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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서 뛰고 싶다" 美 선수들까지 홀린 KBO 국제 가을리그, '9→12팀' 3년 만에 어떻게 달라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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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웨일즈 선수단과 허구연 KBO 총재가 10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마무리된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전이 끝난 후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울산 웨일즈 제공
울산 웨일즈 선수단과 허구연 KBO 총재가 10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마무리된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전이 끝난 후 기념사진을 찍었다. /사진=울산 웨일즈 제공
미국 롱비치 선수단이 10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전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미국 롱비치 선수단이 10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전에서 우승 세리머니를 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한국 유망주들에게 다양한 실전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시작한 KBO 가을 교육리그가 이제는 미국과 일본, 호주, 중국 선수들이 함께 경쟁하고 서로의 미래를 모색하는 국제 교류의 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주최하고 울산광역시와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2026 울산-KBO 가을리그(Fall League)'가 지난달 31일 막을 내렸다. 지난 10월 15일부터 17일간 울산 문수야구장과 부산 기장 KBO 야구센터 등에서 열린 이번 대회에는 국내 8개 팀과 해외 4개 팀 등 총 12개 팀이 참가했다.

마지막에 웃은 팀은 미국 독립리그 연합팀 롱비치 코스트였다. 롱비치는 지난달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결승에서 울산 웨일즈를 6-2로 꺾고 해외 참가팀 최초 우승을 차지했다. 예선 8승 2무에 준결승과 결승 승리를 더해 10승 2무,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정상에 올랐다.

롱비치를 이끈 돈 와카마쓰(63) 감독은 울산 현장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멕시코 팀이 빠지면서 참가 기회를 얻었고, 선수들이 사전에 함께 훈련할 기회도 없었다"며 "서로 다른 나라 선수들과 경쟁하고 자신의 실력을 시험해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기회였다"고 말했다.

대회는 2024년 처음 시작됐다. KBO가 추진한 한국야구 경쟁력 강화 '레벨업 프로젝트'의 하나로 국내 5개 팀과 해외 4개 팀이 참가했다.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 3군을 비롯해 멕시칸리그 연합팀, 쿠바 대표팀, 중국 장쑤 휴즈홀스 등이 울산을 찾았고, 롯데 자이언츠가 초대 우승을 차지했다.

미국 롱비치 연합팀의 돈 와카마쓰 감독이 지난달 30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가을리그 준결승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미국 롱비치 연합팀의 돈 와카마쓰 감독이 지난달 30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KBO 가을리그 준결승전을 앞두고 스타뉴스와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지난해에는 국내 8개 팀과 해외 3개 팀 등 총 11개 팀으로 규모를 확대했다. 일본 독립리그 선발팀과 호주 멜버른 에이시스, 중국 장쑤가 참가했고, NC 다이노스가 롯데를 꺾고 우승했다. 당시 2026년 신인이었던 신재인(19·NC)이 대회 최우수선수(MVP)를 차지하며 유망주들에게 실전 경험을 제공한다는 취지도 살렸다.

올해는 미국 팀의 첫 참가가 새로운 변화를 가져왔다. KBO 퓨처스리그에 새롭게 합류한 시민구단 울산 웨일즈도 첫 출전에서 준우승하며 개최 도시의 팬들에게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KBO가 3년 동안 추진한 국제 교육리그의 목적은 분명하다. 정규시즌에 충분한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들에게 실전 경험을 제공하고, 국내에서 상대하기 어려운 다양한 유형의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성장하도록 돕고자 했다.

허구연(75) KBO 총재는 울산 현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국제대회에 나가서 해봐야 여러 가지 경험을 할 수 있다. 국내 선수들끼리 계속 경기하는 것과 외국 선수들을 상대하는 것은 다르다"고 강조했다.

이어 "2군에서 잘하다가 1군에 올라오면 수준 차이 때문에 따라가지 못하는 선수들이 있다. 그런데 일주일이나 열흘 정도 기회를 주고 다시 내려보내는 일이 반복된다"며 다양한 실전 경험을 쌓을 무대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메이저리그(MLB) 시애틀 매리너스 감독을 지냈던 와카마쓰 감독도 같은 생각이었다. 그는 단순히 국제 경기를 치르는 데 그치지 않고 다른 나라 선수들의 장점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독립리그 연합팀 롱비치의 돈 와카마츠 감독(왼쪽 두 번째)이 10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전이 끝난 후 울산 웨일즈 장원진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미국 독립리그 연합팀 롱비치의 돈 와카마츠 감독(왼쪽 두 번째)이 10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전이 끝난 후 울산 웨일즈 장원진 감독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와카마쓰 감독은 "선수들에게 중국이나 일본, 한국 팀을 상대할 때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상대 선수를 유심히 관찰하고 배울 점을 찾으라고 이야기했다"며 "각 팀마다 경기 스타일이 조금씩 다르다. 다른 선수의 장점을 잘 관찰하고 배워 자기 것으로 만든다면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국 선수들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와카마쓰 감독은 "지난해 일본팀들과 연습경기를 했을 때 가장 인상적인 부분이 기본기였다. 송구와 수비 등에서 기본기가 탄탄했고, 선수들이 매우 잘 훈련돼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도 비슷하게 기본기가 좋다고 느꼈다. 다만 우리 선수들은 나이가 좀 있고 다른 팀은 어리다. 중국에서는 17세 선수도 나왔다고 들었다. 참가 선수들의 연령대가 서로 다른 만큼 경기력의 차이를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국내 지도자 역시 국제 교류의 효과를 체감했다. 장원진(57) 울산 감독은 "시즌 중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했던 선수들에게 또 다른 기회가 될 수 있다. 실전 경험을 쌓고 내년 시즌을 준비하는 밑거름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팀은 평소 상대하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투수들의 구위 자체가 좋아 그런 공을 쳐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며 "선수들이 다른 야구 문화를 접하고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롱비치의 쿠퍼 베스트가 10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전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미국 롱비치의 쿠퍼 베스트가 10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전에서 스타뉴스와 인터뷰에 응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해외 선수들에게도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와카마쓰 감독은 이번 대회 참가를 계기로 한국 선수들의 미국 진출 가능성을 살펴보는 한편, 반대로 미국 선수들이 KBO 구단에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와카마쓰 감독은 "내 지도자 생활의 목표 중 하나는 선수들이 더 높은 수준의 리그로 올라가도록 돕는 것이다. 이번 대회에는 KBO 스카우트들도 우리 선수들을 지켜보고 있었다"며 "선수들이 한국 프로야구 경기를 직접 보면서 이곳에서 뛰고 싶어 하는 마음도 커졌다. 한두 명이라도 KBO나 호주 등 다른 리그와 계약할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롱비치 선수단은 대회 기간 KBO 포스트시즌 경기를 관전하면서 한국 프로야구의 응원 열기와 선수들의 인기를 체감했다. 한국 선수들이 해외로 진출하는 것뿐 아니라 해외 선수들이 한국 무대에 도전하는 또 다른 통로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와카마쓰 감독은 교육리그의 운영 환경에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그는 "허구연 총재와 대회 확대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울산시에서 마련해준 경기 시설과 숙소 등 선수들을 위한 여건이 훌륭했다"며 "이런 국제대회에 더 다양한 나라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것은 모두에게 긍정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울산 야구 팬들이 10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전이을 찾았다. /사진=울산 웨일즈 제공
울산 야구 팬들이 10월 31일 울산 문수야구장에서 열린 2026 울산-KBO 가을리그 결승전이을 찾았다. /사진=울산 웨일즈 제공

대회가 남긴 의미는 그라운드 밖으로도 이어졌다. 지난해 결승전에는 당시 대회 역대 최다인 1593명이 입장했다. 올해는 울산을 연고로 한 웨일즈가 참가하면서 지역 팬들이 응원할 팀도 생겼다. 정규시즌에 울산 웨일즈의 홈경기를 찾았던 팬들이 가을리그까지 찾아와 응원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KBO 고위 관계자는 "곧바로 프로에 가지 못한 선수들에게 한 단계를 거쳐 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KBO도 그런 부분을 적극적으로 도울 생각"이라며 "활성화가 돼야 다른 지방자치단체들도 좋은 부분을 보고 따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와카마쓰 감독 역시 우승 직후 "우리 선수들에게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이다. 내년에도 초청받는다면 꼭 돌아오고 싶다"고 밝혔다.

KBO는 내년에도 울산 개최를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해외 참가팀과 교류를 확대할 계획이다. 박 사무총장에 따르면 미국 팀들 가운데 추가적으로 참가에 관심을 보이는 곳도 있었다. 2024년 9개 팀으로 출발해 올해 12개 팀까지 확대된 울산-KBO 가을리그는 참가국과 실전 경험의 폭을 넓히며 국제 교육리그로서의 기반을 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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