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위기에서 발휘된 '뎁스'의 힘.. 상승세 계속?

잠실실내체=김동영 기자 / 입력 : 2017.01.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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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란히 18점씩 올리며 삼성전 승리를 이끈 문태종과 허일영. /사진=KBL 제공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가 서울 삼성 썬더스를 잡고 최근 3연승을 달렸다. 두 기둥, 이승현(25, 197cm)과 김동욱(36, 194cm)이 없어도 오리온은 강했다. 두터운 선수층의 힘이 발휘됐다.


오리온은 14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시즌 삼성과의 4라운드 격돌에서 89-79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오리온은 두 가지 악재가 터졌다. 지난 12일 전자랜드전에서 이승현이 발목 부상을 입었고, 4주 진단이 나왔다. 골밑에서 중심을 잡아주던 이승현의 모습을 당분간 볼 수 없게 된 것이다. 오리온은 전자랜드에 이기고도 웃지 못했다.

또 있다. 13일에는 김동욱이 어깨 통증을 호소했다. 추일승 감독은 "김동욱이 13일 일어났는데, 어깨가 안 올라간다고 하더라"라고 설명했다. 김동욱 역시 몇 경기 출전이 어려울 전망이다.


이승현과 김동욱의 팀 내 비중은 어마어마하다. 추일승 감독도 "팀의 두 기둥이라 할 수 있는 이승현과 김동욱이 빠졌다"라고 짚었다. 1위 삼성을 만나는 상황에서 전력에 구멍이 크게 뚫린 셈이었다.

그래도 오리온은 강했다. 나머지 선수들이 골고루 활약하며 '거함' 삼성을 잡았다. 기분 좋은 승리였다. 외곽이 폭발했고, 수비와 리바운드에서도 뒤지지 않았다. 전반은 뒤졌지만 후반 들어 기세를 올리며 역전승을 일궈냈다.

'뎁스'의 힘이었다. 오리온의 두터운 선수층이 위력을 뽐냈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많이 뛰지 못했던 허일영(32, 195cm), 문태종(42, 199cm), 최진수(28, 203cm), 장재석(26, 203cm) 등이 폭발하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이날 허일영은 3점슛 네 방을 포함해 18점 3리바운드를 올렸고, 문태종 역시 3점슛 4개를 꽂으며 18점 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최진수도 11점 2리바운드 2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장재석 역시 7점 10리바운드 3블록을 기록하며 골밑을 지켜냈다.

여기에 더해 '에이스' 애런 헤인즈(36, 199cm)가 14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완성했고, 오데리언 바셋(31, 185cm)도 17점 2리바운드 9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이승현과 김동욱의 공백이 아주 보이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다른 선수들의 활약이 있어 최소화 할 수 있었다. 이는 승리라는 결과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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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밑을 지키며 팀 승리를 이끈 장재석. /사진=KBL 제공





사실 허일영, 최진수, 문태종, 장재석은 올 시즌 출전시간이 줄어들기는 했다. 이날 전까지 허일영은 평균 21분 28초를, 최진수는 평균 19분 06초를, 문태종은 16분 31초 출전에 그쳤다. 장재석도 10분 16초가 전부였다.

지난 시즌 허일영이 24분 42초, 문태종이 25분 35초를 뛰었던 것에 비해 플레잉 타임이 줄었다. 장재석도 지난 시즌 뛴 17분 50초보다 짧아졌다. 입대 전이던 2013-2014 시즌 평균 22분 53초를 뛰었던 최진수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최진수는 그 전에는 평균 30분 이상을 소화했었다.

하지만 이날은 허일영이 24분 19초를, 문태종이 23분 6초를, 최진수가 34분 53초를, 장재석이 35분 23초를 뛰었다. 확실히 늘어난 시간이다. 이승현-김동욱의 부재에 따른 결과지만, 어쨌든 코트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승리를 이끌었다.

사실 허일영-최진수-문태종-장재석은 그동안 오리온의 주축으로 계속 뛰어왔던 선수들이다. 주전으로 나서도 손색이 없다. 팀 상황으로 인해 시간이 줄었을 뿐이다.

허일영은 삼성전 승리 후 "뛰는 시간이 적다 보니 자신감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항상 감은 괜찮았다. (이)승현이와 (김)동욱이 형이 없지만, 기다린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우리는 할 수 있는 선수들이 많다"라고 말했다.

추일승 감독도 "이승현-김동욱이 빠졌지만, 나머지 선수들이 각성했다. 오리온이 한 명, 두 명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팀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긍정적인 부분이다"라고 짚었다.

결국 오리온의 '뎁스'가 위력을 떨친 것이다. 이승현과 김동욱이 빠진 것은 치명적이지만, 속절없이 무너지지 않는다. 그만큼 오리온은 좋은 선수들이 많다. 두터운 선수층이 가진 힘이다.

이 대신 잇몸이 아니라, 또 다른 이가 있는 모습이다. '뎁스의 힘'을 보여준 오리온이 전반기 마지막을 어떻게 장식할지, 이승현과 김동욱이 자리를 비우는 동안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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