
비공식 최고 시속 157㎞ 강속구에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이 꽤 끈질기게 매달렸다. 하지만 정작 윤예성(17·인창고) 본인이 자신의 고교 마지막 시즌에 매긴 점수는 고작 10점 만점에 5점이었다.
윤예성은 오는 7일부터 13일까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리는 2026 아시아야구연맹(BFA) 18세 이하(U-18)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정윤진(55) 덕수고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018년 이후 8년 만의 정상 탈환에 도전한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키 191㎝, 몸무게 105㎏의 건장한 체구를 지닌 윤예성은 이번 대표팀에서도 손꼽히는 우완 파이어볼러다. 높은 타점에서 내리꽂는 빠른 공이 위력적으로, 본인에 따르면 비공식 최고 구속은 무려 시속 157㎞, 공식 경기에서도 154㎞까지 찍었다.
경동고에서 인창고로 전학한 탓에 올해가 돼서야 정규 경기에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곧바로 에이스 자리를 꿰찼다. 13경기에서 4승 2패 평균자책점 2.95, 58⅓이닝 21볼넷 5몸에 맞는 공 67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09를 기록했다. 한 KBO 구단 스카우트 A는 "윤예성은 시속 150㎞를 몇 차례 던질 정도로 꾸준한 스태미나가 눈에 띈다. 아직 투박하고 완성도가 높지는 않지만,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웬만큼 던진다. 선발 투수로도 기대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KBO 구단 스카우트 B도 "좋은 피지컬에 유연성까지 갖췄다. 구속도 구속이지만 변화구도 구분해서 던질 수 있고 감각이 좋다. 마운드에서 싸움닭 기질도 있다"면서 "아직 보여준 것이 많지 않아 꾸준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바라봤다.

실제로 윤예성은 직구만 빠른 투수가 아니다. 커브와 슬라이더, 체인지업, 스플리터까지 총 5가지 구종을 던진다. 가장 자신 있는 변화구는 졸업한 학교 선배에게 배운 너클 커브다. 배운 그대로 던지기보다는 자신에게 맞도록 변형해 주 무기로 만들었다.
지난달 8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제4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는 1이닝 1볼넷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 주에 3일이나 등판한 탓에 최고 구속은 시속 150.8㎞로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문제는 그 무렵부터였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오히려 독이 됐다. 최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윤예성은 "대전 올스타전부터 구속에 욕심을 냈다. 이후에는 제구를 잡으려고 공도 많이 던졌다"라며 "막상 경기에 들어가니 구속은 똑같이 나오는데 제구가 완벽하게 잡히지 않아 흔들렸다"고 돌아봤다.
전반기까지 자신의 방식으로 순항하던 윤예성은 이미 좋은 공을 갖고도 더 빠른 공과 더 좋은 성적을 원했다. 결과는 기대와 달랐다. 그래서 3학년 시즌에 매긴 점수가 10점 만점에 5점이다. 윤예성은 "전반기에는 내 스타일대로 계속 잘됐다. 그런데 후반기에는 '이 정도 했는데 아직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 더 욕심을 냈다"라며 "구속을 더 올리고 더 좋은 성적을 내려고 하다 보니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 팀도 지면서 점수를 많이 깎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태극마크는 그래서 자신을 다시 돌아볼 기회이기도 했다. 발탁조차 확신하지 못했다. 윤예성은 "전반기에는 잘했지만, 후반기에 조금 흔들려 안 뽑히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막상 태극마크를 보니까 뭔가 웅장했다. 책임감이 더 생기는 기분이었다"고 웃었다.
이번 국제대회에서는 지난해 경기도 대표팀에 뽑혀 친선대회로 경험한 대만과 처음 만나는 일본을 상대한다. 대만 타자들의 성향도 이미 머릿속에 넣어뒀다. 윤예성은 "대만은 지난해 대표팀에서 상대해 어느 정도 스타일을 안다. 크게 치기보다는 번트나 짧게 치면서 정확하게 공을 앞으로 보내는 스타일"이라며 "일본은 한 번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경기 전에 최대한 분석하고 내 스타일대로 피칭해서 꼭 이길 수 있게 던지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표팀 이후에는 프로가 기다린다. 윤예성이 가장 먼저 보완하고 싶은 것은 구속이 아닌 제구였다. 그는 "첫 번째는 제구다. 두 번째는 지금까지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지 않았는데 프로에 가기 전에는 전문적으로 몸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191㎝, 105㎏의 체격으로 본격적인 웨이트 트레이닝 없이 이미 비공식 157㎞를 찍었다. 아직 투박하다는 평가가 오히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다.
프로에서 꼭 붙어보고 싶은 상대도 있다. 한화 이글스 강백호(27)다. 그 전에 먼저 아시아 정상에 서는 걸 목표로 한다. 윤예성은 "KBO 최고 타자를 내 공으로 잡아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야구를 한다"라며 "국가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니까 한일전도, 대만전도 무조건 승리하고 금메달을 따오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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