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아시안게임 병역 특례 논란이 정부 부처의 제도 폐지 방침을 넘어 선수 개인을 향한 징계 국면으로 번지며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2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핸드볼 국가대표 출신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유승민 대한체육회장과 하형주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을 상대로 이번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불거진 프로 선수들의 병역특례 논란을 강도 높게 질타했다.
임 의원은 "유승민 회장님,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보여준 스포츠 정신은 최악 중의 최악이었다고 생각한다. 인정하십니까"라고 몰아세웠고, 유 회장은 굳은 표정으로 "네"라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임 의원은 1984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하형주 이사장과 2004 아테네 올림픽 탁구 금메달리스트 유승민 회장에게 "운동을 시작하거나 올림픽·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때 병역 면제를 목표로 훈련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두 사람 모두 "전혀 아니다"라고 답하자, 임 의원은 "그런데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개인의 사익을 위해 출전하는 프로 선수들을 보며 국내 경쟁을 뚫고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 어릴 적부터 피눈물 흘리며 훈련한 아마추어 선수들을 보면서 가슴이 찢어졌다"고 직격했다.
논란을 촉발한 당사자들의 실명도 국감장에서 직접 거명됐다. 임 의원은 "태극마크 한 번 달고 진천선수촌에 들어가는 게 꿈인 아마추어 선수들은 무슨 죄냐"며 "양민혁 선수의 인터뷰, 박승수 선수의 전역모 모자 SNS 게시, 이기혁 선수의 군 면제 언급, 프로야구 선수들이 일본 사회인 클럽팀한테 완패당한 모습까지 있었다"고 성토했다.
앞서 축구대표팀 일부 선수들은 금메달 획득 직후 믹스드존과 SNS를 통해 "군대 안 간다", "군 면제 하나만 보고 뛰었다"는 식의 발언을 쏟아내 공분을 샀고, 영국 '텔레그래프', 일본 '론스포' 등 외신들까지 이를 비판 보도한 바 있다.

임 의원은 근본적인 제도 손질을 요구했다. 임 의원은 "앞으로 아시안게임 군 면제는 폐지해야 한다. 프로 선수들이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은 차라리 2부, 3부 리그에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유 회장은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일부 프로 선수들의 태도로 인해 피땀 흘리는 아마추어 선수들의 목소리도 반영돼 적절히 개정되어야 한다"면서도 "일부 프로 선수들 때문에 아마추어 선수들의 자격까지 박탈되는 부분은 조심스럽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체육회 차원의 사후 제재도 공식화됐다. 임 의원이 "문제를 일으킨 종목에 대해서는 엄중한 절차가 있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체육회에서 윤리위를 개최해 해당 종목 단체와 선수들에 대한 징계 절차를 밟으라"고 강력히 촉구하자, 유 회장은 "네, 그렇게 하겠다"며 공식적인 징계 절차 착수를 약속했다.
정부 부처들이 이미 제도 폐지를 목표로 일치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 국감 질의는 병역특례 논란의 불씨를 더욱 키우고 있다. 앞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강신철 국방부 장관은 "병역특례를 축소해 궁극적으로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겠다"고 밝혔고, 홍소영 병무청장 역시 국방부 방침에 뜻을 같이했다.
심지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개인 SNS를 통해 "아시안게임 '금메달 군면제'는 이제 없앨 때가 됐다"며 "이번 아시안게임부터 면제 특권 폐기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여기에 체육회마저 스포츠맨십 훼손 선수들에 대한 윤리위 징계 절차 착수를 공언하면서 이번 아시안게임 참가 선수들을 둘러싼 후폭풍은 단순한 제도 존폐 논란을 넘어 실제 중징계와 특례 자격 박탈 여부로까지 번져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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