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승부조작 혐의로 20년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은 프랑스의 프로 테니스 선수가 10대 시절부터 조작 세력의 유혹과 협박에 노출됐었다고 고백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이 20일(한국시간) 보도한 바에 따르면 프랑스 테니스 선수 캉탱 폴리오(Quentin Folliot·27)는 최근 프랑스 일간지 '르 파리지앵'과의 인터뷰에서 "하루아침에 눈앞에 공허함만 남았다"며 "평생 테니스밖에 몰랐는데 이는 스포츠적 사망이자 사회적 사망 선고"라며 승부조작 혐의로 중징계를 받은 뒤 참담한 심경을 밝혔다.
한때 남자 단식 세계 랭킹 488위까지 올랐던 폴리오는 주로 국제테니스연맹(ITF) 투어와 ATP 챌린저 등 하부 투어에서 활동했다. 상금보다 항공료와 숙박비 등 원정 비용이 더 많이 드는 열악한 환경 속에서 그는 검은 유혹에 발을 들였다.
폴리오는 "처음 접근을 받은 것은 16세 정도였다. 그러다가 20세 때 처음으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며 "당시에는 투어를 계속 돌고 꿈을 이어갈 수 있는 유일한 선택지처럼 느껴졌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한 번의 선택은 곧 족쇄가 됐다. 그는 "단 한 번 '하겠다'고 답한 뒤 어떤 일이 벌어질지 미처 몰랐다. 그만두려 하자 '이번 경기에서 지지 않으면 어떻게 되는지 보라'는 협박이 이어졌고, 벗어날 수 없는 악순환에 갇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스포츠계의 판결은 단호했다. 테니스 부정부패 방지 기구인 국제테니스청렴기구(ITIA)의 독립 심리관은 2022년부터 2024년 사이 치러진 10개 경기와 관련된 30개 혐의 중 27개를 유죄로 인정했다. 심리관은 폴리오가 직접 5경기를 고의로 패배한 것은 물론, 다른 프랑스 선수들에게 수만 달러와 암호화폐를 건네며 승부조작을 제안 및 모집하는 등 '브로커' 역할을 주도했다고 판단했다.
조사 과정에서의 비협조와 은폐 시도도 징계 수위를 키웠다. 심리관은 폴리오가 자신의 휴대전화를 원격으로 잠그고 동료 선수에게 증거 인멸을 부추긴 점을 들어, 당초 15년이었던 출전정지 기간을 20년으로 대폭 늘렸다. 아울러 벌금 7만 달러(약 9200만원)와 부정 이득 4만 4624달러(약 6000만원)의 반환을 명령했다. 선수가 주장한 협박 피해에 대해서도 "규정에 따라 즉각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며 정상참작 사유로 인정하지 않았다.
폴리오는 자신이 4경기를 조작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다른 선수를 포섭하려 한 적은 없으며 브로커 연락처를 한 번 넘겨줬을 뿐이라고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번 징계가 내려지면서 폴리오는 2044년 5월까지 모든 공식 테니스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폴리오는 현재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항소하고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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