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의 눈으로 바라본 K팝의 현주소는

산티아고(칠레)=윤성열 기자 / 입력 : 2012.03.1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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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J 칠레 투어 공연을 찾은 남미 팬들


'제2의 한류'로 불리며 전 세계를 달구고 있는 K팝. 열정의 대륙이라고 불리는 지구 반대편 땅 남미에서도 그 열풍의 조짐이 일고 있었다.

10일(한국시간) 칠레 산티아고 테아트로 콘포리칸(TEATRO CAUPOLICAN)에서 3000여 명을 동원한 JYJ의 남미 투어 첫 공연은 이 같은 K팝 열기를 실감하기에 충분했다.


특히 JYJ의 이번 공연은 남미에서 한국 아티스트로서 여는 최초 단독공연.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K팝의 인기를 반영하듯 JYJ의 공연에 언론과 팬들의 관심은 사뭇 뜨거웠다.

이미 며칠 전부터 일부 열성 팬들은 좋은 자리를 차지하겠다는 일념으로 공연장 인근에서 노숙을 감행했고, 'JYJ' '사랑해'를 연호하며 공연 시작 전부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현지 팬들의 모습은 깊은 인상을 남겼다.

현지 주요 언론들은 JYJ의 입국과 공연 소식을 연이어 보도하며 한류스타 JYJ의 방문을 환영했고, 잡지나 신문을 파는 간이 점포 주인은 JYJ의 기사가 실린 신문을 펼쳐 보이며 한류의 인기를 손수 소개했다.


가히 K팝의 불모지로만 여겨졌던 유럽에 이어 남미에서도 K팝의 기운이 느껴지고 있는 것이다. 다름 아닌 저 멀리 떨어진 이국땅에서 건너온 한국음악. 과연 이들이 K팝이라는 단어에 환호하고 열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칠레 CNN과 메가 TV 등 현지 주요 언론과 팬 등을 중심으로 가진 인터뷰를 통해 K팝 현주소에 대해 짚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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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J의 입국 현장을 보도한 칠레 주요 일간지 중 하나인 라스 울티마스 노티시아스(Las Ultimas Noticias), 간이 점포 주인이 직접 한류의 인기를 소개하고 있다.


◆JYJ, 슈주, 소시 인기.."중독적인 리듬 매력적"

칠레 언론들은 현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아티스트로서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빅뱅, 2NE1 등을 꼽았다. JYJ가 인기 있는 이유에 대해선 동방신기 멤버라는 이유가 컸다.

칠레의 수도 산티아고에 사는 JYJ의 팬 사무엘 아비에라(23) 역시 "동방신기 시절부터 JYJ를 좋아했다"며 "개인적으로 JYJ의 팬이지만, 슈퍼주니어와 소녀시대의 인기도 상당하다"고 전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남미의 토속적인 리듬을 지닌 레게가 칠레의 음악시장을 점령했다. 하지만 올해는 일렉트로닉 음악과 함께 중독적인 멜로디를 지닌 K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는 것이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이에 K팝의 매력에 대해서는 다른 음악보다 귀에 잘 익히는 리듬을 꼽았다. 칠레의 한 매체 관계자는 "K팝에서 느껴지는 에너지 넘치는 리듬과 가사가 매우 흥미로워 다른 장르보다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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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J 칠레 공연을 찾은 현지 팬들


◆유튜브, SNS 등을 통한 젊은 층 확보.."지속 가능성 높아"

현지 관계자들에 따르면 K팝의 팬 층은 만 15~25세, 규모는 2~3만 명 정도다. 인터넷을 주로 활용하는 젊은 층이 주를 이뤘다. 이들은 모두 동영상사이트 유튜브나 SNS를 통해서 처음 K팝을 접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실제 JYJ 공연 현장에서도 이 같은 기운을 느낄 수 있었다. 일부 남성 팬들도 눈에 띄었다.

콘서트를 찾은 남성 팬 마이콜 카스틸로(19)는 "친구들로부터 유튜브를 통해 K팝을 소개 받았다"며 "처음엔 그동안 들어온 음악들과 달라서 의아하기도 했지만 금세 중독돼 K팝에 빠져들게 됐다"고 전했다.

지속적인 측면에서도 성공 가능성을 높이 샀다. 겨우 시작 단계임에도 불구, K팝에 대한 열기가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독성 있는 비트와 멜로디, 강한 퍼포먼스 등은 언어를 뛰어넘어 영향력을 줄 수 있는 K팝만의 강점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지 언론 관계자들은 "처음으로 시작하니깐 엄청 커질 것 같다"며 "팬들은 이미 있는데 모든 사람들이 처음으로 한국음악을 듣고 시작하고 있으니깐 K팝이 확장하기 매우 좋은 시기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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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YJ 칠레 공연


◆극복해야 할 K팝의 한계

하지만 K팝이 여러 구조적 측면에서 여전히 한계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아직 공연장이 아닌 칠레 산티아고 인근에서 K팝의 열기를 실감하긴 어려웠다. 현지 주요 레코드숍에서 K팝 음반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K팝 가수들이 팬들과 소통을 위해 JYJ와 같은 남미투어를 빈번히 하기란 지리적인 한계와 장래의 불확실성이 있는 것이 현 실태다.

이에 현지 관계자들은 음반이 판매되기 시작하면 더욱 인기를 끌 것이라고 확언했다. 언어의 다소 불편함이 있더라도 방송과 앨범을 통해 자주 접할 수 있다면 더욱 발전할 것이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칠레 현지 기자는 "팬들은 정품CD가 수입되지 않아 인터넷으로 구입한다"며 "원래 25달러에서 30달러인데 인터넷에서 사기 때문에 300달러에서 400달러를 지불한다. 정식 CD가 유통된다면 더욱 빨리 퍼질 것이고 지금보다 더 유명해 질것이다"고 설명했다.

◆"현지어 K팝 사이트 서비스, 음반 유통 필요"

세계로 뻗어나가는 K팝인 만큼 팬들과 원활한 소통을 위해 세심한 부분에 신경을 써 줄 것을 당부했다. 현지 팬들에 따르면 스페인어로 번역된 K팝 가수들의 공식 홈페이지가 전무하다. 팬들은 K팝 정보를 접하기 위해 여러 측면에서 수고가 필요하다고 토로했다.

JYJ의 공연을 찾은 칼라 카르지오(21)는 "모든 나라들이 K팝을 기대하고 있다"며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을 활용해서 전 세계 팬들이 쉽게 정보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더 이상 한국에만 국한된 가수가 아니란 걸 모두가 다 안다"고 전했다.

칠레의 한 매체 관계자는 "JYJ, 빅뱅, 슈퍼주니어 등 K팝 가수들이 앨범을 통해 팬과 아티스트가 앨범을 통해 가까워지면 칠레뿐만 아니라 남미에서 큰 성공을 거둘 수 있기에 충분하다"며 "아티스트들은 칠레 팬들과 소통을 해야 한다. 이미 유명하지만 그러할 수록 더욱 가깝게 다가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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