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갓탤' 노홍철 "'방송용' 아닐 정도의 사연 있다"

하유진 기자 / 입력 : 2011.06.0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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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제공


"1인자는 심사위원이고 주인공은 지원자죠. 저흰 '코갓탤'의 사각지대에요."

지난 달 28일 서울 상암동의 CJ E&M 센터에서 케이블채널 tvN 대국민오디션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이하 코갓탤)의 두 MC 노홍철과 신영일을 만났다.


지금까지 방송된 오디션프로그램은 모두 단독 MC체제를 선택, 오디션프로그램 최초 더블 MC체제에 선 그들의 호흡에 관심이 쏠렸다.

'노긍정 선생'이란 별명을 얻을 만큼 '긍정적'인 노홍철과 퀴즈프로그램 진행 10년에 빛나는 '이성적'이고 자칭 '비관적'이기까지 한 신영일은 예상보다 훨씬 더 찰떡궁합이었다.

"전 사실 진행 자체가 안 되는 사람이에요. '호흡'이라기보다 (신영일)형님이 워낙 진행을 잘하시니까 전 원래 하던 것처럼 리액션만 하고 있어요."


"처음엔 노홍철씨와 함께 한다고 해서 정말 기대 많이 했어요. 같이 진행했던 분 중에 가장 파격적인 분이었죠. 노홍철씨한테 가장 많이 배우는 건 지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또래가 나오면 친구로, 동생 나오면 형·오빠로 친근하게 다가가는 점은 대한민국 최고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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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제공


노홍철은 지난 2004년 Mnet 'Dr. 노 KIN 길거리'란 프로그램으로 데뷔했다. 그 역시 데뷔 전 숱한 오디션에 참가하고 고배를 마셨기에 이번 프로그램 MC는 그에게 더욱 특별한 의미가 있는 듯 했다.

"제가 '길바닥 출신'이라 그런지 지원자들을 보면 동질감이 느껴지고 마음이 너무 와 닿아요. 지원자들을 대할 때 공감에 집중하다 보니 떨어지는 걸 보면 안타까움이 큽니다. 재능 때문에 떨어지는 분도 있지만, 다른 지역에서 이미 유사한 재능이 소개돼서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요. 특히 안타까운 사연이 있는 분들을 보면 재능의 사이즈를 떠나서 보면 제가 붙여주고 싶을 정도에요."

신영일 역시 지원자들의 간절한 마음을 십분 이해한다고 전했다.

"SBS '기적의 오디션'에서 떨어지고 여기서 떨어진 분들도 있을 정도에요. 들어가기 전에 떠는 분들을 보면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그래도 우리 프로그램 장점이 있다면 제약이 없다는 점입니다. 다른 프로그램은 노래, 연기, 밴드처럼 재능에 제약이 있는데 우리 프로그램은 하나만 잘해도 나올 수가 있어요. 가장 쉽고 만만한, 문턱이 낮은 오디션인 셈이죠."

일반인들이 다양한 장기로 출연하는 프로그램은 사실 SBS '스타킹'이 원조. '스타킹'과 '코갓탤'의 차이는 무엇일까.

"'스타킹'은 사전에 완벽히 짜인 프로그램이지만 우린 '날 것' 그대로를 내보내요. 예를 들어 대소변을 잘 가리는 개가 나왔다가 실제 오디션장에서는 대소변을 못 가린 적도 있어요. 쳇바퀴 구르는 고슴도치가 나왔는데 한 바퀴도 안 구르고 가만히 있다 돌아간 적도 있죠." (노홍철)

사실 노홍철은 지난해 12월 트위터를 통해 자신에 대한 선물로 프로그램 2개를 그만둔다고 밝힌 적이 있다. 여유를 위해 프로그램을 그만두고도 새롭게 '코갓탤' MC를 맡게 된 이유는 뭘까.

"'코갓탤'이 제가 좋아하는 3가지를 다 갖추고 있거든요. 첫 번째는 일반인과 함께 한다는 점, 두 번째는 인간관계와 추억이에요. 제가 'Dr. 노 KIN 길거리'할 때 친하게 지냈던 PD가 알고 보니 '코갓탤' PD시더라고요. 그때 같이 했던 스탭도 '코갓탤'에 많이 계시고요. 마지막은 '노출 최소화'인데요. 제가 드러내는 걸 별로 좋아하지 않거든요. '코갓탤'은 지원자가 주인공이니 제가 나오지 않아도 되니까 더 재밌게 방송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나오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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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제공


KBS 아나운서였던 신영일은 지난 2007년 말, 프리랜서를 선언한 지 만 4년만에 '코갓탤' MC로 방송에 복귀했다. 최근 오디션프로그램이 유행함에 따라 전현직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고 있는 상황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아나운서 출신들이 오디션프로그램에 투입되는 이유는 아무래도 '생방송'에 대한 부담 때문인 것 같아요. 제작진 입장에서 생방송에 아무나 투입하기 어려우니까 아나운서라는 검증된 사람을 이용하는 거죠. 사실 프리랜서 아나운서에겐 이게 큰 기횝니다. 개인적으로 이런 추세가 오래 지속됐으면 좋겠어요. '코갓탤'은 MC의 역할이 확실히 정해져 있어서 딱히 김성주씨나 다른 분과 차별화해야겠다는 생각은 없어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노홍철씨와 동반CF 찍으면 그게 대성공이겠죠."

이미 숱한 지원자들을 만난 그들, 혹시 미리 1등을 예상하고 있진 않을까.

"방송이 가능한지 의심될 정도의 사연을 갖고 있는 친구가 있어요.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어 '갓(God)'이 선물해줬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노홍철)

노홍철은 현장에서 개그맨 후배를 만났다고 털어놨다. 너무 웃긴 친군데 설 자리가 없어 '코갓탤'까지 오게 됐다는 후배의 사연을 들려주는 그의 목소리에 눈물이 비쳤다.

"개인적으로 개그맨들 정말 존경합니다. 저야 어쩌다보니 이 자리에 온 거지만 개그맨들 중엔 정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친구들이 많아요. KBS 개그맨 황영진씨를 현장에서 만난 적이 있는데 그 친구가 자기 아는 동생이라고 개그맨 김홍준씨를 데려왔더라고요. 자기(황영진)가 보기엔 김홍준씨가 세상에서 제일 웃긴데 폐결핵으로 아파서 약물치료를 받고 왔더니 개그프로그램이 모두 폐지가 돼서 설 무대가 없다고 했어요. 지금은 휴대폰대리점에서 전화를 팔아 한 달에 100만원 넘게 번다고 웃으면서 말하는데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오디션장에서 파라솔 돌리는 개그를 선보였는데 나와서 보니 어깨부위에 피멍이 들어 있더라고요."

노홍철과 신영일, 신영일과 노홍철. 상반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다른 둘은 묘한 시너지를 이뤄내며 프로그램에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는 듯했다. 화면에 잡히지 않아서 더 좋다는 노홍철과 노홍철에 관심이 집중돼도 신경 안 쓴다는 신영일, 그들이 만들어 낼 '코갓탤'의 오디션 현장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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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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