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FF, 소통의 문제 심각하다②

부산=김건우 기자 / 입력 : 2008.10.0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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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오픈토크를 관람 중인 시민들 ⓒ 홍봉진 기자


2일 개막한 제13회 부산국제영화제(PIFF)가 반환점을 돌아선 가운데 미숙한 프로그램 진행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야외무대 '오픈토크'....위험천만


4일 오후 부산 해운대 피프빌리지 야외무대에서 열린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오픈토크에는 3000여 명의 관객이 몰렸다. 올해 PIFF 행사 중 최다관객동원수다. 야외무대를 둘러싼 인파들은 좌석은 물론 무대 뒤쪽과 주변 계단 등을 겹겹이 에워싸 꽉 들어찼다.

김지운 감독을 비롯해 이병헌, 정우성, 송강호가 등장하자 팬들은 일제히 일어나 환호하며 디지털카메라를 꺼내들었다. 자원봉사자들의 외침에도 불구하고 정리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야외무대 행사는 보다 많은 대중들과 공개된 장소에서 만난다는 점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하지만 여전히 안전의 문제가 남아 있다. 일부 경호원과 자원봉사자는 스타들의 동선을 확보하기 위해 "자리를 빼주세요"라고 말해 말다툼이 벌어지는 일도 눈에 띄었다.


야외무대 행사의 공식 규모를 어느 정도로 하느냐는 조직위원회의 딜레마다. 이병헌, 정우성 같은 초대형 스타가 등장하지 않는 한 현재의 규모는 매우 적당하기 때문이다.

야외무대는 원래 남포동에 있었으나 관객이 다칠 위험성과 남포동의 혼잡함이 문제로 제기돼 지금의 해운대 백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하지만 해를 거듭할 수록 규모가 커지는 PIFF에게 해운대 백사장은 너무나 좁은 장소임을 깨닫게 해준다.

실속 없는 아시아연기자네트워크(APAN)

올해 PIFF는 할리우드에서 활동 중인 한국계 배우 아론 유, 문 블러드 굿, 제임스 케이슨 리 등이 참석해 빛을 냈다. 이들은 영화제에서 상영되는 작품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시아태평양연기자네트워크(APAN)에 참여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제임스 카이슨 리는 3일 스타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인적 네트워크 구성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APAN에게 거는 기대를 이야기 한 바 있다.

하지만 3일 진행된 APAN은 아쉬움을 남겼다. 너무 많은 게스트들이 함께 해 한 사람이 한 번씩 발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시간을 허비했기 때문이다. 패널들이 주제에 대한 고민이나 사례에 대한 연구가 더 폭넓을 수 있도록 해야 했으나 영화제 측에서 철저히 준비 못했다는 인상이 강했다.

일부 배우들은 "자기와는 관련이 없다"고 대답했고, 한 패널은 세미나 내내 발언을 하지 못해 마지막에 발언 기회를 준 경우도 있었다. 심지어 사회를 맡은 강수연은 바로 옆에 앉은 배우의 이름을 몰라 "안 계시면 다음 분 발언하겠습니다"라고 말해 물의를 빚기도 했다.

시네마투게더 뭐하는 이벤트?

내가 좋아하는 감독, 작가들과 함께 영화제를 즐긴다면 그것보다 기쁜 일은 없을 것이다. '슈퍼맨이었던 사나이'의 정윤철 감독, '추격자' 나홍진 감독, '삼거리극장'의 전계수 감독 등이 올해 '시네마투게더'에 참여했다.

시네마투게더는 영화인, 문화인과 함께 영화를 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부산국제영화제의 특별한 이벤트다. 그만큼 경쟁률도 치열하다.

하지만 과연 이 시네마투게더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는 궁금하다. 부산국제영화제 측은 "감독과 12명 관객과의 자리이기 때문에 자세히 알지 못한다. 감독에게 직접 물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PIFF에서 열리는 행사의 주최는 영화제이고, 주인공은 관객들이다. 시네마투게더는 관객과 감독이 직접 만나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가장 주목 받는 이벤트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이벤트의 특수성 때문에 관객과의 소통이 단절된다면 행사의 기본 취지가 흐려지는 게 아닌지 고민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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