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물' 김기덕X류승범, 남북의 비극을 말하다(종합)

김현록 기자 / 입력 : 2016.09.28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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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휘선 인턴기자


김기덕 감독의 신작 '그물'이 베일을 벗었다. 류승범이 맡은 불운한 북한 어부의 이야기가 남북의 비극을 환기시켰다.

28일 오후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에서 영화 '그물'(감독 김기덕)의 언론배급시사회가 열렸다.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토론토국제영화제를 통해 먼저 소개됐던 김기덕 감독의 22번째 영화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소개되는 자리다.


'그물'은 배에 그물이 걸려 뜻하지 않게 남한으로 넘어 온 북한 어부에게 벌어진 일을 담은 작품. 남한에선 간첩으로 몰려 안기부에게 고초를 겪고 북한에선 다시 보위부에 끌려가는 어부의 이야기가 신랄하게 그려졌다.

어부 철웅 역을 맡은 주인공 류승범은 해외 스케줄 문제로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기덕 감독은 "함께했으면 좋았을 텐데, 베니스 영화제에서 들어보니 도저히 참석할 수가 없더라"며 아쉬워했다. 그러나 김기덕 감독과의 첫 작품에서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한 류승범의 이야기는 확인할 수 있었다. 김기덕 감독과 수차례 작업해 온 배우 김영민은 류승범을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표현하며 "굉장히 많은 준비를 하고 에너지를 가져왔더라"라고 말했다. 그는 "3~4회차가 지나니 류승범이 '감독님은 원래 이렇게 빠르냐'고 묻더라"며 "승범씨가 가져 온 에너지를 끝가지 유지하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원근은 류승범에 대해 "멋지고 닮고 싶은 분"이라며 "스크린보다 실제로 보면 정말정말 멋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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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물'의 이원근, 김기덕 감독, 김영민, 최귀화 / 사진=김휘선 인턴기자



제작자로 참여한 '풍산개', '붉은가족'을 비롯해 신작 '그물'까지 남북관계에 대한 작품을 연이어 만들어 온 김기덕 감독은 6.25 상이용사가 나오는 옛 작품 '수취인 불명'은 자신의 유일한 자전적 이야기라며 "저희 아버님이 6.25에 참전해서 실탄 4발을 맞으셨고 평생 병상에 누워계시다 돌아가셨다"고 밝혀 눈길을 모았다. 김기덕 감독은 "그것이 큰 적대감으로 작용했다. 그래서 해병대에 갔고 적대적인 감정으로 훈련을 받고 했다"면서 "제대 후 개인적 분노로만 남북관계가 해결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그러한 생각이 감독으로서 점차 변했다"며 "왜 이 이야기를 하느냐면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달라진 것이 없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덕 감독은 "'풍산개'나 '붉은 가족'에 보면 외세에 의한 적대심이 담겨 있다. '풍산개'에도 무기를 넣어주니 서로 강한 무기를 들고 싸우려 하는 장면이 있고, '붉은 가족'에도 이데올로기로 무장된 가족의 대비가 있다. '그물'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김기덕 감독은 '그물'에 대해 "참 슬프고 아픈 영화다. 개인쩍으로 매일 울며 찍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제 개인의 문제도 아니다. 인생, 인간에 대한 영화를 만들다 국가, 정치에 대한 영화를 만드냐고 날카롭게 지적도 받지만, 이 세상이 안전해야 우리도 잘 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년 '스톱'이라는 원전에 대한 영화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김기덕 감독은 "자연재해에 의한 원전, 인간의 이기가 일으킨 전쟁에 대해 자유롭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최근에 이렇게 집중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며 "청소년관람가가 나왔다. 다음 세대에게 좀더 안전한 남북관계를 물려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물'은 오는 10월 6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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