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령탑도 손발 다 들었다'... 멀티포 4타점 감탄, 천재 타자는 아파도 잘친다 [★수원]

수원=심혜진 기자 / 입력 : 2021.08.26 22:08
  • 글자크기조절
image
26일 SSG전 5회말 1사 2루에서 KT 강백호가 홈런를 치고 있다./사진=뉴스1


사령탑도 손을 들었던 선수의 강력한 출전의지는 맹활약으로 만개했다. 강백호(22·KT)의 이야기다.

KT는 26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SSG와의 홈경기서 10-5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KT는 2연승을 내달리며 1위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SSG는 5연패 늪에 빠졌다. 코치 보직 변경이라는 충격 요법도 통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강백호의 활약이 돋보였다. 3번 지명타자로 나선 강백호는 5타수 2안타(2홈런) 4타점을 신고했다. 사실 그의 몸상태는 정상이 아니었다. 전날(25일) 경기서 7회말 2사 만루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난 뒤 통증을 호소해 8회부터 권동진과 교체됐다. 허리 통증을 호소한 터라 우려를 낳았다. 더욱이 강백호는 최근 감이 좋았다. 앞선 2경기에서 모두 멀티히트를 때려내고 있었다.

엑스레이 검진 결과 약간의 부상 소견이 보였다. 그래서 이강철 KT 감독은 선수 보호를 위해 26일 수원 SSG전에는 강백호를 내보내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강백호의 출전 의지는 강했다. 이 감독은 경기에 앞서 "오늘은 (강백호를) 빼려고 했는데, 본인이 끝까지 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본인이 출전 의사를 밝혔다는 것은 몸에 큰 이상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 부상을 참고 출전한다고 하더라도 팀에 도움이 되지 못하면 상황만 악화시킬 수 있다. 더욱이 현재 KT는 1위에 올라있다. 중심타자이기에 부상을 당해서도 부상을 악화시켜서도 안 된다.


이날 강백호는 부상 여파였던 것인지 첫 두 타석은 범타에 그쳤다. 확실히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풀스윙에 비해서는 스윙이 작아진 모습이었다. 1회와 3회는 삼진과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강백호는 세 번째 타석부터 폭발했다. 2-2로 맞선 5회말 1사 2루에서 SSG 선발 이태양의 129km 포크볼을 걷어 올려 역전 투런포를 만들어냈다. 시즌 12호 아치였다.

7회에는 주루 센스도 뽐냈다. 4-3으로 앞선 7회말 무사 1루에서 강백호는 2루 땅볼을 쳤다. 1루 주자 황재균만 포스 아웃됐다. 1루에서 세이프 된 강백호는 호잉의 우전 안타 때 3루까지 내달렸다. 지체 없이 빠르게 달렸다. 압권은 홈 슬라이딩었다. 다음 타자 배정대가 우익수 뜬공을 쳤다. 비거리가 다소 짧았다. 그럼에도 강백호는 홈으로 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익수 한동민의 홈송구도 나름 정확했다. 하지만 강백호가 더 빨랐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달려왔고, 기가 막힌 슬라이딩으로 태그를 피했다.

그리고 마지막 타석에서 또 하나의 대포를 쏘아 올렸다. 팀이 8-3으로 앞선 8회말 1사 1루에서 박민호의 122km 체인지업을 받아쳐 멀티 홈런을 완성했다. 통증을 잊은 듯 풀스윙을 했다. 팀의 10득점을 완성한 순간이다. 아파도 잘한다. 이 역시 강백호의 능력이다.

3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작성한 강백호를 포함해 선발전원안타를 기록한 타선에 힘입어 KT는 승리를 이끌어냈다.

경기 후 강백호는 "허리가 아파서 기존 스윙보다 컨택으로 승부하려고 했다. 좋은 타이밍에 맞아 결과가 나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강철 감독도 활짝 웃었다. 이 감독은 "강백호가 황재균과 함께 경기를 지배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