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신 잇몸' 롯데, 임시 선발 투입 효과도 'OK'

국재환 기자 / 입력 : 2015.05.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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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 선발로 나서 좋은 활약을 펼친 롯데 김승회(왼쪽)와 구승민. /사진=뉴스1 & 롯데 자이언츠 제공





4월만 하더라도 롯데 자이언츠는 선발 걱정이 없었다. '외국인 듀오' 조시 린드블럼과 브룩스 레일리가 좋은 활약을 펼쳐줬고, 송승준도 로테이션에서 잘 버텨줬다. 뿐만 아니라 이상화와 심수창이 4, 5선발로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5월 초부터 심상치 않은 조짐이 나타났다. 레일리의 평균자책점이 급등하기 시작했고, 이상화도 두 차례 등판에서 모두 부진하며 2군으로 내려가고 말았다. 덩달아 송승준도 옆구리 근육 부상이 발생하는 바람에 지난 7일 사직 SK전 등판 이후 2주가량 선발 로테이션에서 이탈했다.

문제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트레이드를 통해 합류한 박세웅도 기대에 미치지 못한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설상가상으로 팀도 선발진의 부진 속에 5월 첫 9경기에서 1승 8패를 기록, 5할 아래로 승률이 떨어지고 말았다. 또한 심수창이 마무리로 전업함에 따라 선발진 1자리에 구멍도 생겼다.

롯데의 추락이 시작됐다는 우려 섞인 반응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롯데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3연전(5월 12일-14일)을 2승 1패로 마쳤고, 이어진 kt wiz와의 3연전(5월 15일-17일)을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또한 KIA 타이거즈와의 3연전(5월 19일-21일)에서도 2승 1패를 기록, 3연속 위닝시리즈에 성공하며 좋은 기세를 이어갔다.


롯데가 3연속 위닝시리즈에서 거둔 성적은 7승 2패였다. 이 중 임시 선발투수가 나섰던 경기에서 거둔 승수는 3승으로, 절반 정도에 달했다.

시작은 지난 13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린 넥센과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였다. 이날 선발로 나선 이인복은 팀 타선의 화끈한 지원 속에 2회까지 5-1의 리드를 등에 업었다. 하지만 3회초 난조로 인해 3점을 더 내줘 5-4로 추격을 허용한 끝에 홍성민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말았다. 비록 조기강판의 멍에를 써야했지만 이인복은 끝내 역전까지는 허용하지 않았다. 그리고 롯데 불펜진은 넥센의 강타선을 잘 막아냈고 롯데는 9회말 터진 최준석의 끝내기 홈런을 앞세워 9-8의 짜릿한 승리를 거둬 5월 첫 위닝시리즈를 확정지었다.

두 번째는 16일 수원 kt전이었다. 롯데는 이날 선발로 불펜요원 김승회를 내세웠다. 지난달 24일 2군에 내려 간지 약 3주 정도 만에 치르게 된 1군 복귀전이 선발 등판이었다. 게다가 김승회는 지난 2013년 5월 4일 삼성전 이후 단 한 번도 선발로 경기에 나선 적이 없었다.

어떻게 보면 도박일 수도 있었다. 그러나 김승회는 5 ⅓ 이닝 4피안타 2볼넷 4탈삼진 1실점을 기록, 팀의 10-1 완승을 이끎과 동시에 2연속 위닝시리즈를 확정짓는 역할을 했다. 동시에 지난 2012년 9월 24일 한화전 이후 964일 만에 선발승을 따내는 감격을 맛보기도 했다.

그리고 21일 사직 KIA전. 이날의 임시 선발은 1군 데뷔전을 치르는 우완투수 구승민이었다. 팀이 앞선 2경기에서 1승 1패를 기록한 상황에서 선발로 나선 구승민은 단 한 번도 1군 등판 경험이 없었다. 또한 KIA 선발이 김병현이었기 때문에 무게 추가 KIA 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구승민은 4 ⅓ 이닝 동안 2점밖에 내주지 않는 기대 이상의 피칭을 선보였다. 비록 경기 중반까지 팀은 0-2로 끌려갔지만, 구승민이 실점을 최소화해준 덕분에 롯데는 4-2의 역전승과 함께 3연속 위닝시리즈를 확정지을 수 있게 됐다.

세 번의 임시 선발이 나선 경기에서 롯데는 모두 승리를 따냈다. 비록 이인복이 나선 경기에서는 불펜진의 소모가 컸지만, 어찌됐건 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며 5월 첫 위닝시리즈의 스타트를 끊을 수 있게 됐다.

아직 롯데로서는 몇 번 더 임시 선발을 내세워 경기를 풀어가야 한다. 송승준이 21일 KIA전에서 화려한 복귀전을 치렀지만, 박세웅이 1군에서 말소됐고 이상화의 복귀 시점도 아직은 미지수다. 적어도 선발진 두 자리에는 임시 선발 투입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일단 임시 선발을 내세운 경기에서 롯데는 모두 승리를 따냈다. 동시에 임시 선발로 나선 김승회, 구승민도 자신감이라는 귀중한 자산을 얻어냈다.

과연 롯데 임시 선발들의 활약은 꾸준히 이어질 수 있을까. 당장 22일 부산 사직구장서 열리는 LG전에는 앞선 등판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김승회가 선발로 출격한다. 이 대신 잇몸으로 나서는 롯데의 임시 선발들이 팀의 상승세에 계속해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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