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

나상천(54) 꿈의 엔진 대표는 새로운 인생 2막을 열었다. K팝 전문가에서 소설가로 또 뮤지컬 기획자이자 연출자로 돌아온 나상천 대표는 무작정 떠난 길에서 인생 2막의 힘을 얻었다고 말했다.
최근 스타뉴스 사옥에서 만난 나상천 대표는 마침 이날 발간된 따끈한 자신의 소설책을 받아보고는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소설을 쓴다는 자체가 순례길을 걷는 것과 닮았다. 또 하나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라고 소회를 말했다.
나상천 대표의 이력은 화려하다. 서울예술대학 극작과 출신인 나 대표는 1997년 희곡 '블랙박스'로 창작마을 희곡 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이후 '제1회 2인극 페스티벌' 참가작 '질문과 대답 사이', 청소년 연극제 출품작 '빈자리' 등을 통해 인간 내면을 탐구하는 작품 세계를 선보였다. 2003년부터는 대중음악계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뮤직시티, 도레미미디어, 드림티엔터테인먼트 등을 거치며 걸스데이, 모모랜드, 경서 등 다양한 아티스트의 기획과 마케팅을 총괄했다.
나상천 대표는 2017년 아내와 사별했고 이후 홀로 7살 딸을 키웠다. 사별의 아픔으로 공황 장애, 불면증 등 마음의 병을 얻게 된 나 대표는 이후 산티아고 순례길로 떠났고 그 곳에서 새로운 희망을 얻었다.
나상천 대표의 소설 '어느 멋진 도망'은 지난 달 22일 출간과 동시에 각종 도서 차트를 석권하며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어느 멋진 도망'은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800km를 배경으로 각기 다른 사연을 품은 네 인물의 여정을 그린 작품. 아내를 잃고 요리사로 새 삶을 시작한 중년 셰프 킴스, 오디션 낙방의 고배를 마시는 싱어송라이터 지망생 도로시, 불가능에 가까운 구독자 33만 명 미션을 수행 중인 유튜버 로저, 무거운 비밀을 안고 길 위로 숨어든 스물한 살 청년 준상이 주인공이다. 소설은 이들이 33일간 같은 길을 걸으며 각자 도망쳐온 상처를 마주하고 치유와 변화를 맞이하는 과정을 담았다.
'어느 멋진 도망'은 K팝 기획자이자 극작가와 소설가인 나상천 대표가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산티아고 순례길을 완주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집필한 소설로 길 위에서 마주한 인연과 스스로에 대한 성찰이 곳곳에 녹아있다.
또 나상천 대표는 소설 출간과 함께 이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까미난떼'를 병행 개발 중으로 지난 2월 넘버 쇼케이스를 성공적으로 마친 '까미난떼'는 내년 8월 정식 공연을 목표로 준비 중이다.
-첫 장편 소설책을 손에 쥔 모습이 감회가 남달라 보인다. 소설 발간 이유와 과정이 궁금하다.
▶2017년에 아내와 사별을 하고, 그 다음날 어머니가 하늘나라로 가셔서 너무 큰 상실의 아픔을 겪었다. 당시 딸이 7살이라 어려서 '이 아이를 어떻게 키우지'라는 생각을 했고 공황장애, 불면증 각종 마음의 병이 들었다. 힘든 하루 하루를 정말 버티며 살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딸이 있어서 살았다. 딸이 있어서 살았지, 아니면 못살 것 같았다. 일단 햇빛을 좀 봐야 한다 이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일상 생활을 제대로 못하면서 햇빛만 보러 나가고 그렇게 살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딸에게 교회를 가자고 했는데, 딸이 안 가겠다고 하더라. 왜 안가려고 하냐고 물었더니 '아빠 정말로 하느님이 있어?'라고 묻더라. 아이가 엄마 아프지 말라고 그렇게 기도를 했는데 하느님이 데려가셨다고 했다. 그때는 아무런 대답도 해 줄 수가 없었다. 그렇게 아픈 시간을 보내며 몸도 마음도 무너졌다. 그 당시 업계 선배님이 저를 보더니 제 손을 붙들고 '산티아고에 한 번 가보자'라고 하더라. 그 곳에 가서 좋은 힘을 얻고 왔다. 갔다와서 정말 기적처럼 먹던 정신과 약들을 다 끊었다. 그 길의 힘을 느꼈다.

-산티아고 순례길의 완주하며 어떤 생각을 했나.
▶ 그 길을 걷는 과정과 여정은 너무 힘들었고 죽을 것 같아서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완주하고 났더니 뭔가 나한테 힘이 생긴 것 같았다.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는 힘 같은 느낌이었다. 딸에 대한 걱정, 어떻게 딸을 키울까 이런 생각들이 다 정리되고 해결됐다. 내 인생은 나의 것이고 딸의 인생은 딸의 것이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내가 이렇게 살아왔듯이 우리 딸에게도 잘 살아갈 힘을 있을 것이라고 믿기로 했다.
-그 이야기를 어떻게 소설로 구상하게 됐다.
▶ 한국에 와서 딸에게도 그런 이야기를 좀 해주고 싶었다. 아빠의 좋은 경험들, 딸의 삶에 도움이 되는 말을 해 주고 싶어서 저녁 식사 자리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는데 마침 사춘기인 딸이 '응 아빠, 알았어. 고생했어'하고 말더라. 그렇게 말을 끊으니 더 말 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딸에게 어떻게 이 경험을 잘 전달할까 고민하다가 마침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딸을 위해 뮤지컬로 한 번 만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뮤지컬로 만들면 극장헤서 한 두시간은 억지로라도 어빠 이야기를 보겠구나 하고 뮤지컬 대본을 썼다. 그렇게 뮤지컬 대본을 완성 짓고 난 후, 배우와 스태프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이야기를 써보자 하는 마음에 소설로도 쓰게 됐다. 예전부터 소설에 대한 갈증이 있어서 습작으로 써오던 것이 있어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각 배역의 역할과 히스토리, 현재의 고민 등을 담아서 소설로 만들었다. 그것을 뮤지컬 배우와 스태프들에게만 공유하기는 아쉬워서 출판사에 투고를 했는데 두 곳에서 연락이 왔다. 먼저 밀리의 서재에서 연락이 와서 출판하자고 해서 이렇게 소설책으로까지 나오게 됐다.
-딸이 이런 창작의 원동력이 된 것 같다. 딸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인가.
▶ 놀랍게도 가수 악동뮤지션의 이번 신곡 가사가 딱 딸에게 하고 싶은 말이었다. 이번 신곡을 들으면서 눈물을 흘렸다. 어쩜 이렇게 내 마음을 노래로 표현했을까. 내가 딸에게 말하고 싶은것을 악동뮤지션이 노래로 똑같이 표현한 것을 보면 놀랐다. 특히 '기쁨 뒤에 슬픔이 오는 건 아름다운 마음이야'라는 가사가 마음에 닿았다. 우리 딸을 엄마를 잃었다. 우리 인생은 늘 슬픔만 있는 것도 아니고, 기쁨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이러한 것은 다 아름다운 삶의 하나라는 것을 저는 산티아고를 통해 알게 됐고 딸도 그렇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을 믿는다. 이번에 악동 뮤지션 노래에 너무 감사했다.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 어떻게 표현할지 몰라서 이찬혁씨 인스타그램 DM으로 편지를 보냈다. 책을 선물하고 싶다고 보냈다. 정말 너무 고맙고 마음을 꼭 전달하고 싶다. 저희 딸은 잘 크고 있고 요즘 저보다 더 씩씩하게 잘 하고 있다. 딸이 내 마음을 알아주길 바라지 않고 몰라도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살아갈때 인생은 기쁨만 있는 것도 슬픔만 있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알면 좋겠다.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너무 고맙다. 저도 주변에 좋은 분들이 많이 계신다. 이 길을 나 혼자 걷는 줄 알았는데 아니더라. 함께 걸어서 행복하고 가치 있는 것이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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