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비행기 예매한 150위, 오픈시대 최초 '예선→우승' 직행 기적

한동훈 기자 / 입력 : 2021.09.12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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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마 라두카누가 12일 US오픈 우승 후 인터뷰를 하는 모습이다. /AFPBBNews=뉴스1
2002년생 영국 소녀 엠마 라두카누(19·세계랭킹 150위)가 여자 프로 테니스 최초의 기적을 이룩했다. 그랜드슬램 예선부터 시작해 단번에 우승까지 직행한 것은 오픈 시대 이후 라두카누가 최초다.

라두카누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플러싱 메도스 코로나파크의 아서 애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1 US오픈 테니스대회 여자 단식 결승전서 캐나다의 레일라 페르난데스(19·세계랭킹 125위)를 세트스코어 2-0(6-4, 6-3)으로 제압했다. 라두카누는 예선 탈락에 대비해 비행기표를 미리 사뒀지만 쓸모가 없어졌다.


라두카누는 예선부터 뚫었다. 그랜드슬램 본선은 128강인 1라운드부터 시작한다. 세계랭킹 104위까지 본선에 직행한다.

라두카누는 예선부터 결승까지 단 한 세트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경기력을 자랑했다. 예선 1~3회전, 그리고 본선 1라운드(128강)부터 결승까지 10경기를 모두 2-0 셧아웃으로 이겼다.

라두카누는 또 영국 여성으로는 44년 만에 그랜드슬램 정상에 섰다. BBC에 따르면 영국 여자 테니스 마지막 그랜드슬램 우승은 1977년 윔블던을 제패한 버지니아 웨이드다. US오픈 우승은 1968년 웨이드 이후 53년 만이다.


무실세트 우승은 2014년 세레나 윌리엄스 이후 처음이다. 그리고 2004년 윔블던 정상에 선 마리아 샤라포바 이후 최연소 우승이다. 2002년 11월에 태어난 라두카누는 만 나이로는 아직 18세다.

BBC는 "2주 전 라두카누는 예선을 통과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귀국 항공편을 예매했다. 그러나 17일 뒤 그녀는 열광적인 관중들 앞에서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고 전했다.

라두카누의 완벽한 경기력에 전문가들도 혀를 내둘렀다. 윔블던 우승자 출신 팻 캐시는 "예선 참가자가 첫 그랜드슬램에서 우승까지 간다는 건 전례가 없는 일이다. 엄청나게 간결하게 친다. 비법을 모르겠다. 매우 놀라운 퍼포먼스"라 말했다. BBC 테니스 전문 특파원 러셀 풀러는 "나는 이런 경기력을 본 적이 없으며 앞으로 20년 동안 볼 수 없을 것 같다"고 감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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