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운호' 36경기 키워드는 연패 탈출·원팀·안정 "팀플레이 어긋나면 같이 가지 않는다"

대전=양정웅 기자 / 입력 : 2023.08.3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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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 롯데 자이언츠 감독대행. /사진=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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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 롯데 감독대행.
비록 임시직이지만 8년 만에 다시 롯데 자이언츠의 지휘봉을 잡은 이종운(57) 감독대행. 그가 밝힌 남은 36경기의 키워드는 바로 '원칙'이었다.

이 대행은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화 이글스와 2023 신한은행 SOL KBO 리그 원정경기를 앞두고 "야구는 팀 스포츠다. 팀 플레이에 어긋나는 부분이 나오면 예외를 두지 않고, 남은 기간 같이 가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밝혔다.


수석코치였던 이 대행은 전날 건강 악화로 인해 자진사퇴를 선택한 래리 서튼(53) 전 감독을 대신해 이날부터 대행 자리에 올랐다. 지난 2015년 롯데 감독을 역임했던 이 대행은 2002년 김용희 감독대행 이후 21년 만에 팀 내 감독 경험이 있는 대행이 됐다.

1군 감독 시절 이 대행은 2015시즌 승률 0.462(66승 77패 1무)의 성적으로 10개 구단 중 8위에 위치했다. 조쉬 린드블럼-브룩스 레일리-짐 아두치의 외국인 3인방의 활약 속에 시즌 막판까지 5강 경쟁을 했지만 결국 가을야구를 경험하지 못했고, 그해 10월 경질되고 말았다. 1군 감독으로 한 시즌을 운영한 경험이 도움이 될 수 있냐는 질문에 이 대행은 "시간이 많이 지났다. 앞에서 감독을 했다는 건 의미가 없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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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 롯데 감독대행. /사진=롯데 자이언츠
대신 이 대행이 중점적으로 보는 건 현재의 위기 탈출이었다. 롯데는 현재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고 있다. 29일 기준 롯데는 시즌 108경기에서 50승 58패(승률 0.463)를 기록 중이다. 7위에 위치한 롯데는 5위 KIA 타이거즈와 5경기 차로 벌어진 상황. 냉정하게 말하면 가을야구의 가능성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이 대행 역시 현재의 엄중한 상황을 인식하고 있다. 그는 "(서튼 감독에게) 죄송하다는 말밖엔 못했다. 저희들이 보필을 잘못한 책임이 있다"면서 "감독님이 물러난 상황이라 선수들도 무겁게 받아들일 것이다"고 말했다.

당면과제 역시 당장의 연패 탈출이다. 롯데는 지난 18일 고척 키움전을 시작으로 7연패의 수렁에 빠진 상황이다. 공교롭게도 서튼 감독의 건강문제가 처음 불거지기 시작한 17일 사직 SSG전(15-4 승리) 이후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행은 "지금은 연패를 끊는 게 우선이다. 연패를 마감하고 분위기 반전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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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 롯데 감독대행. /사진=롯데 자이언츠
그러면서 이 대행이 지적한 개선할 점은 바로 '언밸런스'였다. 롯데는 7연패 기간 매 경기를 3점 차 이내로 패배하고 있다. 이 말은 역설적으로 투수가 잘하는 날은 타선이 침묵하고, 득점이 많은 날은 마운드가 무너졌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이 대행은 "수석코치로 봤을 땐 투·타 불균형이 문제다. 수비에서 디테일한 부분이 부족하다.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투수 부분은 좋다"며 일말의 여지를 남겼다.

"내일이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말한 이 대행은 "한 게임 한 게임 최선 다하면서 해야 한다. 게임이 끝날 때까진 최선 다하는 모습 보여주자고 선수들에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팬들에게 미안했다. 성적이 안 좋으면 질책도 많으신데 팬들이 응원해주시는 모습 보니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말도 이어갔다.

"선수들이 더 많이 느낄 것이다"는 이 대행은 "그런 걸 느끼지 않는다면 프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이어 "야구는 팀 스포츠다. 팀 플레이에 어긋나는 부분이 나오면 예외를 두지 않고, 남은 기간 같이 가지 않겠다는 원칙을 세웠다"고 밝혔다. 당장 필요한 팀 성적도 결국 '원팀'이 돼야 나올 수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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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 롯데 감독대행(오른쪽)과 주장 안치홍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렇듯 이 대행은 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팀의 핵심인 베테랑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며 분발을 부탁했다. 그는 "어려울 땐 베테랑들이 역할 해줘야 한다"면서 "런 부분에서 교감도 나누고, 힘든 부분은 선배들이 좋은 모습 보여주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 대행은 잔여경기의 키플레이어도 전준우나 안치홍, 정훈 등 중심 선수들을 꼽았다.

이 대행의 또다른 키워드는 바로 '안정'이다. 우선 이 대행은 서튼 감독 체제에서 꾸려진 코칭스태프를 변화 없이 그대로 끌고 갈 예정이다. 새 수석코치도 두지 않는다. 이 대행은 "그동안 이 코치님들과 벤치에서 했기 때문에 코치님들과 같이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타순도 어느 정도 안정적으로 가져갈 예정이다. 롯데는 올해 108경기에서 103가지의 타순을 꾸렸는데, 이 대행은 "기존 선수들이 해줘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밝히며 타순의 변화를 줄일 것을 예고했다. 우천취소된 이날 경기에서 이 대행은 안권수(좌익수)-정훈(1루수)-안치홍(2루수)-전준우(지명타자)-윤동희(우익수)-니코 구드럼(3루수)-정보근(포수)-노진혁(유격수)-김민석(중견수)의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 대행의 구상을 어느 정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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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운 롯데 감독대행(오른쪽). /사진=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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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종운 감독대행이 2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양정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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