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 나홍진, 디렉터스컷 감독상..이병헌 男연기자상, 김민희는 불참(종합)

제천(충북)=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8.12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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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 감독과 이병헌 / 사진=임성균 기자


감독이 주는 감독상은 '곡성'의 나홍진 감독의 차지였다. 이병헌과 김민희는 남녀 연기자상을 받았으나 김민희는 불참했다.

제 12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JIMFF) 개막 2일째인 12일 오후 충북 제천 레이크호텔 가든테라스에서 2016 디렉터스 컷 어워즈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의 감독상은 '곡성'의 나홍진 감독에게 돌아갔다. 칸영화제 비경쟁부문에 초청됐던 '곡성'은 스릴러와 공포, 오컬트를 아우르며 국내 장르영화에 한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으며 흥행까지 성공한 올해의 화제작이다.

무대에 오른 나홍진 감독은 "2008년 '추격자'로 신인감독상을 받았다. 이런 순간이 또 올까 무서웠다. 무서웠기에 정말 열심히 영화를 만들려 했던 것 같다. '황해'를 굉장히 아끼고 사랑합니다만 감독님들이 건너뛰셨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홍진 감독은 "속이 많이 상해 더 분발했다. 이 상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후배 분들에게 죄송하지만 또 받기 위해서 죽을 각오로 더 열심히 영화를 만들도록 하겠다.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남겼다.


남자 연기자상은 '내부자들'의 이병헌이 수상했다. 이병헌은 윤태호 작가의 동명 웹툰이 원작으로 한 묵직한 스릴러에서 정치깡패 안상구 역을 맡아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임을 다시 입증했다.

이병헌은 "옷을 잘 갖춰 입고 왔다가 너무 더워 수상소감마저 제대로 하지 못할까봐 이렇게 풀어헤치고 무대 위에 올랐다"며 "많은 분들이 저처럼 올림픽 때문에 수면 부족이실 거라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병헌은 "경기들을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선수들이 4년 동안 피땀 흘려 연습을 하다가 저 몇 분 몇 초 사이에 승부가 나는 것이 너무 가혹하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배우는 참 괜찮은 직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선수가 탄생하기까진 훌륭한 감독 코치 등이 잠재력을 일깨워줬을 것이다. 배우도 마찬가지다. 훌륭한 감독과 스태프가 배우를 진정한 배우로 만들어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소박하고 작은 상인 것 같은데 오는 기쁨은 크다. 가까이 호흡하는 감독님들이 직접 주는 상이기 때문에 기쁨이 큰 것이 아닌가 한다. 우민호 감독님과 '내부자들'의 모든 스태프, 함께 한 배우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여자 연기자상은 '아가씨'의 김민희가 선정됐다. 그는 칸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인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서 속을 알 수 없는 아가씨 히데코 역을 맡아 열연했다. 최근 홍상수 감독과의 불륜설에 휘말린 김민희는 이날 시상식에 불참해 제작사 관계자가 대신 상을 받았다.

시상자 이현승 감독이 "민희야, 감독들은 너를 사랑한단다"라며 애정과 지지를 표명한 가운데 상을 수상한 임 대표는 "먼저 신인상을 수상한 김태리 배우가 떨리는 목소리로 수상소감을 밝혀 불안했는데 잘 해주더라. 민희 양도 너무 좋은 연기 태리 양도 너무 좋은 연기 보여줘서 고마웠다"고 말했다. 그는 "꼭 전달해서 감독님들이 민희 양을 지지해준다는 것을 알려주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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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리와 박정민 / 사진=임성균 기자


남자신인연기자상은 '동주'의 박정민이 받았다. 2011년 '파수꾼'으로 데뷔한 뒤 크고작은 역할을 소화해 냈던 그는 '동주'에서 못다 핀 독립운동사 송몽규로 분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박정민은 "얼마 전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와 받았더니 본인이 최동훈 감독이라고 하시기에 드디어 내게도 이런 보이스 피싱이 오는구나 생각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정민은 "감독님들이 주는 상을 주신다기에 전화 끊자마자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 살면서 이 무대에 설 일이 있을까 고대했던 자리인데 불러주셔서 감사드린다. '동주'라는 영화를 찍으며 영화만들기가 참 힘들고 고되고 한편으로 즐거운 일이란 걸 배웠다. 그 마음 잃지 않고 연기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밝혔다.

여자신인연기자상은 '아가씨'의 김태리가 수상했다. 김태리는 '아가씨'에서 아가씨를 속이려 저택에 들어간 가짜 하녀 숙희 역을 맡아 스크린 데뷔작임이 믿기지 않는 다부진 연기를 펼쳤다.

무대에 오른 김태리는 "정말 감사드린다. 작품 한 편이 저에게 많은 이벤트를 선물해준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태어나면 죽는 것 외엔 필연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연극을 시작한 것도 '아가씨'의 숙희가 된 것도 이 상을 받는 것도 우연이라 생각한다"며 "더 깊은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많은 운과 우연 속에 만난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연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후 만난 모든 분들이 지금의 저를 만드신 것 같다. 이 상 보면서 지금의 마음가짐을 기억하겠다. 좋은 배우가 가져야 할 미덕을 항상 고민하는 배우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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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진(사진 왼쪽) 장재현 감독 / 사진=임성균 기자


신인 감독상은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이 받았다. 한국 상업영화로는 드물게 엑소시즘을 앞세운 '검은 사제들'은 강동원 김윤석 박소담 등 배우들의 캐릭터가 함께 주목받으며 540만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다.

수상한 장 감독은 "많이 부족한 감독에게 이 상을 주셔서 감사드린다. 앞으로 열심히 하는 배우 되겠다. 함께 한 스태프와 가족에게 더욱 잘 하겠다"고 다짐했다.

독립영화감독상은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 안국진 감독이 영예를 안았다. 주인공인 배우 이정현이 지난해 청롱영화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안 감독은 "영화가 나온 지 이제 약 1년이 됐다. 평소 존경하는 감독님이 주신 상으로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돼 기쁘고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배우분들에게 빚이 많은 영화라 상을 받을 때마다 배우들이 탈 상을 대신 타는 느낌이다.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 자리에 계신 오광록 선배님과 주인공 이정현씨에게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작자상은 '동주'의 신연식 감독에게 돌아갔다. 신 감독이 각본과 제작을 겸한 '동주'는 여러 악조건에도 116만 관객을 기록하며 사랑받았다.

신연식 감독은 "이 상은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최동훈 감독이 다른 일로 전화하신 줄 알았다. 이 상을 받았다고 해서 너무 몰랐다"고 털어놨다. 신 감독은 "훌륭한 배우와 헌신적인 스태프 덕에 상상도 못한 상을 받는 것 같다. '동주' 개봉 전날 이준익 감독이 이번에 이 빚을 못 갚으면 바로 다음 영화를 하자고 하신 일이 큰 힘이 됐다. 저도 큰 힘이 되는 제작자가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디렉터스 컷 어워즈 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영화감독조합이 주관하는 2016 디렉터스 컷 어워즈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7월까지 개봉한 영화가 대상. 감독들이 직접 감독상, 신인감독상, 신인감독상, 남녀 연기자상, 남녀 신인연기지상, 제작자상, 독립영화감독상 등 총 8개부문을 시상했다. 2014년부터 제천국제음악영화제 기간 중 개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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