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on Air] 심수창 "2군 시절, 잠실 외야서 몰래… 어머니 보며 더 절실" (일문일답)

오키나와(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17.02.22 06:05
  • 글자크기조절
image
21일 요미탄구장서 역투를 펼치고 있는 심수창.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외모는 여전히 꽃미남 '심쿵창'이지만, 그도 어느덧 한국 나이로 37세. 프로 데뷔 14년차 베테랑이 됐다. 심수창(36)의 2017 시즌은 또 어떤 모습일까.


심수창은 지난 2004년 LG 트윈스에 입단(11라운드 83순위)했다. 이후 넥센과 롯데를 거친 뒤 2016 시즌을 앞두고 FA 자격을 획득, 한화 유니폼을 입었다. 4년 간 총액 13억원(계약금 3억원, 연봉2.5억원)의 계약 조건이었다.

지난해 그는 참 역동적인 한 시즌을 보냈다. 개인 최다 경기 출장과 함께 2006년 135⅔이닝 이후 가장 많은 이닝(113⅓) 동안 공을 던졌다. 5승 5패 2세이브 6홀드.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한화의 마운드를 꿋꿋하게 지켰다. 때로는 5연투도 불사했다. 그러면서도 특유의 미소는 늘 잃지 않았다.

심수창은 한화 스프링캠프서 몸 만들기에 한창이다. 심수창은 21일 일본 오키나와현에 위치한 요미탄 구장서 열린 주니치 2군과의 연습경기서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스리런포 한 방을 얻어맞긴 했지만, 전체적인 컨디션을 점검하는 차원의 투구였다. 더욱이 이날 경기가 자신의 스프링캠프 첫 실전 투구였다. 심수창은 2이닝(투구수 37개) 3피안타(1피홈런) 1탈삼진 1볼넷 3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투구 후 심수창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야구 이야기를 하다가 인터뷰 말미에 그가 떠올린 한 사람. 바로 단어만 들어도 가슴 뭉클한 '어머니'였다.

다음은 투구 이후 만난 심수창과의 일문일답.

- 오랜만의 첫 실전 등판이었다

▶ 긴장이 좀 됐다. 오랜만에 경기를 해 볼은 던지는 것보다는 제구에 신경을 맣이 썼다. 첫 이닝에는 직구를 많이 던지다 보니 홈런이 나왔다. 두 번째 이닝에는 변화구를 많이 던졌다.

아무래도 경기를 안 하다가 하니까 불펜 투구랑 경기가 확연하게 차이가 나더라. 불펜서 100개를 던진 것과, 경기에서 1이닝 던진 것을 비교할 때 1이닝 던지는 게 더 힘들었다. 역시 실전은 아무리 불펜과 똑같이 던지려고 해도 다른 거 같다.

- 구위는 어떤가

▶ 속구는 아직 무딘 것 같다. 첫 경기이기 때문에.

- 사이드암 자세로도 던졌는데

▶ 팔이 조금 안 좋아서 옆으로는 안 던졌다. 이번 경기서는 살살 한 개만 던졌다. 감각을 익혀서 할 예정이다.

- 김성근 감독이 공 좋다고 하던데

▶ 불펜 피칭을 보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불펜 때 확실히 괜찮았다. 확실히 불펜서 힘을 쓰는 것과 경기 때 힘을 쓰는 것은 다른 것 같다.

- 이번 캠프서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 변화구 하나를 추가로 장착하려고 연습 중이다. 그걸 몇 개 던졌는데, 계속 연습을 할 생각이다.

- 어떤 구종인지 알려줄 수 있나

▶ 아직은(웃음). 메이저리그 동영상을 봤는데 한 투수가 많이 그 구종을 던지는데 엄청 좋더라. 이번 경기서 던져봤는데 스트라이크는 안 들어갔다.

- 평소에 메이저리그 동영상을 자주 보나

▶ 의외로 제가 야구에 관심이 없을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데(웃음). 다시 보니 많다고 한다.

- 혹시 그 투수는 누구인가?

▶ 나중에 잘 되면 알려드리겠다. 될 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웃음). 아까 3~4개 정도 던져봤다.

- 일본 타자들을 상대한 느낌은

▶ 한국 타자들과 비슷한 것 같다. 일본을 높이 평가하지만, 제 생각에는 비슷한 것 같다. 한국 타자들도 워낙 잘 치는 타자들이 많다. 일본 선수들은 몸을 훨씬 빨리 만든다.

- 현재 몸 상태는

▶ 아직 모르겠다. 마무리 캠프서 발목이 안 좋아 재활을 하고 있다. 몇 경기 더 던져봐야 할 것 같다. 1~2이닝 던지는데 정말 힘들었다. 시즌 때에는 매일 나가니까 적응이 됐었는데.

image
심수창. /사진=김우종 기자


- 선발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데

▶ 저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팀이 필요할 때마다 올라갈 수 있는 투수가 좋은 거라고 생각한다. 한정된 보직이 아닌, 팀이 필요하면 언제든지 던져주고 메워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

- 지난해 투구로 인한 피로도는 없나

▶ 아무래도 팀이 필요로 할 때 던져야 그게 프로 선수가 아닌가 한다. 팀이 필요로 하는데 '저 피곤해요. 안 되는데.' 이러는 것보다는 팀이 필요할 때 '아, 내가 던져 줘야지'라고 하는 게 좋다고 본다. 아무래도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게 행복한 거 아닐까 생각한다. 그 마음 하나로 던지면, 제가 박살이 나도 마운드에 있는 게 행복한 거니까.

전 늘 그렇다. 제가 이 관중 앞에서 언제까지 던질 수 있을지 어떻게 알겠는가. 과거 넥센서 뛰던 시절, 2군에 가서 절실히 느낀 게 있다. 그 시절에 언젠가 잠실구장에 한 번 몰래 간 적이 있다. 외야서 경기를 숨어서 몰래 보는데, 더그아웃에 있는 그 자체가 정말 좋아 보이더라.

넥센 2군 훈련장이 있는 전남 강진에 1년 동안 계속해서 있었던 적이 있다. 그때 일주일에 한 번씩 집에 가면 어머니께서 아들이 경기에 나오지도 않는데, 맨날 야구를 보고 계셨다. 맨날 TV 중계를 틀어놓고 계셨는데…. 제가 어느 날은 신경질이 나서 '엄마, 야구 보지 말라고. 아들 나오지도 않는데 뭐하러 보시냐'고 소리를 쳤다. 그런데 어머니께서 '얘야. 나는 야구 보는 게 재미있더라. 너가 언젠가 1군서 마지막으로 던지는 거를 꼭 보고 싶구나' 하셨다…. 그때 느꼈다. 아. 이대로 하면 안 되겠구나…. 그때 절실하게 더 느꼈다. 지금은 마운드 위에서 때로는 점수를 많이 줘도 어머니께서는 행복해 하신다(웃음).

- 끝으로 올 시즌 목표는

▶ 꾸준히 마운드에 올라가는 거다. 박살 나면 어쩔 수 없겠지만. 지금 구종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는데, 컨트롤이 돼야 그 공이 통할 수 있다고 본다. 그 구종만 잘 되면 쉽게 타자들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구종 하나 늘리는 게 어렵겠지만 잘 되기만 한다면….

image
심수창의 2017 시즌이 많이 기다려지고 궁금하다. /사진=김우종 기자
기자 프로필
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안녕하세요. 스타뉴스 김우종 기자입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