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번 판정에 이의를 제기해 무려 10번을 뒤집고 상대의 최대 무기였던 발야구까지 틀어막았다. 그야말로 공·수에서 미친 존재감을 보여준 윌리엄 콘트레라스(29)가 밀워키 브루어스 구단 역사상 첫 월드시리즈 우승의 최우수선수(MVP)가 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30일(한국시간) "콘트레라스가 안방에서 보여준 수비 능력으로 월드시리즈 MVP의 영예를 안았다"며 그의 활약을 집중 조명했다.
밀워키는 앞선 29일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6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7전4선승제) 5차전에서 탬파베이 레이스를 4-1로 꺾었다.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1969년 창단 후 처음 월드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정규시즌에서 구단 최다이자 MLB 전체 1위인 103승을 거둔 밀워키는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를 제압한 뒤 챔피언십시리즈에서는 월드시리즈 3연패를 노리던 LA 다저스를 4연승으로 쓸어버렸다. 월드시리즈에서도 탬파베이에 3연승으로 앞서다 4차전을 연장 12회 끝내기 패배로 내줬지만 곧바로 5차전을 잡아 긴 기다림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 중심에 콘트레라스가 있었다. 콘트레라스는 월드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381(21타수 8안타), OPS(출루율+장타율) 0.864, 4타점을 기록했다. 우승을 결정한 5차전에서도 3-0으로 앞선 6회 크리스티안 옐리치를 불러들이는 적시 2루타를 날려 귀중한 추가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MLB.com이 더욱 주목한 것은 포수로서 보여준 활약이었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ABS(자동 볼 판정 시스템) 챌린지가 처음 도입됐다. 첫 'ABS 월드시리즈'에서 가장 빛난 선수가 콘트레라스였다.
콘트레라스는 이번 월드시리즈에서 13차례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도전했고 무려 10번 판정을 뒤집었다. 성공률은 77%에 달했다. 정규시즌 야수들의 평균 판정 번복 성공률 60%를 크게 웃돌았다. 포스트시즌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33차례 챌린지 가운데 22번을 성공시켜 67%의 높은 적중률을 보였다.
팻 머피 밀워키 감독조차 MLB.com을 통해 "어떻게 ABS를 그렇게 잘하는지 모르겠다. 그에게는 감각이 있다"고 감탄했다. 비결을 묻자 콘트레라스는 "그냥 마법이다"라고 유쾌하게 답했다.
상대 탬파베이의 주 무기가 빠른 발을 살린 기동력 야구라는 점에서 그 장점은 두드러졌다. 탬파베이는 월드시리즈에 오르기 전까지 이번 포스트시즌 도루를 11번 시도해 단 한 번도 실패하지 않았다. 그러나 콘트레라스 앞에서는 9차례 도루를 시도해 4번이나 실패했다.
덕분에 그가 이끈 밀워키 투수진도 월드시리즈에서 평균자책점 1.91, 피안타율 0.182로 탬파베이 타선을 꽁꽁 묶었다. 베테랑 선발 브랜든 우드러프(33·밀워키)는 콘트레라스를 두고 "타자가 읽어내는 감각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밀워키가 콘트레라스를 얻은 과정까지 돌아보면 더욱 극적이다. 콘트레라스는 2022년 12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 밀워키의 삼각 트레이드를 통해 브루어스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애틀랜타는 포수 션 머피를 영입하기 위해 콘트레라스를 내놨다. 밀워키는 유망주 에스테우리 루이스를 보내고 콘트레라스와 투수 조엘 파얌프스, 저스틴 예거를 받았다.
결과적으로 밀워키 구단 역사에 남을 거래가 됐다. MLB.com에 따르면 콘트레라스는 밀워키 이적 후 4시즌 동안 18 fWAR(팬그래프 대체 선수 대비 승리 기여도)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MLB 포수 가운데 시애틀 매리너스 칼 롤리(20.8)에 이어 2위다.
2026년은 가족에게도 잊을 수 없는 한 해가 됐다. 콘트레라스는 형 윌슨 콘트레라스와 함께 베네수엘라 대표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정상에 올랐고, 7월에는 나란히 올스타전에 출전했다. 그리고 시즌의 마지막에는 동생이 월드시리즈 MVP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시상식이 끝난 뒤 그라운드에는 형 윌슨과 또 다른 형 윌머가 기다리고 있었다.
MLB.com에 따르면 콘트레라스 형제는 각자 월드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역대 10번째 형제도 됐다. 윌슨 콘트레라스가 2016년 시카고 컵스에서 먼저 정상에 올랐다. 콘트레라스는 형을 두고 "내 롤모델이다. 친구가 많지 않은데 형은 내 친구다. 무엇인가 물어볼 일이 있으면 윌슨에게 묻는다"고 우애를 자랑했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