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스위치'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유쾌한 그리움 ①

전형화 기자 / 입력 : 2022.12.20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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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못한 길에 대한 그리움. 가지 못했는데도 그리운 어떤 풍경. '스위치'는 가보지 못한 그리움을 스크린에 유쾌하고 따뜻하게 옮겼다.

캐스팅 0순위며, 천만배우지만 자고 일어나면 스캔들이 터지는 톱스타 박강. 한 때는 끼니를 걱정했던 무명배우였지만 이제는 일의 소중함도, 사람의 고마움도, 사랑도 잊은지 오래다. 돈은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는 지론은 갖고 있다.


그런 박강의 곁에는 과거 같이 연극을 했지만 이제는 자신의 매니저로 온갖 어려운 일을 도맡아 하는 조윤이 늘 함께 있다.

시상식에서 주연상을 받고 돌아오던 길. 박강은 크리스마스가 무슨 의미가 있냐며 조윤에게 소주 한잔을 하자고 한다. 조윤은 집에서 기다리고 있는 애가 둘이지만, 애가 둘이라서 어쩔 수 없이 그와 시간을 보낸다. 술자리가 끝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박강은 뜻 밖의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다.

아침에 눈을 뜨니 과거 헤어졌던 연인과 부부가 돼 살고 있는 게 아닌가. 아들과 딸, 쌍둥이가 "아빠"라며 달려든다. 이게 무슨 일인가. 직업은 돈 한 푼 제대로 못 버는 재연배우이며, 통장 잔고는 5만원을 채 넘지 않는다. 꿈 같은 일이 벌어졌지만 꿈이 깨지 않는다. 그렇게 어쩔 수 없이 남 같은 가족과 같이 지내던 박강은, 조윤을 찾아 가게 된다. 이 세상에는 조윤이 자기 대신 톱스타가 돼 있었던 것. 자기와 다른 건, 여자에게 인기가 없다는 것 뿐. 바뀐 세상에서 박강은 조금씩 적응하며 소소하지만 행복한 시간들을 쌓아간다.


다시 크리스마스가 돌아온다.

'스위치'는 가지 못한 길에 대한 영화다. 잘나가던 주인공이 가지 못한 길을 가게 되고, 그러면서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되는 이야기다. '후크'나 '미쓰 와이프' 같은 레퍼런스가 단번에 떠오를 만큼, 익히 본 이야기다. 그렇기에 '스위치'는 이 익숙한 이야기를 새롭게 하기 위해 코미디를 솔솔 뿌렸다.

'탐정' 등으로 코믹한 이미지를 얻은 권상우를 박강 역으로, 코미디를 비롯해 여러 감정 연기를 따뜻하게 풀어내는 오정세를 조윤 역으로 캐스팅했다. 두 사람의 시너지는 좋다. 두 사람의 위치가 바뀌기 전이나 바뀐 뒤에도, 주고받는 호흡이 유쾌하다. 권상우는 실제 자신을 유쾌하게 패러디해 웃음을 안긴다. '밈'으로 유명한 소라게를 스스로 연기한다. 극 중 부부로 출연하는 이민정 실제 남편 이병헌도 코믹하게 소환한다. 오정세는 언제나 그렇듯 매우 좋다. 위치가 바뀌었을 뿐,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연애는 서투르고 사람은 좋다.

박경의 아내 역을 맡은 이민정, 쌍둥이를 연기한 박소이와 김준은 사랑스럽다. 박소이의 귀여움은 이 영화의 가장 큰 무기가 될 것 같다.

'스위치'의 가제는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이 가제에 담긴 뜻대로 이 영화는 소중한 그리움을 떠올리게 하는 선물이다. 가지 못한 길, 그리고 그 길에서 발견한 따뜻한 그리움. 행복은 언제나 그렇듯 가장 가까운 곳에서 기다리고 있다.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을 뿐. '스위치'는 이 소중함을, 가지 못한 길에 대한 그리움을, 유쾌하고 따뜻하게 전한다.

2023년 1월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추신. 오정세 쿠키 영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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