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열린 도쿄돔에 욱일기 등장 파문, KBO 즉각 항의 [도쿄 현장]

도쿄(일본)=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3.11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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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10일 도쿄돔에서 열린 한일전에서 욱일기를 들고 있다. /사진=뉴스1
한일전에 욱일기가 등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펼쳐진 일본 야구 대표팀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B조 1라운드 2차전에서 4-13 대패를 당했다.


이날 경기가 열린 도쿄돔의 총 4만6000석이 가득찬 가운데,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가 등장하며 논란이 커지고 있다.

압도적인 일본 팬들의 응원 속에 한 남성이 도쿄돔 외야 2층 좌석에서 욱일기를 들고 있다가 사라진 것이다.

일부 일본 팬들의 욱일기 응원은 늘 논란이 돼 왔다. 지난 2016년 WBC 홈페이지에는 욱일기 응원 사진이 게재돼 논란이 일었다. 이어 2019년 프리미어12 대회가 펼쳐진 한일전에도 도쿄돔에서 욱일기 응원이 등장해 파장이 일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 국제 대회에서 정치적 의도가 담긴 문구를 응원에 사용하는 것은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다. 욱일기 역시 금지 대상이다.

그러나 이번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주관하는 대회다. 그런데 이와 관련한 명확한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

앞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번 도쿄돔에서 펼쳐진 한일전에 욱일기가 등장할 것을 우려했다. 이에 지난 2월과 3월 한 차례씩, WBC 조직위원회(WBCI)와 일본 라운드 조직위원회에 욱일기 응원 제지를 요청했다.

KBO도 즉각 항의에 나섰다. KBO는 욱일기 등장을 확인하자마자 WBCI와 일본 라운드 조직위원회에 항의했다.

이와 관련해 KBO 관계자는 "WBCI 측에서 '욱일기 논란에 대해 파악하고 있으며 응원 도구 및 응원 깃발 규정을 적용해 반입을 제한할 수 있는지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해왔다. 일본 라운드 조직위원회 역시 반입을 최대한 자제시키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앞서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꾸준히 펼쳐온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8일 WBC 개막을 맞아 일본 측의 욱일기 응원을 막기 위한 캠페인을 벌인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서 교수는 "일본 측 응원단이 욱일기로 또 응원을 펼친다면 즉각 WBC 측에 고발을 하고, 외신 기자단을 통해 전 세계에 문제점을 알릴 예정"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서 교수는 WBC 현장 혹은 TV 중계화면으로 욱일기 응원이 포착될 경우 누리꾼들의 적극적인 제보를 당부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서 교수의 우려대로 욱일기 응원이 등장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WBC 측에 항의 메일을 보냈다"고 11일 밝혔다.

서 교수는 이번 항의 메일에 "욱일기는 일본의 제국주의와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깃발로, 독일의 하켄크로이츠와 같은 의미인 전범기"라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욱일기 응원은 과거 일본이 범한 침략전쟁의 역사를 부정하는 꼴이며, 아시아인들에게는 전쟁의 공포를 다시금 상기시키는 행위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이를 인정한 FIFA는 지난 카타르 월드컵에서 일본측 응원단이 펼친 욱일기 응원을 즉각 제지했다. 이처럼 WBC도 욱일기 응원을 반드시 금지시켜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서 교수는 이번 항의 메일에서 WBC 측이 욱일기에 관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욱일기에 관한 영상을 함께 첨부했다.

이에 그는 "곧 외신 기자단에 이번 상황에 대한 자료를 보내 전 세계에 욱일기 응원의 문제점을 더 알려 나갈 예정이다"고 전했다.

한편 서경덕 교수팀은 세계적인 기관 및 글로벌 기업에서 사용된 욱일기 문양을 지속적인 항의로 바꿔오는 등 전 세계 욱일기 퇴치에 많은 성과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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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종 |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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