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BS 배성재(37) 아나운서를 지난 14일 오후 서울 SBS 목동 사옥에서 만났다. 지난 13일 자정에 열린 EPL 32라운드 빅 매치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대 맨체스터 시티 경기(맨체스터 더비)를 마친 배성재는 곧바로 오는 5월3일 있을 메이웨더와 파퀴아오의 복싱 빅 매치 중계를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사실 배성재 아나운서 하면 연관 키워드로 축구를 쉽게 떠올린다. 박지성이 오랜 기간 뛰었던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이하 EPL)를 비롯해 각종 국가대표 축구대표팀 경기 중계에는 항상 그가 있었다. 물론 올림픽 등 다른 종목 중계도 SBS에서 도맡아하지만 말이다.
배성재 아나운서는 맨체스터 더비 중계를 떠올리며 "사실 여러 차례 직접 중계를 마쳤음에도 매해 라인업도 다르고 선수 컨디션 등도 다 다르기 때문에 항상 관련 동정을 체크해야 하는 게 내 일이다"라며 "스포츠 부서가 다른 부서에 비해 방송을 위한 준비 시간이 많이 필요한 곳 같다"고 말했다.
배성재에게 스포츠는 색다른 취미였다. 대학교 때 광고홍보학과 신문방송학을 전공하며 방송에 대한 큰 뜻이 없었던 그는 유로2000과 2002-2003 UEFA 챔피언스리그, 이탈리아 세리에A 등 해외 축구 경기를 중계하는 직군의 사람들을 보며 방송에 대한 꿈을 가졌다. 그리고 방송 아카데미에 다니며 아나운서 시험도 같이 준비했다. 배성재는 "만약 아나운서가 되지 않았다면 시나리오 작가 또는 영화 기획 업무 종사자로 일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외 축구 경기가 대체적으로 늦은 밤 또는 새벽에 펼쳐지는데 이걸 다 챙겨보면서 돈을 번다는 사실이 정말 매력적이었어요. 보고 싶은 것을 일로서 하는 것만큼 더 좋은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아나운서에 대한 것도 잘 몰랐는데 그 때 스피치 수업도 들으면서 방송국에 입사했죠."

배성재는 2005년 KBS 31기 공채 아나운서로 입사했다. 당시 동기가 조수빈, 이정민 아나운서였다. 이후 광주 KBS에 잠시 몸담은 배성재는 서울로 다시 올라가기 위해 다시 시험을 준비해 2006년 SBS 14기 공채 아나운서로 재입사했다.
배성재의 존재감이 대중적으로 커지기 시작한 것은 사실 오래되지 않았다. 지난해 '정글의 법칙', '매직아이' 등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이 크긴 했지만 이미 축구 마니아들에게 배성재 아나운서는 더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었다. 온라인에서는 이른바 '약 빨고 방송하는 배성재'라는 타이틀의 클립 영상이 공개돼 많은 화제를 모으기도 했을 정도다.
"사실 저는 예능 프로그램보다 축구 경기가 더 웃기고 재미있어요. 스티븐 제라드 같이 아주 전설적인 축구선수가 결정적인 순간에 실수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많은 희열을 느끼죠. 축구 경기가 대표팀에 집중됐을 때만 해도 뭔가 국위선양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느낌이 들 정도였지만 제게 축구는 정말 가볍고 친근하고 웃긴 스포츠예요. 오랜 기간 즐겼기 때문에 더욱 자연스럽게 애드리브도 하고 재미있게 진행하게 되는 것 같아요."
"축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예능 프로그램보다 더 웃길 자신이 있다"고 할 만큼 축구에 관해서는 내공이 만만치 않다고 자부하는 배성재다.
축구 캐스터로서 배성재는 현재 해외 축구 콘텐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많아졌을 당시를 떠올려보기도 했다.
"아무래도 박지성 선수가 활약했을 때가 정말 대단했어요. 그 때는 박지성 선수가 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경기 시청률이 그 때 당시에는 케이블인데다 심야 시간대인데도 7% 정도까지 나왔던 거 같아요. 케이블 방송에서는 꿈의 시청률이죠. EPL의 경우 경기 시간대도 주말에 주로 하고 경기 시간도 새벽보다 일찍 하니까 대중의 관심이 더욱 많은 것 같아요. 예전에 비해 요즘은 그래도 기성용 선수 때문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지만, 그래도 '박지성 시대'가 그리워요."
별들의 전쟁이라 불리는 UEFA 챔피언스리그 중계도, K리그 중계도 배성재에게는 최고의 기회이자 꿈이었다. 물론, 다른 종목 역시 소홀히 하진 않았다.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팬을 자처할 만큼 야구에도 관심이 많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간간이 들어가는 방송도 언제든지 준비가 돼 있다. 현재는 처음으로 중계를 맡게 된 복싱 생중계를 위해 많은 자료들을 보며 연구하고 있다. 배성재만의 스포츠 방송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인터뷰②로 이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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