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이 순간] '무사 만루 무실점' 양현종이 보여준 에이스의 품격

부산=국재환 기자 / 입력 : 2016.07.19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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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양현종(28).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에이스의 품격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보여줬다. KIA 타이거즈 왼손투수 양현종(28)이 절체절명의 무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5-0으로 앞선 상황이었기에 다소 여유가 있었지만, 양현종은 에이스다운 피칭을 선보이며 추격의 불씨를 완벽하게 소멸시켰다.


양현종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 시즌 10차전에 선발투수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2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 팀의 6-1 승리를 이끌며 시즌 5승째(7패)를 수확했다. 평균자책점도 3.39에서 3.23으로 낮추며 두산 베어스의 더스틴 니퍼트(3.26)를 제치고 이 부문 단독 선두로 뛰어 올랐다.

이날 양현종은 3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누상에 내보내지 않았다. KIA는 양현종의 3이닝 퍼펙트 행진과 3회초 터진 나지완의 선제 투런 홈런을 앞세워 경기 초반 2-0 리드를 잡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잘 던지던 양현종도 4회말 첫 번째 위기를 맞닥뜨렸다. 그는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한 뒤, 김문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맥스웰에게 또 다시 우전 안타를 맞고 1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점수 차가 2점에 불과한 데다, 황재균, 강민호, 최준석으로 이어지는 롯데 중심 타선을 상대하게 된 만큼 실점은 불가피해 보였다. 그러나 양현종은 레벨이 다른 투수였다. 실점 위기에 몰린 양현종은 황재균을 공 네 개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잠재운데 이어, 강민호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 상황을 스스로 잠재우는 담력을 선보였다.

4회 위기 탈출은 예고편에 불과했다. 양현종은 팀이 5-0으로 앞선 6회말 또 한 차례 위기 상황을 맞닥뜨렸다.

양현종은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1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허용한 뒤, 후속타자 김문호를 1루수 방면 땅볼로 잘 유도했다. 하지만 김문호의 타구를 1루수 브렛 필이 다리 사이로 빠뜨리는 바람에 무사 2, 3루 위기에 몰리게 됐다. 설상가상으로 맥스웰에게 볼넷을 허용, 무사 만루라는 대량 실점 위기까지 맞닥뜨려야 했다. 연속 안타, 혹은 홈런 한 방을 허용한다면 격차는 순식간에 좁혀질 수도 있었다.

흔들릴 법도 했다. 그러나 양현종은 에이스였다. 무사 만루에서 첫 타자 황재균을 중견수 방면 얕은 뜬공으로 처리한 양현종은 강민호마저 공 네 개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두 개를 따냈다. 그리고 계속된 2사 만루 위기에서 최준석을 3루수 땅볼로 유도,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며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이와 함께 더그아웃으로 돌아가는 길에 실책을 저질렀던 필을 격려하는 모습까지 보여주기까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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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종(오른쪽)이 무사 만루 위기를 막아낸 뒤, 앞선 상황에서 실책을 범했던 1루수 브렛 필(왼쪽)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사실상 승부는 양현종이 6회 무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기면서 KIA 쪽으로 넘어왔다.

KIA는 이후 7회말 1사 만루 위기마저도 홍건희가 실점 없이 잘 넘겼고, 경기 막판까지 상대 추격을 잘 막아낸 끝에 후반기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할 수 있었다. 이 모든 게 양현종이 무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고 상대의 기세를 꺾었기 때문이라 해도 과언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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