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5] 'KS 3연패 좌절' 두산, 왜 '왕조 건설'에 실패했나

두산 선수단 /사진=뉴스1

두산이 1승 후 내리 4연패하며 한국시리즈 3연패 꿈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지난 2년 간 리그 최강 팀으로 군림했던 두산의 왕조 건설 프로젝트도 실패하고 말았다.


두산 베어스는 30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KIA 타이거즈와 '2017 타이어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맹추격전을 벌였으나 끝내 6-7로 패했다.

이날 패배한 두산은 2015년과 2016년 한국시리즈 우승에 이어 3연패에 도전했으나 좌절됐다. 구단 역대 6번째 우승도 다음 기회로 미뤘다. 반면 KIA는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구단 역대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3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한 두산이었다. 올 시즌 출발은 좋지 않았다. 전반기 두산은 계속해서 삐걱거렸다.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두산의 주축인 니퍼트-보우덴-유희관-장원준으로 이어지는 '판타스틱 4'가 지난해와 같은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6월엔 민병헌과 양의지가 같은 날 사구에 손가락 골절상을 입었다. 또 김재호와 허경민도 부상으로 100%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급기야 사령탑인 김태형 감독도 게실염으로 잠시 더그아웃을 비우기도 했다. 외부 악재도 구단을 휘감았다. 지난 2013년 구단 대표이사가 전직 심판에게 돈을 전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대표이사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거친 풍파 속에 두산은 결국 전반기를 5위(42승1무39패)로 마쳤다. 선두 KIA와의 승차는 무려 13경기까지 벌어져 있었다. 그러나 후반기 두산은 '미라클'이었다. 무섭게 반등하며 7,8월 월간 승률 연속 1위를 차지했다. 선두 KIA를 시즌 막판까지 맹추격했거, 결국 9월 말 KIA와 함께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그러나 KIA의 뒷심에 밀린 채 84승3무57패의 성적을 거두며 2위로 페넌트레이스를 마감했다. 선두 KIA(87승1무56패)와의 승차는 2경기였다.

그리고 처음으로 플레이오프부터 시작한 한국시리즈였다. 두산은 플레이오프 4경기서 무려 50득점을 올리는 화력을 뿜어낸 끝에 3승 1패로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하지만 KIA는 너무도 강했다. 헥터-양현종-팻딘-임기영으로 이어지는 선발진은 마치 지난해 두산이 보여줬던 '판타스틱4'의 위용을 고스란히 복사한 듯했다.

김태형 감독은 "늘 방망이는 믿을 게 못 된다"면서도 "결국 쳐내야 한다"며 뚝심을 보여줬다. 하지만 1승 후 이렇다 할 힘을 발휘하지 못한 채 4연패로 허무하게 무너졌다.

이번 우승 실패로 두산 왕조 구축 프로젝트도 차질을 빚게 됐다. 두산은 2014년 송일수 감독 체제에서 페넌트레이스를 6위로 마치며 가을야구에 실패했다. 하지만 2015년 김태형 감독 부임하자마자 정규 시즌을 3위로 마친 뒤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시리즈 전적 4-1로 제압, 14년 만에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정규리그 1위로 직행, NC를 4-0으로 완파하며 왕조 건설에 박차를 가했다.

하지만 이번 한국시리즈는 달랐다. '판타스틱4'가 나름 제몫을 다했지만 유독 타선이 터지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양의지는 4경기서 13타수 무안타, 김재호는 9타수 무안타로 각각 침묵했다. 오재원이 0.154, 오재일과 최주환이 0.250, 김재환과 박건우가 각각 0.267에 그치고 있었다. 4차전까지 팀 타율이 0.206에 불과했다. 그 정도로 방망이가 제몫을 다하지 못했다. 5차전에서 총 11개의 안타를 쳐냈지만 다소 늦은 감이 있었다.

반대로 보면 두산에 비해 KIA는 더욱 막강한 투수진을 보유하고 있었던 셈이다. 선발 대결은 물론 불펜 대결에서도 KIA는 심동섭과 임창용 그리고 넥센으로부터 트레이드해온 김세현을 최대한 활용하며 두산 타선을 잠재웠다. 결국 2017년 두산의 왕조 건설 프로젝트도 실패하고 말았다.

■ PS특별취재팀 : 김우종 기자, 김동영 기자, 한동훈 기자, 심혜진 기자, 박수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