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남자농구가 또 한 번 필리핀을 가볍게 제압했다.
한국은 6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하나은행 초청 2026 남자농구 국가대표 평가전 필리핀과 홈경기에서 69-42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필리핀과 두 차례 평가전을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지난 4일 열린 1차전에서도 81-55로 크게 이겼다.
이번 평가전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경기력과 컨디션을 최종 점검하는 실전 모의고사다. 한국은 필리핀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기분 좋게 아시안게임으로 향하게 됐다.
니콜라스 마줄스 감독(라트비아)이 이끄는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인도네시아, 일본과 A조에 속해 8강 진출에 도전한다. 오는 10일 사우디아라비아와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른 뒤 11일 인도네시아, 13일 일본을 차례로 상대한다.
마줄스 감독 체제에서 한국 남자농구는 그동안 좀처럼 힘을 쓰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국제농구연맹(FIBA) 공식경기 성적은 2승6패(필리핀 평가전 제외)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분위기가 확실히 달라졌다. 지난달 31일 2027 FIBA 농구 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꺾은 데 이어 필리핀까지 두 차례 연속 잡아내며 반전에 성공했다.
이날 승리의 선봉에는 유기상이 섰다. 유기상은 3점슛 5개를 포함해 15점을 쓸어담으며 팀 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출발부터 폭발적이었다. 유기상은 1쿼터에만 3점슛 4개를 터뜨리며 경기 분위기를 단숨에 한국 쪽으로 가져왔다. 지난 1차전에서는 컨디션 문제로 출전하지 못했지만, 두 번째 평가전에서는 자신의 존재감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또 한국은 여준석이 14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골밑에서 궂은일을 맡았던 장재석도 10점을 기록했다. 이현중은 11점이었다.
필리핀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이번 평가전에는 남자프로농구(KBL)와 일본 B.리그 등에서 뛰는 일부 핵심 선수들이 빠졌지만, 4년 전 아시안게임 정상에 올랐고 FIBA 세계랭킹도 39위로 한국(57위)보다 높다. 지난달 열린 월드컵 아시아예선에서도 요르단과 이란을 연이어 꺾었다.


필리핀은 1차전과 달리 경기 초반부터 수비에 강하게 집중했다. 지난 경기에서 1쿼터에만 24점을 넣었던 한국도 이날은 첫 득점까지 4분 가까이 걸렸다.
하지만 필리핀 역시 초반 2득점을 올린 뒤 좀처럼 한국 수비를 뚫지 못했다.
긴 침묵을 먼저 깬 쪽은 한국이었다. 여준석이 점프슛으로 동점을 만들었고, 이현중이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곧바로 경기를 뒤집었다.
그때부터 유기상의 원맨쇼가 시작됐다. 유기상은 외곽에서 3점슛을 무려 4개 연속 꽂아 넣었다. 성공률 100%였다. 공을 잡아 던질 때마다 림을 갈랐다. 한국은 순식간에 17-2까지 달아났다. 관중석에서는 유기상의 이름을 연호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한국은 1쿼터를 19-4, 15점 차로 크게 앞선 채 마쳤다.
2쿼터에도 흐름은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은 적극적인 수비에서 파생된 속공을 앞세워 필리핀을 몰아붙였다.
장재석과 문유현의 득점으로 격차를 더욱 벌렸고, 이현중은 상대 슛을 블록한 뒤 반대편 코트에서 직접 3점슛까지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반면 필리핀은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했다. 야투가 계속해서 림을 외면했고, 한국은 상대의 실패한 공격을 곧바로 빠른 공격으로 연결했다. 여준석과 문유현, 장재석이 잇달아 속공 득점을 기록했다.
2쿼터 중반 스코어는 36-6. 격차는 어느새 무려 30점까지 벌어졌다. 한국은 전반을 38-14로 크게 앞섰다.
후반 들어서도 한국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3쿼터 초반 변준형과 이정현의 3점슛이 연달아 림을 갈랐다. 특히 이정현이 외곽에서 뜨거운 슛 감각을 뽐냈고, 여준석은 호쾌한 앨리웁 득점으로 관중석을 들썩이게 했다.
한국은 필리핀이 20점 고지를 밟기도 전에 먼저 50점을 돌파하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56-27로 4쿼터를 시작한 한국은 큰 점수 차에도 방심하지 않았다. 수비 집중력을 유지하면서 빠른 공격을 이어갔고, 끝까지 주도권을 놓치지 않았다. 변준형의 3점슛과 에디 다니엘의 자유튜로 점수는 62-32, 다시 30점차나 벌어졌다.
이후 한국은 남은 시간 여유롭게 경기를 운영했다. 결국 두 번의 필리핀과 평가전 모두 대승으로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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