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운드' 정진운 "2AM 아닌 배우로..두 번째 기회 노려"[★FULL인터뷰]
김나연 기자 / 입력 : 2023.04.08 14:00최근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리바운드'(감독 장항준)의 배우 정진운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리바운드'는 2012년 전국 고교농구대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최약체 농구부의 신임 코치와 6명의 선수가 쉼 없이 달려간 8일간의 기적 같은 이야기를 그린 감동 실화. 정진운은 부상으로 꿈을 접은 올라운더 스몰 포워드 '규혁'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이날 정진운은 "오디션은 아니고, 시나리오를 회사가 받게 되면서 인연이 시작됐다. 제가 하다 만다 말하기도 전에 회사에서 무조건 하겠다고 진행을 해주셨더라. 저는 시나리오를 그 이후에 받았고, 아니나 다를까 너무 만족하면서 읽었다. 회사에서 왜 그렇게 진행했는지 알겠더라. 다 읽고 나서는 시켜주시면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장항준 감독님과 만날 기회가 생겼을 때 어떻게 하면 감독님의 마음을 붙잡을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며칠 사이에 완벽하게 그 캐릭터가 될 수는 없었지만, 이 캐릭터를 위해 준비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이 준비했고, 많은 질문을 했다"고 말했다.
장항준 감독이 그의 질문 세례에 부담스러워할 정도였다고. 정진운은 "감독님이 '이렇게까지 질문을 해야겠냐'라고 하셨다. 아직 확정된 것도 아닌데 캐릭터의 분석을 포함해 머리 스타일, 신발까지 말했고, 감독님이 거절할 수 없게끔 하고 싶었다. 시나리오를 읽기 전과 후의 마음가짐이 너무 달랐다. 너무 하고 싶었던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리바운드'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인 만큼 정진운은 책임감을 가지고 캐릭터를 위해 큰 노력을 기울였다. 정진운은 "부상을 달고 농구 하는 역할인데 저도 부상을 달고 운동을 했던 사람이었고, 중학교 때까지 농구를 하다가 부상을 당하면서 전학을 갔다. 안 아파봤으면 모르겠는데 군 시절을 포함해 발목 수술을 4번이나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저에게 아픈 건 당연한 느낌이었다. 연기하면서 '아프면 이렇게 했었어'라는 경험을 끌어내서 연기했다. 실제 영상을 보면 '아픈데 저렇게까지 뛸 수 있어?'라는 생각이 든다. 실제 용산고와 경기에서 4쿼터쯤에 수비 전술을 바꾸는데 그때부터 미친 듯이 날뛰기 시작한다. '아픈 연기를 해야지'보다는 어떻게 아픈 걸 이겨내고 뛰려고 하는지를 사실적으로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 끝에 장항준 감독에게 "완성형"이라는 칭찬을 들었던 정진운이다. 그는 "사실 저는 지는 걸 되게 싫어하는 스타일이고, 평상시에도 '이 나이 되니까 못하겠다'라는 말을 내뱉고 싶지 않아서 꾸준히 운동했다. 그래서 체력은 자신 있었다"며 "근데 엘리트와 아마추어는 다르고, 아무리 따라 하고 노력한다고 해서 실제 인물처럼은 못하겠지만 최대한 습관이나 엘리트들만이 알 수 있는 모션을 연구했고, 캐릭터에 녹이려고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농구 선수 역할의 배우 중에서는 유일한 30대였던 정진운은 "사실 처음 훈련하는 날은 조금 어려웠다. 배우들과 나이 차이를 보고 갔는데 '무슨 말을 꺼냈다가 괜히 꼰대 소리 들으면 어떡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솔직히 걱정했는데 정건주, 김택 배우가 분위기를 잘 띄워놓고 있었고, 다들 농구선수처럼 훈련했기 때문에 몸으로 부딪쳤다. 배우들도 저에게 장난을 걸어주면서 경계가 무너져 갔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나이가 드니까 못 하겠다는 말은 하기 싫었다. 솔직히 힘든 게 없지는 않았는데 촬영 때 티 내고 싶지 않았다"면서 "유일하게 힘들다고 표현했던 게 안재홍 형 앞에서였다. 근데 재홍이 형이 '진운이도 힘들 때가 있구나'라고 하더라"라며 "제가 실제로도 발목 수술을 받았기 때문에 '리바운드' 촬영이 끝나고 실제로 4~5개월 정도 재활해 근육을 잡았다"고 밝혔다.
'리바운드'는 정진운이 출연한 영화 중 가장 고예산의 영화이기도 하다. 그는 "저는 영화의 규모나, 예산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언제나 소중한 기회라고 생각하고 연기한다. 저예산 영화도 해보고, 웹드라마도 해봤지만, 연기할 때의 마음가짐은 다 똑같다"며 "배우로서 바라봐 주시길 바라지도 않는다. 2AM 정진운이 아닌 그 캐릭터로 봐주셨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그러면서 '리바운드'에 대해 "인생을 농구로 치자면 저는 슛을 많이 던져본 상태다. 다른 사람들보다는 활동을 많이 해봤는데 지금은 퉁겨져 나오는 공을 바라보는 시점인 것 같다. 어떻게 하면 저 퉁겨져 나온 공을 리바운드할 수 있을지 지켜보고 있다. 그 공을 잡게 되면 두 번째 기회를 잡는 거다. 더 많은 몸싸움을 해야 할 것 같다"고 단단한 모습을 보였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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