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나쁜남자' 성공의 법칙③

[★리포트]

김현록 기자 / 입력 : 2009.11.25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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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왼쪽 위부터 '스피드 레이서', '이 죽일놈의 사랑', '풀하우스', '상두야 학교가자'의 비


비(정지훈)가 할리우드에 제대로 입성했다. 액션영화 '닌자 어쌔신'의 당당한 주인공으로 세계언론의 주목을 받으며 25일(현지시간) 개봉을 앞뒀다.

연기자 비, 혹은 정지훈의 작품은 공통점이 있다. 바로 '나쁜남자'와 '순애보'다. '나쁜남자'로 데뷔한 뒤 6년 전 시작된 연기 도전에서부터 비는 이 두가지 특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그의 드라마 데뷔작은 2003년 방송된 KBS 2TV '상두야 학교가자'(극본 이경희·연출 이형민). 연기자 정지훈의 출발을 알린 '상두야 학교가자'에서 그는 전과자에 미혼부로 아픈 딸을 키우는 3류 인생 제비지만 애틋한 사랑을 간직한 차상두 역을 맡았다. 드라마는 10% 안팎의 비교적 낮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당시 국민적 인기를 누렸던 '대장금'과 맞붙었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전했다.

이후 연기자 비의 폭발력을 보여준 작품은 이듬해 출연한 차기작 KBS 2TV '풀하우스'(극본 민효정·연출 표민수)였다. 동명 로맨스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 작품에서 비는 사랑에는 서툰 까칠한 톱스타 이영재로 매력을 뽐내는 한편 낮은 시청률의 설움도 한번에 풀었다. '풀하우스'는 시청률 50%를 넘겼고, 비가 대만과 일본 등 아시아의 톱스타로 거듭나는 데 큰 몫을 했다.

2005년 KBS 2TV '이 죽일 놈의 사랑'(극본 이경희·연출 김규태)에서도 그는 여전히 나쁜 남자였다. 허름한 옷차림의 상처투성이 이종격투기 선수 강복구가 그의 역. 이유도 모른 채 복수만을 꿈꾸다 운명적인 사랑을 만나 괴로워하는 비운의 남자였다. 시청률은 저조했지만 비장미 넘치는 캐릭터는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이죽사'의 강복구는 그가 지금껏 연기한 캐릭터 중 '닌자 어쌔신'의 주인공 라이조와 가장 많은 접점을 지닌 인물이기도 하다.


박찬욱 감독과 손잡은 첫 영화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로 비는 처음 '나쁜남자'를 벗는다. 순백의 환자복에 가면을 쓴 정신병자 일순은 같은 환자인 영군은 세심하게 보살핀다. 다만 짧은 회상장면에서 폭력적인 사회 부적응자였던 일순의 모습이 잠깐 드러난다. 많은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흥행에 실패했다. 다만 브라운관을 넘어선 배우 비의 가능성을 널리 알렸다.

이후 할리우드로 간 비는 '스피드 레이서'의 동양인 레이서 태조 토고 칸으로 영화 관계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이어 '닌자 어쌔신'의 라이조로 첫 주연을 따냈다. 비가 할리우드로 간 이후 나쁜남자와 순애보의 색채가 조금씩 지워지고 있다는 점은 이채롭다.

할리우드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아시아권 전체에 어필하는 톱스타 비의 유명세와 그의 아름다운 육체, 그리고 액션 스타로서의 가능성인 것으로 보인다. 할리우드 액션 히어로로 거듭난 비가 어떤 결과를 거둘지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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