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삼성, '대구구장 시대' 시작도 끝도 2위였다

잠실=김동영 기자 / 입력 : 2015.10.3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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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국시리즈 1차전이 열린 대구구장 모습.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 라이온즈가 두산 베어스에 패하며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전인미답의 고지인 통합 5연패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한 셈이다. 이로 인해 삼성은 '대구구장 시대'의 처음과 끝을 2위로 마치게 됐다. 뒷맛이 씁쓸하게 남는 셈이다.


삼성은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13으로 패했다.

마지막까지 힘든 경기였다. 선발 장원삼이 3회도 넘기지 못한 채 2⅔이닝 7실점으로 무너졌고, 타선은 상대 투수진에 묶이며 또 한 번 침묵했다. 여러 차례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올린 득점은 2점이 전부였다.

이로써 삼성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9-8로 승리를 따낸 후 내리 네 경기를 내주며 아쉽게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하고 말았다. 윤성환-안지만-임창용이라는 큰 기둥 3개가 빠지면서 전력 공백이 생겼고, 분위기까지 가라앉으며 1승 후 4연패라는 뼈아픈 기록을 남기고 말았다.


사실 지난 10월 3일 정규리그 5연패를 달성할 때만 하더라도 이런 결과를 예상하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전력 누수가 생겼고, 시리즈 들어와서도 투타에서 두산에 완전히 밀리며 아쉽게 우승에 실패하고 말았다.

이날 패배로 삼성은 또 하나의 아쉬움을 남기게 됐다. '대구구장 시대'의 마지막을 준우승으로 마무리한 것이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류중일 감독이 "대구구장 마지막 시즌이다. 우승으로 마무리하고 싶다"라고 말한 바 있지만, 현실이 되지는 못했다.

더불어 대구구장 시대의 처음과 끝을 2위로 마치는 상황도 맞게 됐다. 삼성은 1982년 원년 시즌에서 후기리그 1위(28승 12패)를 기록하며 전기리그 1위 OB(29승 11패)와 한국시리즈를 치렀다. 1차전을 3-3 무승부로 마친 삼성은 2차전을 9-5로 잡고 먼저 1승을 챙겼다.

하지만 3~5차전을 모두 내주며 1승 1무 3패에 몰렸다. 그리고 최종전이 된 6차전에서 3-3으로 맞선 9회초 김유동에게 만루 홈런을 맞으며 3-8로 패배, 한국시리즈 우승에 실패했다. '호화 군단'을 자랑했던 삼성이었지만, OB에 발목을 잡히며 원년 준우승에 그친 것이다.

그리고 33년이 지난 2015년 삼성은 대구구장을 홈으로 쓰는 마지막 시즌에서 준우승에 그쳤다. 주축 투수 3명이 빠져도 여전히 좋은 선수가 많았던 삼성이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공교롭게도 OB의 후신인 두산을 상대로 패했다. 30여 년을 뛰어넘어 같은 팀에 무릎을 꿇은 셈이다.

물론 1982년도 2015년도 대구구장에서 시리즈가 마감된 것은 아니다. 1982년은 동대문 야구장에서, 2015년은 잠실구장에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는다. 더 좋은 홈구장으로 이전을 앞두고 있지만, 대구구장 시절의 시작도 끝도 2위라는 점은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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