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4 김소식 관전평]7차전 가면 삼성타선은 밴헤켄을 어찌하나

김소식 객원해설위원 / 입력 : 2014.11.09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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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전에서 넥센 선발 밴 헤켄에게 완벽하게 봉쇄당한 삼성 타자들. /사진=OSEN





목동구장에서의 한국시리즈 4차전은 철벽 마운드에 모처럼 상하 타선의 균형있는 타격이 어우러진 넥센의 9-3승리로 끝났다. 시리즈전적 2-2. 결국 승부는 잠실서 갈리게 됐다.


뛰어난 투수를 평가하는 중요한 잣대중 하나가 타자의 몸쪽 공을 자유자재로 던질 수 있느냐 여부다. 넥센 선발 밴 헤켄은 3일 휴식이후의 등판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6회까지 퍼펙트 투구를 구사하는 등 7이닝 23타자를 상대하며 단 80개의 공으로 삼성타선을 틀어막았다. 투수판 1루쪽 끝을 밟고 좌우 타자 가리지않고 몸쪽 공을 구사한다는 것은 결코 쉽지않다. 몸쪽 공을 던지다 실투로 연결되면 치명적인 한방을 허용하게 되기 때문인데 이날 밴 헤켄은 강속구와 변화구까지 타자 몸쪽 구사에 있어 완벽한 제구를 선보였다. 야구는 승패의 70~80%를 투수가 좌우하는 투수 놀음이다. 밴 헤켄과 같은 투수가 벤치를 얼마나 든든하게 해주는지 보여주는 경기였다.

마운드가 밴 헤켄으로 인해 든든한 동안 공격 첨병 서건창이 살아난 것도 반갑다. 넥센 공격력은 1번 서건창이 살아나야만 공격 루트도 다양해지고 중심 타선도 활성화된다. 이날 1회 선두타자로 나서 안타 출루한 서건창의 연이은 도루 2개는 삼성 선발 마틴을 조기강판시키며 삼성마운드를 총체적으로 흔들어놓았다. 서건창이 만든 이같은 삼성마운드의 불안요소 속에 그동안 오랜 침체를 겪었던 이택근과 박병호가 각각 홈런과 멀티히트로 부활의 날갯짓을 펼쳤다. 이렇게 살아난 이들이 잠실에선 어떤 활약을 펼칠지 기대된다.

넥센타선은 유한준의 2홈런과 이택근 박헌도의 홈런 등 홈런 4개 포함 9안타를 터뜨리며 전날 박한이의 역전투런에 당했던 패배감과 무력감을 일시에 떨쳐냈다.


야구에 꽃은 홈런이다. 호쾌하기도 하려니와 무엇보다 홈런 한방으로 1점부터 4점까지 만들어낼 수 있는 요술 방망이이기에 팬들에게 반전의 묘미를 선사하며 카타르시스를 안긴다. 꾸준히 제 역할을 묵묵히 해낸 유한준에게 이날의 홈런 2방은 위로와 보상이 될 것이고 이택근에겐 부진의 터널이 끝났다는 신호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전날 천신만고 끝에 승리를 따내며 시리즈의 분위기를 가져가는 듯 싶던 삼성은 이날 밴 헤켄의 호투에 밀려 6회까지 퍼펙트를 당했다. 시리즈가 7차전까지 갈 경우 1,4차전서 호되게 당했던 삼성타선에 밴 헤켄이 트라우마로 남을까 우려될 정도다.

삼성타선은 밴 헤켄의 주무기 포크볼에 대한 마음의 준비를 했을듯한데 이날 밴 헤켄은 속구를 위주로 피칭하며 삼성 타선의 허를 찔렀다. 여기에 포크볼과 커브, 체인지업 등을 곁들이며 삼성 타선을 완전히 무력화시켰다.

초반 실점으로 삼성 타선이 조급함을 드러낸 것도 한몫했다. 어려운 투수라면 공을 될수록 많이 보며 구질도 익히고 투구수를 늘려 부담도 주고 해야되는데 삼성타자들은 초구와 2구에 승부를 거는 경우가 많았다. 이날 7회까지 밴 헤켄이 삼성 타자 23명을 상대하면서 5구 이상을 던진 경우는 5번에 불과했다.

삼성의 9회초 마지막공격도 아쉽다. 선두타자 김태완이 10구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나갔고 박한이 타석때 무관심도루로 2루 진루, 박한이 역시 한현희로부터 볼넷을 얻어 무사 1,2루, 바뀐투수 문성현의 투수실책으로 만루. 아무리 승부가 8점차로 벌어졌어도 무사만루 상황이란 쉽게 얻는 기회가 아니다. 여기서 최형우가 연속 3번 방망이를 휘두르며 파울, 파울에 이은 병살타를 만들어낸 것은 너무 성급했다. 투수실책까지 범해 위축됐을 문성현을 끈질기게 볼을 고르며 압박했으면 밀어내기도 가능했을 거고 이같은 압박감은 계속된 좋은 기회를 얻을 수도 있었으리라 본다.

어쨌거나 경기는 끝났고 잠실에선 어떤 드라마가 써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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