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 "'달인'은 잊지못할 내 인생의 드라마"(인터뷰)

김수진 기자 / 입력 : 2008.07.21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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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동욱 ⓒ송희진 songhj@


스타에서 배우 되다. 이동욱을 두고 한 말이다. 잘생긴 외모에 연기력까지 겸비해 이른바 '톱스타'라 불리는 이동욱, 그는 사실 국내보다 가까운 나라 일본을 비롯해 대만, 홍콩,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에서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다. 필리핀에서 리메이크된 '마이걸'은 시청률 40%대를 기록하며 국민드라마로 평가받을 정도다. '신 한류황태자'라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동욱이 지난 20일 종영된 MBC 특별기획 주말극 '달콤한 인생'을 통해 진정한 배우로 거듭났다. 배우라는 평가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동욱을 만났다. 소름이 돋은 연기력을 선보인 그는 연기자 데뷔 10년차 답게 무르익어가고 있었다. 다섯 달 만에 면도를 하게 됐는데 아직은 하고 싶지 않다며 방실방실 웃었다. 배우라는 수식어가 잘 어울리는 그다.

-'달콤한 인생' 마지막 촬영을 끝낸 소감은.

▶23,24회를 촬영하면서 도망가고 싶었다. 몸보다 마음이 힘들었다.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 죽음을 앞둔 준수의 상황에 갇혀 살고 있다. 당분간 빠져나오기 힘들 것 같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

▶'달콤한 인생'이 아니면 해보기 힘든 경험을 많이 했다. 심적으로나 육적으로나. 일본에서 죽을 고비도 넘겼다. 과환기증후군(과호흡증후군)에 걸려 촬영하다 한 번 쓰러졌다. 당시 촬영 현장이 해발 4000m에 춥고 6시간 내리 눈밭을 뛰었더니 손끝부터 저리고 굳어가다 혀도 굳더라. 쓰러져서 한 시간 반 넘게 스태프들이 주물러줬다. 이날 촬영을 접고 병원에 갔다. 과환기증후군이란 일시적인 것으로 누구나 겪을 수 있지만 방치되면 안된다고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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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동욱 ⓒ송희진 songhj@


-이 드라마가 주는 의미는.

▶'마이걸' 때나 지금이나 마음가짐은 똑같다. 보여줄 수 있는 게 장르 등에 따라 확연히 차이가 생기니 달리 느끼는 것 같다. 시청자들이 작품을 보며 "얘, 연기 생각보다 꽤 하네", "저런 면도 있었나"고 평가하더라. 사실 후회와 아쉬움은 남는다. 결과는 시청자의 판단이다. 나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이번 작품에선 '인간이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싶을 만큼 인간의 가장 밑바닥까지 연기했다. 미친 놈처럼 굴면서까지 보여줬다.

- '준수', 시청자가 이해하기도 배우가 연기하기도 힘든 캐릭터였다.

▶다른 드라마를 5번은 할 에너지를 쏟아 부었다. 감독님도 "넌 이번 드라마를 하며 다른 드라마 몇 번 할 에너지를 쏟아 부을 거다"고 말했다. 촬영을 하면서 잠을 잘 못자는 건 오히려 SBS '마이걸' 때가 더 심했다. 그 주에 찍어 그 주에 방송했다. '달콤한 인생'은 그에 비하면 훨씬 시간적 여유가 많았다. '제일 좋은 다이어트는 맘 고생'이란 말을 실감했다. 준수로 살면서 한 맘고생은 말로 표현 못하겠다.

-연상의 유부녀 오연수와의 조건 없는 사랑, 현실에서도 가능한가.

▶같은 상황이라면 내 답은 "아니오"다. 사랑할 때 물 불 안 가리는 것은 비슷하지만 낯선 곳에서 만난 유부녀와 사랑에 빠지진 않을 것 같다. 또 그러면 안 되는 거다.

-'아줌마들의 로망'이 됐다. 어머니 반응은 어떤가.

▶하하. 어머니는 방송을 보며 아무래도 아들이니 연기를 하니까 안타까워 하신다. 살 빠지는 것은 물론이고 촬영하는 장면도 힘든 장면이 많아서 그렇다. 시청자보다 부모님의 입장으로 보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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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동욱 ⓒ송희진 songhj@


-호평이 자자하다. 작품에 대한 만족도가 궁금하다.

▶사실 시청률이 아쉬운 것은 있으나 작품성 면에서 만족한다. 일단 방송 일정에 쫓기지 않아 배우나 제작진 모두 최상의 상태로 촬영해 임했다. 감독이 꼼꼼하다 못해 화분 하나까지도 꼼꼼히 체크하시는 분이시다. 겉으로만 보면 불륜에 연하남, 얽히고설킨 뻔한 얘기다. 뻔하지 않게 풀어내 좋았다.

나 외에 다른 배우들이 연기를 정말 잘했다. 다들 실제 그 역할의 사람처럼 열심히 연기를 잘 했다. 배우 4명의 밸런스가 깨지면 이도저도 아니었을 것이다. 네 명의 균형이 유지돼 많은 이들이 '명품드라마', '내 생애 최고의 드라마'라 칭해 준 것 같다. 시청자 게시판을 보고 감동받았다. 누군가 '내 생애 최고의 드라마'라는 것을 제목에 쓴 이후 다들 타이틀로 '내 생애 최고의 드라마'라는 말을 통일해서 올려줬더라. 한 번 보고 쉽게 느껴지기보다 맘 속 깊숙이 다가오는 이야기였던 것 같다.

-연기에 어려움은 없었나.

▶1~5회까지는 너무 힘들었다. 와 닿지도 않았다. 대본을 많이 보는 것 뿐,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20번씩 대본을 보다보니 '이런 거구나', '이렇게 해야겠다' 는 생각이 들더라.

- 준수와의 이별이 쉽지 않을텐데.

▶준수에서 빠져나오려면 힘들겠지만 지금까지 경험으로 볼 때 자연스럽게 놔두면 될 듯하다. 일단 수염을 깎으면 예전 발랄한 모습으로 돌아갈 것 같다. 의식적으로 돌아가려 하기보다 시간이 지나면 될 것 같다. 조만간 광고촬영을 해야 하는데 수염을 깎아야한다. 아쉽다.

-차기작은.

▶욕심 같아선 드라마 한 편 더 하고 싶다. 그렇지만 써줘야 하는 거 아니냐(하하). 사실 현재 들어온 여러 작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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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동욱 ⓒ송희진 song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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