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세 베테랑이 챔프전 지배한다, 대체 어디서 그런 힘이

잠실=이원희 기자 / 입력 : 2023.04.30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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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전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오세근. /사진=OSEN
"아직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요."

챔피언결정전을 지배하고 있는 주인공은 다름 아닌 오세근(안양 KGC)이다. 36세라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시리즈 3경기 평균 21.6득점, 11리바운드로 활약했다. 또 3경기 모두 30분 이상 소화했다. 30대 중반이지만 20대 후배들 못 지 않은 체력과 활동량을 과시했다. 오세근은 2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 3차전 서울 SK를 상대로도 37분05초를 뛰고, 23득점 9리바운드 폭풍활약을 펼쳤다. 이날 오세근은 챔프전 통산 400득점을 돌파했다. KBL 통산 9번째 기록이다. 오세근의 꾸준한 활약을 증명한다.


대체 어디서 그런 힘이 나오는 것일까. 먼저 본인은 체력이 아닌 '집중력'의 힘이라고 강조했다. 오세근은 "체력은 SK와 마찬가지로 우리도 힘들다. 하지만 체력보다 집중력에서 우리가 앞섰다"며 "쉴 때도 챔프전을 생각하며 최대한 집중력을 유지하려고 한다. 너무 집중한 나머지 다른 선수들에게 말을 많이 하지 않는 편이다. 그래도 선수들이 나를 보면서 더 집중하는 것 같다. 다들 중요한 경기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우승을 향한 간절함도 오세근을 포효하게 만드는 힘이다. 우승반지 3개를 가진 오세근은 우승 청부사로 불린다. 프로 데뷔시즌인 2011~2012시즌 팀 창단 첫 챔프전 우승멤버로 활약한 뒤 2016~2017시즌에도 정상에 올랐다. 당시 오세근은 챔프전 MVP에 선정됐다. 2020~2021시즌에도 KGC의 우승을 이끌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는 SK를 만나 1승4패로 고개를 숙였다.

오세근은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패한 것이 많은 동기부여가 됐다. 그 누구보다 우승을 갈망하고 있다. 후배들이 도와주고 있지만, 아직 내가 건재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그래서 더 우승하고 싶다"고 진심을 털어놓았다. 3차전 중간 득점이 터질 때마다 오세근은 포효했다. 모든 것을 걸고 챔프전에 임하고 있다.


오세근은 묵묵히 팀을 이끄는 리더다. 정규시즌 52경기에서 13.1득점 6.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KGC가 1위를 차지하는데 힘을 보탰다. 챔프전에서 오세근의 가치는 더욱 빛나는 중이다. 코드 밖에서도 마찬가지다. 조용히, 묵묵하게 팀 동료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다. 특히 오세근은 팀 후배 변준형에게 변함없는 믿음을 보냈다. 득점원 변준형은 챔프전 3경기에서 평균 8.7득점을 기록, 다소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3차전에서도 20분25초를 뛰었지만 2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오히려 오세근은 변준형을 향해 응원과 격려를 보냈다. 그는 "우리 팀에서 오마리 스펠맨이나 변준형이 터지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경기에서 터진다면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다"며 "변준형은 수비에서 적극적으로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공격이 되지 않아도 괜찮다. 나도 득점이 나올 수 있게 돕겠다"고 말했다. 부진한 후배를 다그치기보다 차분히 독려하는 오세근 특유의 리더십이었다. 챔프전을 지배하는 베테랑다운 여유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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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전 승리 후 포효하는 오세근. /사진=K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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