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두산 벤치클리어링 폭발, 박동원-양석환 신경전' 뜨거운 엽의 전쟁, 결국 먼저 웃은 건 LG 트윈스였다 [잠실 현장리뷰]

잠실=김우종 기자 / 입력 : 2023.06.1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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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와 두산이 16일 잠실구장에서 맞대결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7회초 2사 후 벤치클리어링이 발발했다. 양 팀 선수들이 대치하는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역시 뜨겁다. 정말 뜨겁다. LG 트윈스가 두산 베어스를 꺾고 잠실 라이벌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경기 도중 벤치클리어링이 벌어질 정도로 두 팀 모두 치열한 승부욕을 보여줬다. 남은 주말 2연전이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LG 트윈스는 1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두산 베어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홈 경기에서 7-4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LG는 5연승을 질주하며 38승 2무 23패를 마크했다. LG는 앞서 삼성 라이온즈와 주중 3연전에서 스윕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탔는데, 이날 승리로 기세를 더욱 올렸다. 순위도 리그 단독 선두를 유지했다. 반면 두산은 3연패 늪에 빠졌다. 29승 1무 29패로 5할 승률이 됐다. 두산은 NC와 원정 경기에서 2연패를 당한 뒤 이날 경기마저 내주고 말았다. LG는 두산과 올 시즌 상대 전적에서 4승 1패로 우위를 점했다.

LG는 선발 라인업에서 '베테랑' 김현수를 제외했다. 이에 대해 경기 전 염경엽 LG 감독은 "휴식 차원의 선발 제외"라면서 "상대 선발과 상대 전적도 고려한 측면이 있다. 이럴 때 쉬어주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다만 상대 선발이 바뀌고 경기 중후반 대타로 출장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현수는 이날 두산 선발로 나섰던 최승용과 상대 전적에서 삼진 없이 12타석 9타수 무안타 1몸에 맞는 볼을 기록 중이었다.

이승엽 두산 감독은 경기 전 브리핑에서 "브랜든이 빨리 팀에 합류해 축을 잡아준다면 (선발 로테이션에) 좀 더 여유가 생길 것"이라면서 "브랜든은 18일 비자를 받기 위해 일본으로 출국한 뒤 21일 귀국, 24일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원준과 최승용, 김동주 중 한 명이 선발로 자리를 잡아도, 나머지 2명은 계속 선발로 준비시킬 계획"이라면서 "이영하, 정철원, 박치국, 홍건희가 버티는 필승조는 어느 정도 갖춰진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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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승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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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이민호.




두 팀 선발 투수 이민호와 최승용 모두 경기 초반 볼넷을 내주며 흔들렸다. 공교롭게도 양 팀의 발이 빠른 베테랑들이 번트로 젊은 이민호와 박해민을 흔들려고 노력했다. 1회초 선두타자 정수빈이 기습 번트를 시도했으나, 이민호가 침착하게 포구 후 송구하며 아웃시켰다. 이어 박계범을 헛스윙 삼진, 양의지를 유격수 뜬공으로 각각 처리했다.

LG는 곧바로 이어진 1회말 선취점을 뽑았다. 선두타자 홍창기가 좌전 안타로 출루한 뒤 박해민의 희생 번트 때 2루까지 갔다. 박해민의 공식 기록은 희생 번트였지만, 기습적으로 시도한 측면이 짙어 보였다. 박동원이 루킹 삼진을 당했으나, 오스틴과 오지환이 연속 볼넷을 골라내며 만루 기회를 이어갔다. 결국 다음 타자 문보경이 밀어내기 볼넷을 골라내며 3루 주자 홍창기가 홈을 밟았다.(1-0) 계속해서 김민성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치며 3-0까지 달아났다.

두산도 호락호락하게 물러서지 않았다. 곧바로 이어진 2회초 점수를 만회하며 반격에 나섰다. 1사 후 이민호가 양석환과 강승호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1,2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홍성호가 2타점 우중간 적시 2루타를 치며 2루 주자 양석환은 물론, 1루 주자 강승호까지 홈으로 불러들였다.(3-2) LG는 2회말 문성주의 좌전 안타에 이어 홍창기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기회를 만들었다. 그렇지만 박해민이 좌익수 플라이 아웃, 박동원이 우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각각 고개를 숙였다.

이후 양 팀 선발 투수들이 서서히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다. 이민호는 2사 후 양의지에게 좌중간 안타를 얻어맞았으나, 김재환을 포수 파울 플라이 아웃으로 유도했다. 4회에는 양석환-강승호-홍성호를 삼자 범퇴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이어 5회엔 2사 후 정수빈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으나 박계범을 1루수 파울 플라이 아웃 처리했다.

최승용도 호투로 맞섰다. 3회 1사 후 오지환이 좌전 안타에 이어 도루까지 성공시켰다. 그렇지만 최승용은 흔들리지 않았다. 문보경(2루수 뜬공)과 김민성(유격수 땅볼)을 범타 처리했다. 4회에는 선두타자 이재원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문성주의 희생 번트가 뜨며 양의지에 미트에 들어가고 말았다. 이어 홍창기가 1루수 병살타로 고개를 숙였다.





◆ 이승엽 감독의 5회 이전 선발 최승용 강판, '과감한 교체'... 그러나 이를 깨트린 LG의 화력





하지만 최승용은 끝내 5회를 채우지 못했다. 선두타자 박해민을 좌익수 뜬공 처리했으나, 박동원에게 볼넷을 내줬다. 다음 타자는 오스틴. 이때 이승엽 감독이 과감하게 움직였다. 투구 수 82개를 기록 중이었던 최승용을 내리고 필승조 박치국을 투입한 것. 1점 차로 뒤진 상황에서 경기를 쉽게 내주지 않겠다는 두산 벤치의 필승 의지가 느껴졌다. 오스틴은 사이드암 박치국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치며 1,2루 기회를 만들어냈다. 오지환이 좌익수 뜬공에 그쳤으나, 문보경이 우전 적시타를 치며 4-2를 만들었다. 사실 아웃 타이밍처럼 보였으나, 두산 우익수 홍성호의 홈 송구가 양의지가 아예 잡지 못할 정도로 지나치게 강했다. 공식 기록은 홍성호의 실책. 송구가 뒤로 빠진 틈을 타 타자 주자는 2루까지 갔다. 후속 김민성은 1루수 플라이 아웃으로 이닝 종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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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김민성.




◆ 이승엽 감독의 체크 스윙 스트라이크 아웃 판정 항의, 그리고 4-4까지 만든 두산의 저력





LG는 6회부터 선발 이민호를 내리고 불펜을 활용하기 시작했다. 마운드에 오른 투수는 정우영. 그러나 정우영이 심하게 흔들렸다. 선두타자 양의지에게 2루수 왼쪽으로 향하는 내야 안타, 후속 김재환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양석환에게 중전 안타를 각각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LG는 정우영을 더 이상 마운드에 놔두지 않은 채 박명근을 올렸다.

박명근은 강승호를 2구째 1루 땅볼로 유도했다. 그러나 이 순간, LG 1루수 이재원이 타구를 향해 뛰어들다가 포구에 실패했고, 이 사이 3루 주자 양의지가 홈을 쓸었다.(4-3) 이날 올 시즌 두 번째로 1루수로 선발 출장한 이재원의 불안한 수비 모습이 노출된 순간이었다. LG 벤치는 곧바로 이재원을 빼는 대신 대수비로 정주현을 투입했다. 다음 타자 홍성호는 헛스윙 삼진 아웃. 볼카운트 0-2에서 홍성호가 4구째 체인지업(127km)에 체크 스윙을 했으나, 3루심은 배트가 돌아갔다고 판단했다. 이 과정에서 이승엽 감독이 잠시 나와 심판진에 항의를 펼치기도 했다. 계속해서 대타 서예일이 좌익수 희생타를 치며 승부를 4-4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진 6회말 LG의 공격. 앞서 대수비로 투입됐던 선두타자 정주현이 우전 안타로 1루에 나갔다. 여기서 두산은 투수를 박치국에서 이영하로 교체했다. 계속되는 필승조의 투입. 다음 타자는 문성주. 2차례 견제구에 이어 문성주가 과감하게 2루 도루를 감행했다. 이때 두산 배터리가 피치 아웃을 했고, 양의지의 깔끔한 2루 송구로 문성주를 잡아냈다. LG의 흐름이 끊긴 순간. 이후 LG는 2사 후 홍창기가 이유찬의 포구 실책을 틈타 출루한 뒤 박해민이 볼넷을 골라냈으나, 박동원이 삼구 삼진을 당하며 득점을 뽑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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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유영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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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석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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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박동원.




◆ 역시 잠실 라이벌전은 뜨겁다, LG 투수 유영찬의 사구 이후 '포수 박동원-타자 양석환 신경전→벤치클리어링 발발'





그리고 7회초. LG는 박명근 대신 네 번째 투수 유영찬을 투입했다. 1사 후 박계범에게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내준 뒤 양의지 타석 때 폭투까지 범하면서 3루 진루를 허용했다. 양의지는 사실상 승부 의지가 없는 가운데 볼넷 출루. 1,3루에서 김재환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한숨 돌린 가운데, 타석에 양석환이 들어섰다.

유영찬의 초구 스트라이크(슬라이더 130km) 이후 2구째 147km 속구가 양석환의 다리 쪽을 강타했다. 몸에 공을 양석환은 균형을 잃은 채 넘어졌고, 이내 곧장 일어나 유영찬을 쳐다보며 신경전을 벌였다. LG 투수 유영찬은 사구를 던진 직후 모자를 벗으며 사과의 뜻을 표했다. 이때 LG 포수 박동원이 일어나 양석환과 무언가 대화를 나눴다. 이후 박동원과 양석환의 대화가 길어지자, 결국 양 팀 선수들이 모두 벤치를 박차고 나오며 벤치 클리어링이 발발했다. 두산은 양의지를 중심으로 뭉쳤고, LG는 김현수를 중심으로 맞서며 서로를 말렸다. 다행히 더 큰 불상사로 번지지는 않은 채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잠실 라이벌전 3연전 첫 경기부터 기세 싸움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 승부처 : 두산, 8회에 나온 정철원의 결정적인 2연속 견제구 실책... 승기가 완전히 LG로 넘어간 순간이었다





결국 LG가 7회말 점수를 뽑았다. 두산 투수는 여전히 이영하. 1사 후 오지환의 볼넷과 문보경의 중전 안타로 만든 1, 2루 기회에서 김민성이 좌중간 적시타를 뽑아냈다.(5-4) 두산은 투수를 정철원으로 교체. 대타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 문성주를 유격수 땅볼로 각각 아웃시키며 추가 실점은 내주지 않았다.

경기는 점점 절정으로 치닫고 있었다. 두산은 8회초 홍성호가 우전 안타를 치며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홍성호는 대주자 조수행으로 교체. 그렇지만 허경민이 2루 뜬공, 이유찬이 3루 땅볼로 물러난 가운데, 정수빈이 우익수 방면 2루타를 치며 절호의 2, 3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LG는 투수를 함덕주로 교체했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초구에 박계범을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시키며 1점 차 리드를 지켜냈다.

그리고 8회말. LG가 또 한 점을 달아났다. 선두타자 홍창기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정철원의 견제구가 빠지는 틈을 타 3루까지 갔다. 이어 박해민의 2루수 강습 내야 안타 때 홈을 밟았다. 계속해서 정철원의 견제구를 또 강승호가 잡지 못하면서 박해민이 3루를 밟았다. 후속 박동원은 8구째 헛스윙 삼진 아웃. 오스틴의 3루 땅볼 때 박해민이 홈을 쓸며, 7-4까지 도망갔다. 결국 LG는 9회 세이브 상황에서 고우석을 마운드에 올렸고, 승리를 지켜냈다.





총 10안타를 친 LG 타선에서는 김민성이 2안타 3타점, 문보경이 2안타 2타점으로 각각 활약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이민호가 5이닝 2볼넷 3피안타 2실점(2자책) 투구를 펼친 가운데, 정우영(0이닝 2실점)-박명근(1이닝 무실점)-유영찬(1⅔이닝 무실점)-함덕주(⅓이닝 무실점)-고우석(1이닝 무실점)이 이어 던졌다. 오지환은 개인 통산 700볼넷(KBO 역대 31번째)을 기록했다.

반면 9안타의 두산은 양의지가 3안타, 정수빈과 홍성호가 각각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선발 최승용이 4⅓이닝 5볼넷 4피안타 4실점(4자책)을 마크한 가운데, 박치국(⅔이닝 무실점)-이영하(1⅓이닝 1실점)-정철원(1이닝 2실점)-김정우(⅔이닝 무실점)가 차례로 나와 공을 뿌렸다. 두산의 실책은 4개, LG의 실책은 1개였다. 승리투수 유영찬(4승 1패). 패전 투수 이영하(1패). 세이브 고우석(1승 2패 4세이브).

경기 후 '승장' 염경엽 LG 감독은 "오늘 타선에서 김민성이 3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해주며 승리의 발판을 만들었다. 투수들은 이민호가 선발로서 자기 역할을 해줬고, 박명근과 유영찬, 함덕주, 고우석이 어려운 상황들을 잘 막아주며 불펜의 힘으로 승리할 수 있었다. 유영찬의 4승을 축하한다. 승리를 위한 우리 선수들의 집중력을 칭찬하고 싶다. 주말 시리즈 첫 경기인데, 많은 팬 분들이 오셔서 응원해주신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이제 17일 오후 5시 경기서 LG는 켈리, 두산은 곽빈을 각각 선발로 내세운다.





두산 베어스 vs LG 트윈스 선발 라인업 (6월 16일 잠실야구장, 관중 1만8826명 입장)





- 두산 베어스 : 정수빈(중견수)-박계범(3루수)-양의지(포수)-김재환(좌익수)-양석환(지명타자)-강승호(1루수)-홍성호(우익수)-김재호(유격수)-이유찬(2루수). 선발 투수 최승용.

- LG 트윈스 : 홍창기(우익수)-박해민(중견수)-박동원(포수)-오스틴(지명타자)-오지환(유격수)-문보경(3루수)-김민성(2루수)-이재원(1루수)-문성주(좌익수). 선발 투수 이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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