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도 '마침내 MLB행 공식 선언'했다, "2주 안에 면담 끝날 것"... AG·APBC가 결심 계기-2024 시즌 후 포스팅 가능

한남동=안호근 기자 / 입력 : 2023.12.01 2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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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혜성이 1일 2023 마구마구 리얼글러브 어워드에서 2루수 수상자로 무대에 올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강정호를 시작으로 박병호(KT 위즈),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까지 키움 히어로즈산 선수들이 차례로 미국으로 향했다. 빅리그행을 선언한 이정후는 벌써부터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벌써부터 다음 주자로 주목을 받는 김혜성(24·키움 히어로즈)에 대한 관심도 서서히 커지고 있다. 김혜성은 다음 시즌을 마치면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을 통해 해외 무대에 진출할 수 있는 자격을 얻는다.


김혜성은 1일 서울시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2023 마구마구 리얼글러브 어워드' 후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내년 시즌을 잘 치른 뒤 도전해보려고 한다"며 "실력을 잘 키워서 떳떳하게 도전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키움은 넥센 시절부터 메이저리그(MLB) 사관학교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을 만큼 이례적으로 많은 빅리거를 배출해냈다. 음주운전 삼진아웃으로 KBO리그에서 제명됐지만 강정호는 피츠버그 파이리츠에 진출해 인상적인 첫 두 시즌을 보내며 '킹캉'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강정호의 후광을 입은 박병호는 더 좋은 조건에 미네소타 트윈스 유니폼을 입고 12홈런을 날리며 파워 만큼은 손색이 없음을 증명했다. 김하성은 팀 명이 키움으로 바뀌고 키움 출신 첫 빅리거가 됐다. 첫 2시즌 다소 적응기를 거쳤지만 올 시즌 내셔널리그(NL) 유틸리티 부문 골드글러브를 수상하며 주가를 높이고 있다. NL 최우수선수(MVP) 투표에서 득표도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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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리그 진출해 연일 주가를 높여가고 있는 김하성. /사진=뉴시스
KBO 통산 타율 1위(0.340)에 빛나는 이정후에게 더 많은 빅리그 구단들이 달려들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앞선 키움 선수들이 안겨준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김혜성은 이별을 앞둔 이정후에 대해 "당연한 상황인 것 같다. 옆에서 지켜봤을 때 야구 선수로서 능력이 너무 좋은 선수다. 내가 단장이나 감독이어도 관심이 갈 것 같다"며 "계약을 잘 해서 내년에 꼭 좋은 모습으로 뛰었으면 좋겠고 열렬히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직속 선배들이 해외 진출을 하고 있고 김혜성은 그 다음 주자로 손꼽히는 선수다. 2017 신인 드래프트 2차 1라운드 7순위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그는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고 특히나 김하성이 미국으로 떠난 2021년부터 기량을 만개하기 시작했다.

2021년 타율 0.304 3홈런 66타점 99득점 46도루를 기록, 도루왕에 오르며 유격수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그는 2022년엔 2루로 자리를 옮겨서도 타율 0.318 4홈런 48타점 81득점 34도루로 맹활약, 다시 한 번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유격수와 2루 어디에서도 수비에 전혀 문제가 없음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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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김혜성.
올 시즌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로 인해 막판 빠진 경기도 있었으나 137경기에서 타율 0.335 7홈런 57타점 104득점 25도루를 기록했고 출루율 0.396, 장타율 0.446, OPS(출루율+장타율)는 0.842로 데뷔 후 최초로 0.8을 웃돌았다. 모든 부문에서 업그레이드 됐다.

그렇기에 더욱 욕심을 내볼만 하다. 강정호, 김하성에 비해 장타력은 부족하지만 스피드는 월등하고 마찬가지로 내야를 전 포지션을 수준급으로 소화할 수 있는 내야 자원이기에 활용 가치가 높다는 점도 메리트다. 심지어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마지막 걸림돌 일 수 있는 병역 문제까지 말끔히 해결했다.

이미 김하성은 김혜성이 빅리그에서 충분히 진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성은 "하성이 형 말을 잘 증명해 내야한다. 하성이 형이 한 말인데 내가 못 나가면 거짓말한 게 된다"며 "내 의사는 (구단에) 전달했다. 아직은 운영팀장님께만 말했고 단장님, 감독님과는 조만간 만나뵐 것 같다. 잘 대화를 나눠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오래지 않은 시점에 내년 시즌 후 미국 진출에 대한 방향이 결정될 전망이다. 김혜성은 "감독님(과 만남)은 다음주 월요일(4일)이고 단장님은 언제인지 잘 모르겠다"면서도 "아마 2주 안에는 면담이 끝나지 않겠나. 그럴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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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맹활약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김혜성.
이정후는 앞서 2021년 도쿄올림픽에 출전하며 미국행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김혜성 또한 국제대회를 경험하며 목표가 더 커졌다. "4차례 국제대회에 나섰는데 그러면서 계속 꿈이 생긴다"며 "KBO도 좋은 리그지만 더 나아가서 다른 리그에서 뛰고 싶다는 목표가 계속 생기는 것 같다. (계기는) 경기에 계속 나간 아시안게임과 APBC가 아닐까 아닐까. 그전엔 주전으로 잘 나가지 못했다. 아시안게임이랑 APBC를 하면서 좀 더 마음이 깊어졌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워낙 뛰어난 타자들이 많고 강한 타구도 더 많이 날아오는 게 MLB다. 그럼에도 김하성은 새로운 훈련 환경과 송구 습관 등으로 인해 수비가 더 좋아졌다고 인정했다. 다만 김혜성은 조심스러워했다. "그런 생각은 안 했다. 하성 형이랑 나랑은 전혀 다른 선수이다. 하성이 형이 가서 더 잘해졋다고 나 역시 그렇다는 보장은 없다"면서도 "하지만 하성이 형한테 나도 많이 물어보고 있기 때문에 어떻게 연습했는지 등 많이 보고 배워서 연습을 잘해서 가서 잘 적응할 수 있게 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정호, 김하성 등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점도 있다. 김혜성은 "곰곰히 생각해 봤는데 타격, 수비는 적응이 필요할 수 있고 리그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주루는 크게 상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 점이 가장 큰 내 장점이다. 주루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기에 그런 점에선 적응 없이 가서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김혜성은 바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지난달 27일 KBO 시상식에서 2루수 부문 수비상을 수상했고 이날 선수들이 뽑은 최고의 2루수로 지난해에 이어 다시 한 번 선정됐다. 이어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선 3년 연속 황금장갑을 노린다. 공교롭게도 강정호(2012~2014)와 김하성(2018~2020)은 빅리그 진출 전 3년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을 통해 자신들의 가치를 입증했다. 미국행을 꿈꾸는 김혜성도 이들의 뒤를 따라 3년 연속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농후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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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러브모양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는 김혜성.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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