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18禁, 백지영 19禁..심의 보수화 '우려'

전형화 기자 / 입력 : 2009.02.0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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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식거래를 둘러싼 영화 '작전'이 청소년 관람불가 등급 판정을 받은 데 이어 가수 백지영의 노래 '입술을 주고'가 청소년유해매체물 판정을 받는 등 대중문화 전반에 보수화 바람이 거세다.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는 지난달 21일 '작전'에 대사 및 주제에 있어 청소년에 유해한 내용이 포함됐으며 모방 범죄 위험 등을 이유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결정했다.


영등위는 '작전'이 일확천금을 얻기 위해 주식 개미가 된 주인공이 우연히 조폭 출신 황사장에게 걸려 주식사기에 가담하는 이야기"라며 "폭력적인 부분이 자극적이고 거친 욕설과 비속어 사용이 지속적이며 주제 이해도 측면을 고려할 때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작전' 제작사 비단길은 행정소송을 불사하겠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작전' 측은 "앞서 등급 판정을 받은 '마린보이'와 '키친'은 마약과 불륜을 소재로 했는데 15세 관람가를 받았다며 이해할 수 없는 등급 판정"이라고 주장했다.

뿐만 아니라 미국 금융계 비리를 그린 '인터내셔널'과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체인질링' 역시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아 수입사의 반발을 샀다. '인터내셔널'은 미국에서는 R등급(보호자 동반 없는 17세 이하는 관람금지)를, 독일에서는 12세, 영국에서는 15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체인질링'은 미국에서 R등급, 캐나다에서는 13세 이상 관람가 등급을 받았다.


영화 뿐 아니라 가요에도 청소년을 보호한다는 이유로 유해매체물 판정을 잇달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 산하 청소년보호위원회(이하 청보위)는 3일 백지영의 '입술을 주고'와 '이리와' '밤새도록', 데프콘의 '댐 유' '한강 갱스터' 등 국내 가요 26곡을 청소년유해매체물로 고시했다.

청소년유해매체 판정을 받은 음반은 청소년보호법에 따라 개사를 하지 않으면 방송 활동을 할 수 없으며, 오후 10시 이전에 해당곡을 방송할 수 없게 돼 있다. 또 앨범에 청소년 구입 금지 스티커를 부착해야 한다.

청보위는 앞서 동방신기의 '주문-미로틱'과 '비의 '레이니즘'에 청소년 유해 판정을 내렸으며, 박진영의 '키스' '딜리셔스', 휘성의 '위드 올 마이 하트', 은지원의 '고 쇼' 등에 청소년 유해판정을 내려 논란을 샀다.

청보위의 이 같은 조치는 이미 음반이 발매돼 멀쩡히 방송되던 노래를 뒤늦게 판정을 내렸으며, 선정 이유가 구체적이지 않다는 지적을 샀다. 이번 백지영의 '입술을 주고' 역시 활동을 마무리할 즈음 청소년유해물로 적시해 뒷북을 쳤다는 지적이다.

영등위와 청보위의 최근 잇단 판정 조치는 표현과 창작의 자유에 대한 침해라는 점에서 우려를 낳고 있다. 청보위의 등장으로 대중문화 전반이 검열 정국으로 회귀될 것이라는 당초 염려가 현실화되고 있으며, 전향적인 판정을 내리던 영등위가 다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고 있기 때문이다.

한 영화 제작자는 "등급 심의나 노래 검열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명확한 기준이 필요하다"면서 "지금 같은 방식으로 창작의 자유를 침해한다면 대중문화가 후퇴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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