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주' 이준익 감독, 시로 남은 시인과 잊혀진 독립운동가(종합)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1.28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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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기범 기자


이준익 감독의 손에서 되살아난 윤동주 시인을 다룬 흑백영화 '동주'가 베일을 벗었다. 28일 오후 서울 메가박스 동대문에서 영화 '동주'의 언론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베일을 벗은 동주는 시인 윤동주의 영화이자 그의 사촌이다 벗, 라이벌이었던 독립운동가 송몽규의 이야기이기도 했다.

'동주'는 이름도 언어도 꿈도 모든 것이 허락되지 않았던 일제강점기, 한 집에서 태어나고 자라 시인으로, 독립운동가로 살았던 윤동주(강하늘 분)와 송몽규(박정민 분)의 이야기를 담았다. '사도', '왕의 남자', '소원'의 이준익 감독은 문학청년 윤동주, 패기 넘쳤던 송몽규의 어린 시절부터 활동기, 죽음에 이르기까지를 윤동주의 시와 함께 담았다.


이준익 감독은 "윤동주 시인을 영화화하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도시샤 대학 안에 있는 윤동주 비석을 보고 나서"라며 "한 사람의 이야기로는 드라마 형성이 잘 안됐다. 70년 동안 TV 드라마가 나오지 못한 것도 그 이유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송몽규란 인물과의 관계 속에서 윤동주를 그리면 한 편의 영화로 충분한 이야기를 그릴 수 있겠구나 했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윤동주는 과정은 보잘것 없으나 결과가 좋다. 1948년 시가 남아 여러분 가슴에 있다"며 "송몽규는 결과가 없다. 하지만 과정이 훌륭하다"고 비교했다. 그는 "영화 속 송몽규의 선택은 80% 가까이 실화"라면서 "결과가 아름다운 동주를 통해 과정이 아름다웠던 몽규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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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익 감독 / 사진=이기범 기자



흑백영화를 선택하는 데는 주저함이 없었다는 게 이 감독의 설명. 그는 "컬러로 찍어야 하나 고민한 적은 없었다. 윤동주 선생을 기억하는 사진 속 흑백 이미지를 벗어나고 싶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저예산 영화로서 일제시대 미술을 감당하기 어려웠다는 현실적인 이유 또한 영화가 흑백으로 만들어지는 데 일조했다.

이 감독은 "자로 잴 수는 없지만 영화 속 이야기 70%는 사실이고 나머지는 픽션이 가미된 것"이라면서 극중 등장하는 여인 등 허구의 인물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시의 등장 순서라든지, 정지용 백석 시집 등의 출간 연대가 맞지 않는다는 점은 있지만 "이런 부분은 2시간 안에 모든 것을 풀어내야 하는 영화적 허용으로 봐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이준익 감독은 "윤동주 시인을 영화화하는 데 당연히 부담이 있다. 제대로 못 만들면 평생 지고 가야 한다"면서 "하지만 제가 철이 없다. 하지만 잘해야겠다고 결심을 심하게 서면 발목을 잡힐 수 있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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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주'의 강하늘(사진 왼쪽)과 박정민 / 사진=이기범 기자


배우 강하늘과 박정민 또한 열등감과 패배감을 느끼는 평범한 청년이었던 윤동주, 기억 속에 잊혀진 독립운동가 송몽규에 대한 애정을 감추지 않았다.

강하늘은 "내가 좋아하던 예술작품은 늘 결과물이었다. 이 영화를 하고 나니 시가 나온 배경, 그 작품이 나온 배경에 더욱 관심이 가게 된다"고 밝혔다.

영화에 임하기 전 북간도를 먼저 찾아 송몽규의 묘를 둘러보기까지 했다는 박정민은 "의식없는 사람이었던 내 안에 작은 변화가 있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영화는 오는 2월 18일 개봉한다. 그 이틀 전인 2월 16일은 고 윤동주 시인의 71주기이며, 내년은 그의 탄생 100주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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