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외 타격왕-비거리 1등'이 백업인 그곳... LG 외야엔 발 디딜 틈이 없다

LG 문성주(왼쪽), 이재원./사진=OSEN

'장외 타격왕' 문성주(25)가 LG 트윈스의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같은 포지션의 이재원(23)이 최근 5경기에서 4개의 홈런을 치는 등 기세가 등등했기 때문이다. 동시에 기용하기도 어려웠다. 다른 두 자리는 좀 더 검증된 '3할 타자' 박해민(32)과 홍창기(29)의 자리였기에 비워둘 수가 없었다.

그럼에도 여유 있게 이겼다. LG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12-3 완승을 거뒀다. 홈런 2개 포함 장·단 13안타를 몰아치고 사사구도 11개나 얻어낸 공포의 타선이었다.


이날 전력 구성의 키포인트가 됐던 이재원과 문성주는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활약을 보여줬다. 경기 전 류지현 LG 감독은 "이재원은 (KBO리그에서) 가장 멀리 칠 수 있는 선수 같다. 골프처럼 비거리를 재보면 유력 (우승) 후보 중 한 명이 아닐까"라고 극찬했다. 최근 세계 최초 5연타석 홈런포로 화제가 된 일본프로야구(NPB) 무라카미 무네타카(22·야쿠르트 스왈로스)와 비교하는 질문에서 나온 이 말은 이재원을 향한 류 감독의 기대치를 알 수 있는 답변이었다.

류 감독 마음 속 'KBO 비거리 1등' 이재원은 6번 타자 겸 선발 출전해 3타수 무안타 2몸에 맞는 볼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4경기 연속 홈런 및 안타 생산에는 실패했지만, 1회초 로벨 가르시아와 과감한 더블 스틸로 득점을 창출해 또 다른 매력을 선보였다.

문성주에게는 히든카드로서 역할을 기대했다. 문성주는 기대했던 숨겨진 패, 특급 조커로서 모습을 뛰어넘어 왜 자신이 주전 선수인가를 단 두 타석 만에 증명해냈다. 7회 대타로 출전했음에도 2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선발과 다름없는 활약을 펼쳤다.

LG 김현수./사진=OSEN

여기까지 읽으면 '외야 부자' LG의 배부른 투정으로 읽힐 수 있다. 하지만 주전 좌익수 김현수(34)가 수비에서도 복귀한다면 LG도 조금 더 진지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

류 감독은 "오늘(6일) 문제가 없으면 (김)현수는 내일(7일) 수비를 나간다. 본인 컨디션을 보고 다음 주에 수비 복귀 계획을 잡고 있다"고 예고했다. 최근 발목 부상으로 수비에서 빠져 있던 김현수가 돌아오면 LG는 좌익수 김현수-중견수-박해민-우익수 홍창기라는 국가대표급 외야를 구축하게 된다. 여기에 이재원, 문성주까지. 불과 2, 3년 전만 해도 주전급으로 나서던 이형종, 이천웅 등 베테랑은 이제 발 디딜 틈도 사라지게 된 것이다.

이재원과 문성주 모두 LG로서는 누구 하나 포기할 수 없는 미래 자원이다. 각자 매력이 다르다. 이재원은 그토록 LG가 갈망했던 우타 거포다. 올 시즌 한정된 기회에서도 55경기 13홈런을 때려냈고 한 번 칠 때마다 잠실야구장이 우스운 비거리를 보여준다. 지금 페이스로만 가도 2018년 채은성, 양석환 이후 첫 LG 우타자 20홈런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문성주의 매력 역시 만만치 않다. 70경기를 치른 현재 타율 0.348(230타수 80안타)로 타격 1위다. 물론 아직 규정타석까진 17타석이 모자라기 때문에 '장외 타격왕'으로 불린다. 2018년 신인드래프트 2차 10라운드 97순위로 막차를 타고 들어온 선수지만, 김현수에게도 인정받을 정도의 노력과 근성으로 기량을 만개하고 주전이 됐다.

이들은 현재 팀 내 OPS 1위(문성주 0.942), 5위(이재원 0.810)로 단순히 유망주 육성 차원이 아니라 성적으로써 자신들이 주전 자격이 있음을 입증하고 있다. 출전 시간 확보를 위한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LG의 선택이 어떻게 끝맺어질지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