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구단'에서 '국가대표'까지, 스포츠영화史③

[한국영화 빅4 따라잡기]

김건우 기자 / 입력 : 2009.07.23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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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호의 외인구단' '반칙왕' '말아톤' '국가대표' '킹콩을 들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시계방향) <사진출처=영화포스터>


스포츠영화는 2000년대 한국영화의 부흥과 함께 재 부활한 장르다. 한국 스포츠영화의 가장 대표적인 작품은 1986년 이현세 작가의 '공포의 외인구단'을 원작으로 한 '이장호의 외인구단'이다.

당시 이 영화는 서울 관객 28만 명을 동원해 당해 년 1위를 차지했다. 당시 출연했던 이보희와 최재성은 최고의 인기를 구사했고 주제곡이었던 정수라의 '난 너에게'가 엄청난 히트를 했다.


이후 스포츠는 영화의 양념으로는 활용됐지만 본격적으로 다뤄지지는 못했다. 한국영화에 스포츠가 다시 등장한건 2000년 김지운 감독의 '반칙왕' 부터다. 영화는 월급쟁이의 비애를, 복면 프로 레슬링 선수와 대비시켜 큰 인기를 끌었다. 언제부터인지 스타의 부재와 함께 쇠락해버린 프로 레슬링의 선수 모습이 중년이 되어갈수록 자신의 입지를 잃어가는 남성의 모습과 닮았었다.

비인기 스포츠였던 레슬링을 소재로 흥행에 성공함으로써 이후 스포츠영화에 대한 기획이 다수 만들어졌다.

특히 한국에서 인기가 높은 스포츠인 야구를 소재로 다수 제작됐다. 2002년 YMCA 야구단은 조선 최초로 야구 방망이를 잡은 선비를 소재로 했다. 또 2004년 '슈퍼스타 감사용'은 실존 인물인 패전 투수 영웅 감사용을 주인공으로 했다. 하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이후 한 때 국내에서 큰 인기를 모았던 권투도 단골 소재로 다뤄졌다. 2002년 '챔피언' 2005년 '주먹이 운다' 등이 개봉했지만 관객동원에는 실패했다.

실패한 스포츠영화들은 서민들이 스포츠를 통해 인생역전을 꿈꾸거나, 현대인의 고난을 스포츠에 빗대 만들었다. 이들 영화는 실화를 소재로 해 관객들의 관심을 높이려 힘썼다. 하지만 대부분 스토리 구조면에서 스포츠 특유의 긴장감을 주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포츠영화에 대한 관심이 재 점화 된 것은 2005년 '말아톤'이다. 자폐증 환자 초원의 마라톤 성공기를 다뤄 5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뮤지컬 스타로 알려진 조승우의 완벽한 자폐아 연기는 큰 호평을 받았다. 또 스포츠 영화는 가족관객몰이에 장점이 있다는 것을 다시 입증하기도 했다. 2006년에는 씨름을 소재로 한 '천하장사 마돈나'가 제작돼 눈길을 끌었다.

한국영화 스포츠 영화의 역사를 새롭게 쓴 작품은 2007년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다. 여자 핸드볼을 소재로 스포츠의 박진감을 스크린으로 그대로 옮겨 평단과 관객의 높은 점수를 얻었다. 연기파 배우인 문소리와 코믹연기로 알려졌던 김정은이 스포츠 선수로 분해 신선한 연기를 펼쳤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의 성공과 함께 한국 스포츠영화의 형태가 새롭게 변화됐다. 스포츠 그 자체의 재미를 스크린으로 옮기는 것에 주안점을 두게 된 것이다.

올해 개봉한 '킹콩을 들다'도 이 같은 변화를 잘 드러낸다. 시골 소녀들의 올림픽 역도 금메달리스트 꿈꾸기라는 평범한 이야기가 매끄러운 스포츠영화로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은 훈련장면, 경기장면 등이 실제에 가깝게 촬영됐기에 가능했다.

이제 한국에서 생소한 스키점프를 소재로 한 '국가대표'가 개봉을 한다. '국가대표'는 지금까지 스포츠영화 중 가장 높은 기대를 얻고 있는 작품이다. '미녀는 괴로워'의 김용화 감독이 유머와 감동을 적절히 섞어 만들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가대표'가 스포츠영화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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