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I '배우' 틸리 노우드(Tilly Norwood)를 만든 제작사 CEO가 살해 협박까지 받았지만 굴하지 않고 틸리 노우드 주연 첫 장편 영화 '미스얼라인드(Misaligned)' 제작을 강행하며 또다시 논란이 불붙었다. 찬성보다는 냉소와 비판이 압도적이다.
AI 전문 스튜디오 파티클 6(Particle 6)은 6일(현지시간) 신작 코미디 드라마 '미스얼라인드(Misaligned)'를 발표하며 틸리 노우드를 주연으로 내세웠다. 영화는 클라우드 어딘가에 위치한 초현실적인 디지털 세계 '틸리버스(Tillyverse)'를 배경으로, 몸도 어린 시절도 자신만의 경험도 없이 다른 사람들의 경험에만 접근할 수 있는 AI 존재 틸리가 다크 웹의 악당 봇에게 유혹받아 점점 인간다워지는 과정을 그린다. "재밌고, 혼란스럽고, 자기 인식적인 작품"이라는 설명이 붙었다.
틸리 노우드는 2025년 말 제작사 측이 "AI 캐릭터인 틸리가 에이전시와 계약할 예정"이라고 밝혀 배우·감독·제작자들의 분노를 샀던 인물이다. 당시 에밀리 블런트·위피 골드버그·멜리사 바레라 등 할리우드 스타들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밝혔고, 미국배우조합(SAG-AFTRA)은 "틸리 노우드는 배우가 아니다. 수많은 전문 배우들의 퍼포먼스를 허락도 보상도 없이 학습한 컴퓨터 프로그램이 생성한 캐릭터"라는 성명을 냈다. 조합은 "삶의 경험도, 감정도 없으며 관객들은 인간의 경험과 무관한 AI 콘텐츠를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업계전문지 버라이어티의 뉴스 댓글 1,200개 중 가장 많은 좋아요(314개)를 받은 댓글은 "AI 배우에게는 정치적 발언이나 강요가 없을 테니 차라리 낫다"며 배우들의 그동안의 정치적인 행적을 비꼬는 내용이었다. "AI가 할리우드를 접수하면 배우들이 우리에게 용서를 구하는 날이 올 것. 우리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183개), "인간이 만든 영화도 관객이 안 오는데 봇이 만든 영화를 누가 보냐"(196개), "내용도 멍청하다"(100개)는 댓글도 줄을 이었다.
"노우드의 외모적 특징들은 모두 다른 사람들의 데이터에서 추출됐다. 나의 일부가 AI 여성에게 쓰였다면 내 몫을 요구할 것"이라는 진지한 댓글도 공감을 얻었다.
할리우드 현장의 반응은 더 날카로웠다. 엔터테인먼트 라이터 에이프릴 닐은 X에 "배우라면 누구나 등골이 오싹할 것. 인간을 지지하라"고 했고, 할리우드 저널리스트 제프 스나이더는 "이 영화를 볼 계획도, 취재할 계획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파티클 6 CEO 엘린 반 데르 벨덴이 이 과정에서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밝혀 논란이 더 커졌다.
반론도 없지 않다. 반 데르 벨덴은 "스칼렛 요한슨과 라이언 레이놀즈를 보고 싶은 마음은 여전할 것"이라며 "AI 배우가 실제 영화·TV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실제 배우들이 AI 장르에 참여하고 싶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CBC 뉴스는 "AI가 인간의 두려움을 소재로 한 영화에 주연으로 나서는 것 자체가 이미 2026년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혼란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고 평했다. 영화는 현재 초기 개발 단계로, 인간 감독·작가·편집자와 AI 전문가들이 공동 작업하는 하이브리드 방식으로 제작될 예정이다.
한편 뉴욕타임스 매거진의 태피 브로데서-아크너는 틸리 노우드 인터뷰 기사에서 취재 내내 스스로에게 "틸리는 그냥 컴퓨터일 뿐"이라고 반복해서 되뇌어야 했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AI가 인간의 감정과 반응을 얼마나 정교하게 모방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화로, AI 배우의 등장이 단순한 기술 논쟁을 넘어 인간의 정체성 문제로까지 번지고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