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재일(왼쪽). /사진=뉴스1 |
천신만고 끝에 13연패를 끊어냈지만 선수들은 마음껏 웃지도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는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키움 히어로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 경기에서 8-0 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삼성은 13연패 탈출에 성공하며 시즌 36승 52패를 기록했다. 삼성은 NC와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서며 8위로 올라섰다. 지난달 29일 KT전에서 이긴 뒤 25일 만에 맛본 승리였다.
투,타 조화가 완벽했다. 선발 허윤동은 6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 쾌투를 펼치며 시즌 4번째 승리를 챙겼다. 데뷔 첫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와 최다 탈삼진 기록도 함께 세웠다.
공격에서는 오재일이 홈런 1개를 포함해 3안타 5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5회에는 상대 선발 애플러를 상대로 좌월 투런 아치를 그린 뒤 6회에는 2사 만루 기회서 좌중간 펜스 직격 싹쓸이 3타점 2루타를 작렬시켰다. 쐐기타였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오재일은 "제 선수 생활에서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홈런이었다.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마음고생을 많이 했던 삼성 선수들이었다. 오재일은 "한 달 간 정말 힘들었다. 홈런을 쳤을 때 이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연패 중이다 보니 9회에도 긴장이 됐다. 이겨서 다행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오재일은 9회말 키움의 마지막 공격 때 2사 후 이주형의 1루 땅볼 타구를 처리했다. 경기 종료. 그는 "한국시리즈 우승을 앞둔 아웃카운트보다 마음이 더 벅찼다. 더 많이 떨렸다"며 "정말 기뻤지만 웃을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저희가 정말 못했다. 죄송한 상황이라"면서 말을 줄였다. 연패 기간 동안 힘든 시간을 보낸 삼성 선수들의 진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사령탑도 연패를 끊은 뒤 팬들을 잊지 않았다. 허삼영 삼성 감독은 "힘든 상황에서 강한 투구로 분위기를 반전시킨 허윤동, 막힌 혈을 뚫는듯한 적시타로 실질적으로 승리에 공헌한 오재일의 활약으로 긴 연패에 마침표를 찍을수 있었다"며 칭찬했다.
이어 "원정 응원석을 파랗게 물들여 주신 팬 분들, 경기를 시청하며 응원해 주신 팬 분들을 비롯해 모든 팬 분들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 이날 경기를 계기로 후반기에는 보다 나은 경기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삼성 선수단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내주 일정을 맞이할 수 있게 됐다. 주중에는 포항에서 한화와 3연전을 소화한 뒤 대구로 이동해 롯데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경기 후 인사하는 삼성 선수들. /사진=뉴시스 |
경기 후 삼성 팬들에게 인사하는 삼성 라이온즈 선수단. |
삼성을 응원하는 팬들의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