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100억영화 3편 올여름 격돌..대마불사? 공멸?①

[★리포트]

전형화 기자 / 입력 : 2011.06.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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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원이 투입된 한국형 블록버스터 3편이 올 여름 극장가에 나란히 걸린다.

조범구 감독의 '퀵'과 장훈 감독의 '고지전'이 나란히 7월21일에, 김지훈 감독의 '7광구'가 2주 뒤인 8월4일 개봉한다.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한국형 블록버스터들이 이처럼 비슷한 시기에 맞붙는 것은 드문 일이다.


'퀵'은 퀵서비스맨이 헬멧을 벗어도, 질주를 멈춰도 터지는 폭탄을 배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스피드 액션영화. 오토바이의 질주를 그리면서 도심에서 차량이 폭발하는 광경 등을 속도감 있게 표현했다. 이민기와 강예원을 비롯해 1000만 영화 '해운대' 제작진이 투입돼 CG와 아날로그 액션을 혼합한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고지전'은 1953년 한국전쟁 당시 휴전을 앞두고 교착전이 한창인 동부전선에서 벌어진 중대장 사망 사건을 놓고 젊은 군인들이 그리는 고뇌와 갈등, 사투를 담는다. 고수와 신하균이 주연을 맡았으며, '의형제' 장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실감나는 전투 장면과 남자들의 갈등으로 제2의 '태극기 휘날리며'를 꿈꾸고 있다.

'7광구'는 바다에서 기름을 찾는 광구에서 괴생물체가 나타나면서 사람들이 벌이는 사투를 그린 SF액션영화. 하지원 등이 출연하며, '화려한 휴가' 김지훈 감독이 연출했다. 윤제균 감독을 비롯한 '해운대' 제작진이 대거 참여했다. 3D로 제작돼 기대를 모은다.


세 영화는 순제작비가 대략 100억원이며, P&A(프린트 및 마케팅 비용) 비용을 포함하면 120~130억원 상당이 투입될 예정이다. 100억원은 한국영화 평균 제작비 2배를 훌쩍 뛰어넘는 금액이다. 흔히 한국형 블록버스터를 논할 때 100억원이 기준점이 되기도 한다.

대마불사란 표현이 있듯이 이 정도 금액이 투입된 영화들은 중급 규모 영화보다 흥행 성공률이 높다. 투자사도 마케팅에 전력을 쏟고 배급에도 총력을 기울인다. 블록버스터인만큼 언론에 노출 빈도도 높아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도 쉽다.

하지만 엄청난 금액이 투입된 만큼 흥행에 실패할 경우 타격도 치명적이다. 메이저 배급사조차도 100억원이 넘는 영화가 흥행에 실패하면 당분간 블록버스터 영화 투자를 꺼리게 된다. 2002년 110억원 가량이 투입된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의 흥행 실패는 한동안 한국영화계에 재앙에 가까운 투자 위축을 가져오기도 했다.

때문에 메이저 배급사들은 한 주 차이로 맞불을 놓기도 하지만 대개 시장규모를 고려해 개봉 일정을 어느 정도 조율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올해처럼 100억원대 한국영화 두 편이 같은 날 개봉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더군다나 '퀵'과 '7광구'는 CJ E&M에서 같이 투자,배급을 하는데도 2주 차이 밖에 두지 않고 개봉한다.

이는 7~8월 극장 성수기와 3D 극장 확보에 따른 탓이다. CJ E&M이 배급대행을 하는 올여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기대작 '트랜스포머3'가 6월29일 개봉한다. CJ E&M은 '트랜스포머3' 3D상영관을 유지하는 한편 '7광구'의 3D 상영관을 확보하기 위해 두 영화의 개봉 시점을 한 달 가량 차이를 뒀다.

그러다보니 또 다른 100억원 영화인 '퀵'의 개봉을 8월 이후로 미룰 수 없기에 '트랜스포머3'와 '7광구' 사이에 2주 차이를 두고 개봉일을 확정했다. '고지전' 투자배급사인 쇼박스도 '트랜스포머3'와 맞대결을 피하는 한편 여름 시장을 놓칠 수 없다는 판단에 7월21일로 개봉일을 잡았다.

100억대 한국영화들이 전면 대결을 펼치게 된 게 할리우드 영화 '트랜스포머3' 탓이라는 게 아이러니하다. 한 영화 제작자는 "한국 블록버스터가 흥행에 실패하면 당분간 블록버스터는커녕 중급 영화들도 투자받기가 쉽지 않아 진다"며 "올 여름 대첩을 가슴 졸이며 볼 수밖에 없다"고 씁쓸해했다.

올 여름 극장에는 '트랜스포머3' 뿐 아니라 '슈퍼8'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어벤져스' '그린랜턴' 등 다양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쏟아진다. 이런 상황에서 100억 한국영화들의 맞불이 과연 대마불사를 고수하며 시장을 키우게 될지, 아니면 안방다툼 끝에 외국영화들에 자리를 내줄지, 점점 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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