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전에는 먼저 2승을 거두고도 내리 4경기를 내주며 눈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빼앗겼다. 올해는 단 한 경기도 허락하지 않았다. 2년 전 우승 문턱에서 눈물을 흘린 일본프로야구(NPB) 후쿠오카 소프트뱅크 호크스가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를 4연승으로 완파하고 완벽하게 설욕했다.
소프트뱅크는 28일 일본 후쿠오카 미즈호 페이페이돔에서 열린 2026 NPB 일본시리즈(7전4선승제) 4차전에서 요코하마에 4-2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소프트뱅크는 시리즈 전적 4승 무패로 2년 연속이자 난카이·다이에 시절을 포함해 통산 13번째 일본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우승 횟수는 요미우리 자이언츠(22회)에 이어 세이부 라이온즈와 역대 공동 2위이자 퍼시픽리그 최다 타이다. 소프트뱅크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레전드 고쿠보 히로키(55) 감독은 지도자로서도 3년 연속 퍼시픽리그 1위에 이어 2년 연속 일본시리즈 제패로 명장 반열에 올랐다.
시작부터 압도적이었던 시즌은 아니었다. 소프트뱅크는 지난 5월 16일 라쿠텐 골든이글스에 패하며 시즌 첫 4연패를 당했다. 한때 승패마진 +6까지 올랐던 성적은 1패가 더 많은 상태로 떨어졌고 순위도 4위까지 밀렸다. 그러나 결국 왕자의 저력을 보였다. 소프트뱅크는 91승 3무 49패(승률 0.650)로 정규시즌을 마쳐 2위 세이부를 무려 11.5경기 차로 따돌렸다.
공교롭게도 일본시리즈 상대와 두 팀의 성적은 2년 전과 완전히 같아 일본 내에서 화제가 됐다. 요코하마는 71승 3무 69패(승률 0.507)로 센트럴리그 3위였다. 소프트뱅크 역시 2024년과 똑같은 91승 3무 49패였다. 2024년에도 두 팀은 일본시리즈에서 만났다. 당시 소프트뱅크는 적지 요코하마에서 1, 2차전을 먼저 잡았다. 하지만 요코하마가 3차전부터 믿기 힘든 4연승을 질주했고, 결국 3위 팀으로 26년 만의 일본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올해도 출발은 묘하게 닮았다. 이번에도 요코하마에서 열린 1, 2차전을 소프트뱅크가 모두 가져갔다. 1차전에서는 1-1로 맞선 연장 11회 두 점을 뽑아 3-1로 승리했다. 2차전은 더 극적이었다. 2-0으로 앞서다 8회 쓰쓰고 요시토모(35)에게 역전 스리런포를 얻어맞았지만, 9회 대타 야마카와 호타카(35)의 동점 홈런으로 살아났다. 연장 10회에는 가와무라 유토(27)가 결승 솔로포를 터뜨려 4-3으로 재역전했다. 카와무라는 NPB 통산 홈런 1개에 올해 타율이 0.095에 불과한 대수비 요원이어서 더욱 극적이었다.
2년 전에는 여기서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후쿠오카로 이동한 3차전에서도 요코하마 에이스 아즈마 가쓰키(31)에게 7이닝 무득점으로 막혀 0-1로 끌려갔지만, 9회 2사에서 마키하라 다이세이(34)가 동점 적시타를 날렸다. 이어 연장 10회 마사키 도모야(27)가 끝내기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일본시리즈 사상 최초로 1~3차전이 모두 연장전으로 끝났고, 승자는 세 경기 모두 소프트뱅크였다.
4차전 역시 먼저 맞았다. 1회 사노 게이타(32)에게 투런포를 허용했다. 그러나 소프트뱅크는 4회 야마모토 유다이(28)가 2타점 3루타로 동점을 만든 뒤 야나기타 유키(38)의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6회 한 점을 더 보태 4-2로 달아났고 끝까지 리드를 지켰다.
놀라운 기록도 나왔다. 소프트뱅크는 클라이맥스시리즈(CS) 파이널스테이지에서 치른 3경기와 일본시리즈 4경기를 합쳐 포스트시즌 실제 경기에서 7전 전승을 기록했다.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패배 없이 7연승으로 일본시리즈 정상까지 오른 것은 NPB 역사상 처음이다.

더 놀라운 점은 7승이 모두 역전승이었다는 사실이다. 4경기 만에 일본시리즈를 끝낸 것도 1959년, 2019년, 2020년에 이어 구단 역사상 네 번째로 NPB 최다 기록이다. 2000년 이후에만 일본시리즈 우승을 10차례 차지하며 일본 야구 최강 구단의 위상도 다시 확인했다.
그 중심에는 '법대 출신 거포' 마사키가 있었다. 마사키는 명문 게이오고를 거쳐 게이오대 법학부 정치학과를 졸업한 이색 이력의 소유자다. 2021년 신인드래프트 2순위로 소프트뱅크에 입단했다. 지난해에는 왼쪽 어깨 아탈구로 수술까지 받으며 장기간 이탈했지만, 올해 정규시즌 타율 0.274, 28홈런 59타점으로 모두 커리어하이를 작성했다.
일본시리즈에서도 활약이 대단했다. 마사키는 시리즈 4경기에서 모두 안타를 때리며 타율 0.438(16타수 7안타), 2홈런 2타점을 기록했다. 2차전에서는 선제 솔로홈런을 날렸고 3차전에서는 연장 10회 끝내기 홈런으로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며 일본시리즈 MVP가 됐다. 마사키는 우승 후 닛칸스포츠를 통해 "지난해 부상했을 때는 올해 이렇게 활약할 것이라고 상상하지 못했다. 재활부터 정말 열심히 하길 잘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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