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민가 출신 아역스타들, 현재를 추적해보니..

정현수 기자 / 입력 : 2009.04.29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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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


올해 아카데미상 8관왕에 빛나는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 뛰어난 영상미와 구성으로 평단과 관객 모두에게 호평을 받은 수작이다. 여기에 빠질 수 없는 요소가 있다. 바로 아역 배우들이다.

대니 보일 감독은 인도 빈민가를 직접 찾아다니며 스크린 속 '보석'을 직접 찾아냈다. 따라서 전문 배우는 아니지만, 아이들의 실제 삶이 스크린에 고스란히 반영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유명세 뒤에는 아픔도 있었다. 아이들의 부모가 말썽이었다. 최근 해외 언론들은 이 영화의 꼬마 주인공인 루비나 알리(9)와 아즈하루딘 모하메드 이스마일(10)에 대해 연일 보도하고 있다.

특히 루비나의 이야기는 충격에 가깝다. 루비나의 아버지는 아랍의 부호로 가장한 영국 기자에게 20만 파운드(한화 약 4억원)를 받고 딸을 팔 계획까지 세웠다. 결국 루비나의 아버지는 경찰에 긴급 체포되기에 이르렀다.

이스마일 역시 루비나와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한 뒤 고향에 돌아와서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했다. 취재진에 둘러싸인 이스마일이 "피곤하다"며 쉬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욕심이 불러온 불행이었다.


급기야 영화 제작진은 아역 배우들의 재산을 맡아줄 관리인을 고용했다. 부모들을 믿지 못하겠다는 이유에서다. 아이들이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도 계속 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슬럼독 밀리어네어'와 비슷한 성격의 인도 영화 '살람 봄베이'의 아역 주인공도 영화의 흥행이 행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난 1983년 개봉된 이 영화의 아역 주인공 샤픽 사이드는 이후 영화 몇 편에 출연하기는 했지만, 현재는 인력거를 운전하면서 간신히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빈민가를 벗어나지도 못했다.

아역 스타로 이름을 날렸지만, 행방조차 알기 힘든 아역 배우도 있다. 지난 1987년 개봉된 이란 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에 출연했던 바벡 아메드는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지만, 현재는 명확한 행방을 알기 힘들다. 아메드 역시 빈민가 출신이었다.

특히 영화가 개봉된 뒤 3년 뒤인 1990년 영화 촬영 현장에 대규모 지진이 발생해 아메드의 안전이 걱정됐던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감독이 현장을 다시 찾았지만, 아메드의 소식은 전해 듣지 못했다고 한다. 이 같은 과정은 키아로스타미 감독의 영화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의 소재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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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내 친구의 집은 어디인가'의 바벡 아메드(左)와 영화 '천상의 소녀'의 마리나 골바하리(右)


물론 빈민가 아이들을 다룬 영화의 실제 주인공이 불행한 결말에 휩싸인 것만은 아니다. 탈레반 정권 하의 아프가니스탄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천상의 소녀'의 주인공 마리나 골바하리(19)가 단적인 예다.

영화 출연 당시 13세에 불과했던 골바하리는 아프가니스탄에서 구걸을 하다가 세디그 바르막 감독에게 캐스팅됐다. 영화에서 뛰어난 연기를 펼친 골바하리의 출연료는 14달러. 적은 돈이지만 이 돈으로 골바하리는 가족들과 함께 살 진흙집을 한 채 구입했다.

이후 골바하리는 영화 배우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그녀는 해외의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평생 배우로 살고 싶다. 언젠가는 나의 삶을 다룬 영화를 직접 만들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구걸을 하던 소녀에서 어엿한 영화배우로 성장한 것이다.

지난 1998년 개봉된 브라질 영화 '중앙역'에 출연했던 비니시우스 드 올리베이라도 엄연한 영화 배우의 삶을 살고 있다.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구두닦이를 하다가 감독의 눈에 띄어 영화 배우가 된 올리베이라는 이후 꾸준히 영화에 출연하면서 활동 범위를 넓혀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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