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술 딱 한 잔 마셨다" 35세 베테랑 각오 이정도, 편견 향해 도전장 [★베로비치]

베로비치(미국 플로리다주)=김동윤 기자 / 입력 :
  • 글자크기조절
최주환./사진=SSG 랜더스
최주환./사진=SSG 랜더스
이달 말일이면 만 35세가 되는 베테랑 내야수 최주환(SSG)이 자신을 향한 편견과 노장에 대한 세상의 상식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주환은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열린 SSG 1군 스프링캠프에서 "2017년 두산에서 주전이 됐을 때 A사 운동화를 신으면서 좋은 기억이 있었다. B사의 슬로건인 '그냥 해봐(Just do it)'도 너무 마음에 들었지만, 좋았던 때로 되돌아가고 싶었고 지금의 나에게 가장 맞는 문장은 '불가능은 없다(Impossible is nothing)'라고 느꼈다"고 말했'다.


모 유명 스포츠 브랜드 A의 슬로건인 '불가능은 없다'는 슬로건은 세상의 편견에 도전하는 이들을 위한 것으로 최근 최주환을 다시 사로잡은 문장이다. 얼마나 마음에 와닿았던지 운동화마저 올해 육상 PT를 새로 시작할 때 그동안 신던 B에서 A로 바꿨다. 그는 "난 주루에 능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모든 사람이 답을 먼저 정해놓고 쉽게 판단을 내리는 것이 정말 싫었다"며 자신을 향한 부정적인 시선을 깨부수고 싶어 했다.

이번 겨울 최주환은 한 가지 훈련 프로그램을 더 추가했다. 육상 전문 트레이너에게 일대일 PT를 받으며 뛸 때 다리 근육을 100% 활용하는 법을 터득했고, 자신이 탄탄한 상체, 허벅지 근육에 비해 발목 힘이 약한 것까지 파악했다.

새로운 훈련의 효과는 놀라웠다. 이번 겨울 빠진 7㎏ 중 체지방이 6㎏가 넘을 정도로 체질 개선에 성공했고, 덕분에 주위로부터 성형했냐는 말까지 들었다. 또 아직 100% 몸 상태를 끌어올리지 않았음에도 코치들로부터 "최고의 몸 상태", "수비나 뛸 때 움직임 자체가 달라졌다"는 극찬을 들으며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최주환./사진=SSG 랜더스
최주환./사진=SSG 랜더스


그가 도전하는 것은 '느린 선수'란 자신을 향한 편견만이 아니다. 곧 만 35세가 되는 베테랑으로서 '특정 나이 이후로는 운동능력이 떨어진다'는 세상의 상식에도 예외를 만들고 싶어 했다.

최주환은 "한국 나이로 36세인데 이 나이에 발이 빨라지면 야구 외적으로도 센세이션을 일으킬 수 있다. 다들 항상 '몇 살 이후로는 운동능력이 떨어진다'는 소리를 쉽게 한다. 그러나 그건 해보지도 않고 쉽게 하는 소리"라고 주장하면서 "물론 나도 그동안 새로운 것에 도전하면서 우물 안 개구리였다는 것을 느꼈다"고 자기반성도 잊지 않았다.

자신을 향한 선입견과 세상의 상식을 바꾸기가 쉬울 리 없다. 그걸 알기에 더욱 독해졌다. 기존의 PT에 새로운 PT를 더했고 축승회 5일 뒤부터 바로 2023시즌 준비에 들어갔다. 새로 추가한 훈련법만 100가지가 넘는다. 스프링캠프에서도 여전해서, 룸메이트 전의산에 따르면 어린 선수들이 야간 훈련을 마치고 들어오면 그때부터 나가 혼자 2시간을 운동한다.

자기관리 부문에서는 베테랑의 각오가 이정도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최주환은 "이번에 훈련하면서 운동 세포가 살아나는 것을 느꼈다. 그러면서 정말 '술, 담배 안 하길 정말 잘했구나'를 새삼 느꼈다. 담배는 원래 안 피웠고 술은 회식 때 종종 먹었는데 이번 비시즌에는 운동 시작하고 딱 한 잔 먹었다. 와이프랑 크리스마스 때 기념으로 와인 한 잔 한 것이 전부였다. 식단도 아침은 든든히 먹고 저녁엔 샐러드로 해결했다. 몸은 정말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새로운 발전 가능성을 찾아내며 남들은 은퇴를 고민할 나이에 새롭게 운동에 흥미를 느낀 것이 크다. 최주환은 "요즘 (운동이) 정말 재미있다. 진짜 후회 없이 준비했고 올해가 내 선수 생활의 반환점이 될 것 같다"면서 "최근에 영화 슬램덩크를 재미있게 봤는데 올해 내가 목표한 것을 해내고 나면 그 말을 제대로 쓰고 싶다"며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난 포기를 모르는 남자라고."
기자 프로필
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이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최신뉴스

더보기

베스트클릭

더보기
starpoll 배너 google play app st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