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미, 이유 있는 당당함 "저의 경쟁력이죠"①(인터뷰)

김건우 기자 / 입력 : 2010.05.3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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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미 ⓒ 유동일 기자 eddie@


박해미는 남자보다 여자에게 더 인기가 많은 배우다. 모두가 YES라고 할 때 NO라고 할 수 있는 용기. 박해미는 그 용기와 어울리는 배우로 꼽힌다. 그녀가 뮤지컬에서 TV로 자리를 잠시 옮겼을 때 시청자들은 그 신선함에 열광했다. 이제 그녀는 스크린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내 남자의 순이'는 50억짜리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한 가족의 이야기를 그린다.

박해미는 '내 남자의 순이' 도전에 대해 "46살의 여자가 한 작품에서 주인공을 맡아 끌고 가기는 쉽지 않다"며 "코미디라는 장르도 마음에 들었다. 공정과정에 아쉬움이 있긴 하지만 화면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박해미의 이유 있는 당당함 "저의 경쟁력이죠"

박해미는 강하고 당당한 여성을 대표하는 아이콘이다. 여기에 코미디 감각이 더해져 '코믹의 여왕'으로 급부상했다. 시청자들은 '하늘이시여' '다함께 차차차' 등의 작품보다 MBC '거침없이 하이킥'을 기억한다. 이제 3년이란 시간이 흘러졌지만 그 이미지는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그런 점에서 '내 남자 순이'는 위험한 선택처럼 보였다. 자칫 코미디 이미지에 갇혀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저는 무대가 있기 때문에 두렵지 않다. 변신할 자신감이 있다. 처음 뮤지컬에 데뷔할 때만 해도 여자의 역할은 남자의 액세서리였다. 지고지순하고 바라만 보는. 저는 그게 너무 재미가 없었다. 철저히 변신해 관객을 웃기고 울릴 수 있다"


박해미의 당당함은 고향인 뮤지컬이 있기에 가능했다. 그녀는 이 당당함을 통해 영역을 확장하며 자신을 부각시킨다. 그녀는 스스로 이런 점에 "저의 경쟁력이다. 생존 게임에서 나를 각인시키려면 어쩔 수 없지 않겠냐"고 답한다. 그렇기에 그녀는 '생계형 배우'가 되기를 거부한다. 일부 TV 드라마는 혼 없이 연기하는 것 같다고. "어떤 작품은 제가 공장의 소품처럼도 느껴졌다. 제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곳을 찾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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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미 ⓒ 유동일 기자 eddie@


엄마 박해미 "쿨 한 엄마죠"

그녀는 '내 남자 순이'에서 어수룩한 아들을 둔 세라 역을 맡았다. 이 세라는 박해미와 닮은 점이 많아 보인다. 매사에 당당하고 거침이 없는 성격이다. 그녀는 아들이 함께 술집을 운영한 여자와 사귀어도 아무 말 하지 않고, 조직폭력배로 일해도 따뜻함으로 감싸준다. 사실 이렇게 쿨 한 엄마는 없지 않을까? 실제 그녀는 2명의 아들을 둔 어엿한 주부다. 그녀는 엄마 박해미를 묻자 "쿨 한 엄마죠! 아들은 마귀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그녀는 인터뷰 중에 전화가 오는 아들에게 학원 스케줄을 묻고, 따끔하게 혼도 내는 평범한 엄마였다. "너무 자유방임주의로 키워서 제가 지금 벌을 받고 있나 보다"며 "따뜻한 엄마는 못되지만 자식을 배려해주는 엄마다" 그녀가 '내 남자 순이'의 세라와 닮은 점은 아들을 위해 목숨을 걸 수 있다는 점이다.

엄마 박해미의 모습은 자신을 내세우는 당당함과는 달랐다. 극중 세라처럼 다이아몬드보다 더 소중하고 가치 있는 게 아들이라고. 그녀에게 아들의 존재에 대해 물었다. "자식은 모든 것을 바치는 존재 같다. 하지만 본인부터 사랑하라고 하고 싶다. 자식은 집착이 아닌 사랑이다"

나이? 두렵지 않아..난 박해미잖아요

박해미는 스스로 아직도 꿈을 꾼다고 말한다. 어떻게 하면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까? 독립영화를 제작해 볼까? 그녀는 토의를 해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가 가장 즐겁단다. 박해미에게 나이가 드는 게 두렵지 않은지 질문을 던졌다. 지금의 당당함이 더 나이가 들어 70~80세가 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의 대답은 명쾌하다. "만약 나이 드는 게 두렵다면 노역 배우는 누가 해요"

목소리가 나이가 든다 해도 그 나이에서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 있다는 것이다. "톤이 높게 안 올라가면 제 톤에 맞는 역을 하면 된다. 그것으로 관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면 멋지지 않을까? 나만 나이 드나? 나이가 들어가는 과정 속에 보여주는 게 아름다운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그런 때를 준비하지는 않는다고.

"지금은 제 에너지를 쏟아 부을 곳이 너무 많다. 교수 자리가 제안이 들어오지만 거절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다. 후배들한테 어떤 선배이기보다는, 내가 다져야할 길이 더 많은 것 같다"

그녀는 앞으로도 스크린에 꾸준히 도전할 계획이다. 그것이 스스로에게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녀는 말한다. "박해미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저를 인정해주는 사람도 있는 거잖아요. 전 박해미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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