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싱글' 웃기지만 뼈 있는 김혜수표 휴먼 코미디

[리뷰]'굿바이 싱글'

윤성열 기자 / 입력 : 2016.06.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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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든 작든 결핍은 누구에게나 있다. 결핍이야말로 인간에게 성장을 가져다주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영화 '굿바이 싱글'(감독 김태곤)은 그런 결핍을 통해 성장해가는 싱글녀의 이야기를 유쾌하지만, 제법 진정성 있게 풀어냈다. 마냥 웃고 넘기기엔 이야기에 '뼈'가 있다.

'굿바이 싱글'은 대한민국 대표 독거 여배우의 '가짜' 임신 스캔들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휴먼 코미디. '믿고 보는 배우' 김혜수와 마동석의 연기 호흡으로 큰 기대를 모았다.


한 때 연예계를 평정했던 40대 톱 배우 주연(김혜수 분)이 등장한다. 그녀는 '싱글'이다. 겉은 화려해 보이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지금은 한풀 꺾인 인기와 남자친구의 공개적 배신에 충격을 받는다. '연하남 킬러', '한물간 연예인', '국민 진상' 등 온갖 오명까지 따라붙는다.

마음을 터놓을 사이라곤 20년 지기 해외파 스타일리스트 평구(마동석 분), 소속사 김대표(김용건 분). 하지만 진짜 가족, 그녀의 편은 아무도 없는 것 같다. 결국 '내 편'은 자식밖에 없다고 결론을 내린 주연은 돌연 아이를 갖겠다고 선언한다.

산부인과를 찾아간 주연에게 우연히 중학생으로 임신하게 된 단지(김현수 분)가 나타난다. 단지도 주연만큼 결핍이 많은 여자다. 부모를 일찍 여의고, 아이를 부양할 능력이 없어 미래가 두렵기 만하다. 그러나 주연은 아이를 낙태하려는 단지를 다그치며 '아이를 낳으면, 단지 대신 기르고 키우겠다'고 은밀한 제안을 한다.


평구는 그런 주연을 뜯어말리지만, 주연은 고집을 꺾지 않고 임실 사실을 세상에 알린다. 물론 주연이 아닌 단지가 임신한 것. 주연은 마치 자신이 임신부인 것처럼 감쪽같이 속여 당당한 미혼모 여성으로 이미지 변신에 성공하지만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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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굿바이 싱글' 스틸 컷


'굿바이 싱글'은 지난 2014년 독립 영화 화제작 '족구왕'의 각본을 쓴 김태곤 감독의 첫 상업영화다. 첫 상업영화로 코미디 장르에 도전한 김 감독은 이야기를 맛깔나게 이끌어 가면서 최대한 자연스러운 웃음이 나오도록 했다. 철딱서니 없는 톱스타로 변신한 김혜수의 탁월한 연기도 빛을 발한다.

'나쁜 녀석들' '군도-민란의 시대' 등 나오는 출연작에서 주로 상남자 이미지가 강했던 마동석의 반전 매력 역시 웃음 포인트다. 가족이 없는 주연에게 엄마처럼 잔소리를 하며 사건을 수습해나가는 섬세함과 듬직함이 극의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다.

서현진(평구의 아내), 곽시양(연하남 배우), 김용건(소속사 대표), 황미영(매니저), 이성민(국민 앵커) 등도 극의 재미를 배가시키는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굿바이 싱글'은 웃음으로 끝나지 않는다. 주연과 단지의 결핍에서 비롯된 일련의 사태들은 가볍게만 치부할 수 있는 코미디에 무게감을 실어 감동을 전달한다.

미혼모인 단지가 너무 어린 나이라 불쾌함을 줄 순 있다. 하지만 극은 주연과의 갈등을 통해 미혼모에 대한 사회적 편견을 드러내며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깊이 있고 흡입력 있게 전개된다. 휴먼 코미디 영화가 대개 그렇듯 한 편을 보고 나면 훈훈하고 유쾌하다. 적절한 웃음과 감동을 버무린 영화를 찾는다면 '굿바이 싱글'은 꽤 괜찮은 선택이다.

러닝타임 119분. 15세 이상 관람가. 6월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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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열 | bogo10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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