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시와 레이솔(일본)을 이겨보고 싶습니다."
울산 HD 18세 이하(U18)팀을 이끄는 이승현 감독이 힘줘 말했다. 23일 인천 제물포구 하버파크 호텔에서 진행된 K리그 인터내셔널 유스컵 인천 2026 사전 기자회견에서 '꼭 만나보고 싶거나 이겨보고 싶은 팀을 꼽아달라'는 취재진 질문에 답하면서다.
비단 이승현 감독뿐만이 아니었다. 이성규 인천 유나이티드 U18팀 감독도 "가시와 레이솔과의 경기가 기대가 된다. 다른 많은 팀도 있지만 일본이 축구계에서 보여주는 그들만의 임팩트가 있다"고 했다. 박요한 광주FC U18팀 감독도 "개인적으로 가시와 레이솔이 올해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고 했고, 윤시호 FC서울 U18팀 감독과 김성철 인천남고 감독 역시도 가시와 레이솔을 꼽았다.
이번 대회는 국내 6개 팀, 그리고 해외 6개 팀이 참가하는 U17 국제축구대회다. 해외팀은 가시와 레이솔 외에 스페인의 우니온 아다르베와 라싱 산탄데르, 덴마크의 FC미트윌란, 호주의 시드니FC, 그리고 베트남의 PVF 풋볼 아카데미가 참가한다. 해외 참가 6개 팀 중 절반이 유럽팀인데,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국내 6개 팀 사령탑 중 무려 5명의 시선이 일본팀인 가시와 레이솔로 향한 것이다.

그 이면엔 한일전 특수성이 아닌, 유스 레벨에서부터 현장에서 체감하는 씁쓸한 한·일 축구 격차가 자리하고 있다. 점차 벌어지는 A대표팀 레벨의 격차를 넘어 이미 유스 단계에서부터 일본축구에 뒤처지고 있음을 현장에서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열린 이 대회 결승에서도 또 다른 일본팀인 감바 오사카가 광주를 꺾고 정상에 섰다. 당시 수석코치로 팀을 이끌며 결승전에 나섰던 박요한 광주 U18팀 감독은 "당시 감바 오사카는 중3 선수들도 주축으로 뛰었는데, 냉정하게 경기력에서 밀렸던 게 현실이었다. 느꼈던 게 많았다"고 돌아봤다.
다른 사령탑들 역시도 유스 레벨에서의 한·일 축구 격차를 사실상 인정했다. 이승현 울산 U18팀 감독은 "현장에서 봤을 때 일본에 많이 뒤처져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화려한 게 아니라 기본적인 것들에서 뒤처진다"고 했다. 이성규 인천 U18팀 감독 역시 "일본 축구의 임팩트와 우리 차이가 무엇인지를 팀에서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렇다고 가시와 레이솔과의 맞대결을 통해 한·일 격차를 체감하는 데만 그칠 생각은 없다. 선수들이 직접 그라운드에서 부딪쳐보고 경험하고, 동시에 그 격차를 극복해 보겠다는 데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직접 경험하고, 또 격차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만으로도 의미는 있다. 17세 이하 어린 선수들이 참가하는 국제대회 K리그 인터내셔널 유스컵의 진정한 가치이기도 하다.
이성규 인천 U18팀 감독은 "우리가 일본팀과 경기를 했을 때 얼마나 격차가 날지 직접 경험해 보고 싶다"면서 "이번 대회에선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선보이면서, 그 과정 속에서 결과를 가져오겠다"고 다짐했다. 이승현 울산 U18팀 감독도 "이번 대회는 경험을 통해 문제점을 찾는 계기가 될 수 있다"면서 "지지 않는 경기가 아니라 이기기 위한 축구, 공격적인 수비나 전진적인 드리블·패스가 많이 나와야 고강도 속에서 대한민국 축구가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팀과의 격차도 좁혀보고 싶다. (가시와 레이솔을) 꼭 이겨보고 싶다"고 강조했다.

국내 팀들로부터 사실상 '공공의 적'으로 꼽힌 가시와 레이솔의 다케시 와타나베 아카데미 디렉터는 "선수들의 성장과 육성을 위해 이 대회에 참가했다. 2년 전에도 선수들이 많이 성장하고 많은 걸 깨달았다"며 "2년 전에도 한국에 인상 깊었던 팀들이 많았다. 피지컬적인 측면이나 스피드, 투지 등이 좋았다. 올해는 (한국팀들이) 어떤 플레이를 하고 어떤 선수들이 있을지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대회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인천시축구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문화체육관광부·국민체육진흥공단·인천시가 후원한다. 24일부터 30일까지 인천 남동아시아드 럭비경기장·인천아시아드 보조경기장·송도LNG종합스포츠타운 축구장에서 진행된다. A조에는 우니온 아다르베와 미트윌란, 가시와 레이솔, 서울, 울산, 인천남고가, B조에는 라싱 산탄데르와 시드니, PVF 풋볼 아카데미, 포항, 광주, 인천이 각각 속했다. 전·후반 35분씩 조별리그를 치러 승리팀을 가리고, 각 조 1위끼리 결승전을 통해 우승팀을 가린다. 결승은 30일 오후 1시 남동럭비경기장에서 열린다.
K리그 유스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해 국제 교류를 지속적으로 추진 중인 연맹은 지난 2023년부터 4년째 이 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연맹 측은 "앞으로도 이 대회를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운영하면 K리그 유스 구단들이 해외 선진리그와 접점을 늘려갈 수 있을 것"이라며 "K리그 구단 프런트, 코칭스태프의 국제교류 네트워크 및 국제 경쟁력 확보 역시도 기대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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