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경은 수원 KT 감독이 프로 2년차 가드 강성욱에게 강조한 것은 단순한 기록보다 '진짜 1번'으로서의 책임감이었다.
KT는 18일 수원 KT 소닉붐 아레나에서 열린 2026~2027 KCC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홈 경기에서 80-96으로 패했다.
이로써 KT는 3연패에 빠지며 3승4패를 기록했다. 패리스 배스가 31점, 트레이 포터가 15점 11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그래도 반가운 장면은 있었다. 시즌 초반 다소 주춤했던 강성욱이 모처럼 활기를 되찾았다.
강성욱은 26분31초를 뛰며 12점 5어시스트 2스틸을 기록했다. 경기 후 문 감독도 "그래도 성욱이가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왔다"고 반겼다.
강성욱은 지난 시즌 KT가 발견한 가장 큰 수확 중 하나였다. 프로 첫 시즌부터 38경기에 출전해 평균 27분19초를 뛰며 11.3점 4.0어시스트 3.0리바운드 1.6스틸을 기록했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으며 단숨에 KT의 주요 가드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문 감독은 당시 상황을 "운이 좋았다"고 표현했다. 김선형의 부상 등으로 가드진에 공백이 생겼고, 그 자리를 메울 수 있는 선수가 사실상 강성욱밖에 없었다. 문 감독은 강성욱이 갑작스럽게 찾아온 기회에 제대로 화답하면서 좋은 첫 시즌을 보냈다고 평가했다.
활약을 인정받은 강성욱은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꾸준히 대표팀에 소집됐고 국제경기도 경험했다. 최종적으로 아시안게임 엔트리에 포함되지는 못했지만 어린 선수에게 대표팀과 국제무대를 경험한 것은 분명 값진 자산이었다.
다만 소속팀 입장에서는 아쉬움도 있었다. 문 감독은 "대표팀에 다녀온 것이 장단점은 있겠지만 결과론적으로 보면 안 갔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프로 2년차를 앞두고 비시즌부터 소속팀에서 자신의 역할과 경기 운영 방식을 다듬어야 했지만, 대표팀 일정으로 KT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는 이유였다.
문 감독은 "비시즌부터 '프로의 맛은 이런 것이구나, 내 역할은 이런 것이구나'를 느껴야 하는데 바로 대표팀에 갔다"며 "팀에서 훈련을 한 번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런 상황에서 두 번째 시즌이 시작됐다. 사령탑의 걱정대로 강성욱의 출발은 지난 시즌만큼 순조롭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2년차 징크스', '성장통'이라는 물음표도 따라붙었다.
하지만 문 감독의 생각은 조금 달랐다. 그는 "성장통이라는 게 성장을 한 뒤 통증이 오는 것 아닌가. 저는 아직 강성욱이 성장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강성욱의 부진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지도 않았다. 문 감독은 "저는 이렇게까지 많이 처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난 시즌 워낙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그걸 토대로 차근차근 해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마침 미구엘 옥존이 초반부터 잘해주고 있다. 김선형이 부상에서 돌아올 때까지 강성욱이 더 성장하면 좋겠지만 욕심을 내지는 않는다"며 "지난 시즌에 보여준 퍼포먼스만 해줘도 된다. 이후 경력과 연륜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성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믿음을 보였다.

강성욱이 조급해하지는 않는지 묻자 문 감독은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대신 더 많이 노력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포인트가드에게만큼은 나이를 핑계로 삼을 수 없다는 것이 문 감독의 생각이었다. 문 감독은 "경기력도 보여줘야 하지만 가드는 어리다고 리딩을 못하면 안 된다. 1번이라는 포지션은 그렇게 해결되지 않는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어리더라도 코트에 들어가면 네 손가락질 하나에 4명이 움직이고, 네 말 한마디와 작전에 4명이 움직인다"며 "거기에 대한 믿음과 신뢰를 먼저 얻어야 한다. 그래야 리딩할 줄 아는 진정한 포인트가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득점하고 어시스트를 많이 올린다고 해서 좋은 포인트가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었다.
반대로 개인 기록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코트 위에서 팀 전체를 제대로 이끌 수 있다면 충분히 큰 힘이 될 수 있다.
문 감독은 "외곽슛을 잘 넣고 어시스트를 많이 하는 것도 가드의 기본 능력"이라면서도 "리딩은 할 때 하고, 해줄 때 해주고, 밀어붙일 때 밀고, 멈춰야 할 때 멈추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성욱이 조금 더 단단해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다행히 강성욱은 현대모비스전에서 반등의 실마리를 보여줬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12점 5어시스트를 올리며 모처럼 활기찬 모습을 되찾았다.
베테랑 가드 김선형의 복귀 예상 시점은 오는 12월쯤이다. 그때까지 강성욱이 지난 시즌 보여줬던 퍼포먼스를 되찾고, 문 감독이 강조한 '리딩 능력'까지 한 단계 끌어올린다면 KT에 큰 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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