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한용 21점 폭발' 저력의 대한항공, '0:2→3:2' 끝내 뒤집었다... 만원관중 앞 5연승 질주 [장충 현장리뷰]

장충=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2.17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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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한용이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5라운드 우리카드와 방문 경기에서 공을 때리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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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선수단이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5라운드 우리카드와 방문 경기에서 득점 후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디펜딩 챔피언의 경험은 무시하지 못했다. 초반 흔들렸던 대한항공이 무라드 칸(24·등록명 무라드)과 정한용(23)의 폭발적인 공격력을 앞세워 풀세트 접전 끝에 승리를 따냈다. 마테이 콕(28·등록명 마테이)을 잃은 우리카드는 세터 한태준(20)의 경기 운영이 흔들리면서 대어를 낚는 데 실패했다.

대한항공은 17일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방문 경기에서 우리카드에 세트스코어 3-2(26-28, 23-25, 25-19, 25-17, 15-12)로 승리했다.


이날 장충체육관에는 3609명의 만원관중이 모인 가운데 나란히 4연승을 달리던 두 팀의 경기는 대한항공의 5연승 질주로 막을 내렸다. 2경기 연속 만원관중을 모았던 우리카드는 4연승이 끊겨 아쉬움을 남겼다. 1위 대한항공은 19승 11패(승점 58)로 2위 우리카드(19승 10패·승점 56)와 격차를 조금 벌리며 선두 경쟁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날 대한항공에서는 정한용이 공격성공률 53.57%로 21득점에 성공, 에이스 역할을 했다. 정지석이 3득점으로 경기력이 아쉬웠으나, 무라드가 21점, 임동혁이 16점, 곽승석 11점, 김규민 10점으로 다른 선수들이 고루 활약하면서 뎁스의 힘을 보여줬다.

우리카드는 세터 한태준이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2세트까지는 중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사이드의 오타케 잇세이(29·등록명 잇세이)와 김지한(25)의 공격력을 극대화했다. 하지만 우리카드의 리시브가 무너지면서 볼 배분에 아쉬운 점이 생겼다. 잇세이와 김지한은 각각 25점, 14점으로 고군분투했으나, 팀 패배를 막지 못했다.






2월 17일 대한항공-우리카드 선발 라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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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가운데). /사진=한국배구연맹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이 이끄는 대한항공은 한선수(세터)-정지석(아웃사이드히터)-김민재(미들블로커)-임동혁(아포짓스파이커)-곽승석(아웃사이드히터)-김규민(미들블로커)-오은렬(리베로)로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신영철 감독이 이끄는 우리카드는 이상현(미들블로커)-한태준(세터)-김지한(아웃사이드히터)-박진우(미들블로커)-오타케 잇세이(아포짓스파이커)-한성정(아웃사이드히터)-오재성(리베로)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4라운드 3승 3패로 승점 9점을 따내는 데 그쳤던 대한항공은 5라운드에서는 4승 1패로 벌써 승점 13점을 따냈다. 경기 전 틸리카이넨 감독은 달라진 분위기에 "정지석의 폼이 올라왔고 무라드가 좋았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는 블로킹과 수비가 좋아졌다"며 "냉정하게 진 경기를 돌아보면 한두 개 차이로 진 경기가 많았다. 하지만 베테랑 선수들이 경기 후반에 긴장감을 즐기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금은 타이트한 상황을 뒤집을 수 있는 힘이 생겼다. 이 부분이 제일 큰 것 같다"고 짚었다. 이어 "훈련 때도 그런 부분을 강조한다. 실제 경기에서도 훈련 때의 에너지를 잘 가져오고 있다. 볼 한 두 개 차이는 (적어 보이지만) 챔피언결정전을 우승 여부가 갈릴 수도 있는 문제다. 훈련을 통해 매년 성장을 거듭해 왔고 지금보다 더 좋아질 수 있다"고 자신했다.

한편 우리카드는 마테이의 부상 이탈 후 2경기 연속 승리를 거두며 4연승을 달리는 중이다. 하지만 선두 대한항공은 지금까지와 다른 상대. 신영철 감독은 선수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주길 바랐다.

신영철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다른 건 없다. 각자 맡은 역할을 해줘야 한다. 지금 와서 안 좋았던 실력이 확 늘진 않는다. 얼마만큼 자신 있게 하느냐에 달렸고, 그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나와 코치들의 역할"이라며 "지난 경기에서는 송명근과 오타케 잇세이가 잘해줬다. 잇세이의 경우 블로킹과 수비는 마테이보다 낫다. (송)명근이는 스윙 빠르기는 최고다. OK금융그룹에서 최고였다는 자부심이 있었을 텐데 이곳에 와서 좌절하지 않고 정말 열심히 준비해왔고 잘해줬다"고 선수들에게 고마워했다.

우리카드 역시 한두 점 차 접전을 관건으로 봤다. 신영철 감독은 "마테이의 이탈로 서브 파워 면에서 우리가 밀리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범실을 줄이면 된다. 서브를 어떻게 공략할지, 한두 점 차 접전일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에 달렸다. 그동안 잘 버텨왔는데 대한항공의 경기력이 좋은 편이라 두고 봐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초반 전략 실패 극복한 대한항공, 뎁스로 이겨냈다... 정한용-무라드 42점 합작→ '0:2→3:2' 리버스 스윕 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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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카드 세터 한태준이 1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5라운드 대한항공과 홈 경기에서 공을 올리고 있다. /사진=한국배구연맹


우리카드는 한성정이 임동혁과 정지석의 백어택을 연속으로 막아내 초반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대한항공도 꾸준히 득점하면서 박빙의 승부를 이어갔고, 차이를 주기 위해 임동혁을 무라드로 교체했다. 하지만 오히려 우리카드의 흐름이 살아났다. 곽승석의 서브가 아웃되더니 공격수들이 한선수가 올린 공을 헛손질하는 실책까지 나왔다. 이 틈을 타 송명근이 무라드의 백어택을 막아내면서 승기를 잡았고 김지한의 오픈 득점으로 20점 고지를 우리카드가 먼저 밟았다. 무라드의 득점력이 뒤늦게 빛을 발했다. 대한항공은 무라드의 2연속 백어택 득점으로 25-24 역전까지 이뤄냈다. 김지한이 퀵오픈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고 정지석이 퀵오픈 과정에서 네트를 건드리면서 우리카드가 극적으로 1세트를 따냈다.

2세트 초반 대한항공에 악재가 닥쳤다. 리베로 오은렬이 과호흡 증세를 보이며 코트를 이탈한 것. 대한항공의 리시브가 흔들린 틈을 타 우리카드는 이상현과 잇세이를 앞세워 달아나기 시작했다. 이상현의 속공, 블로킹, 오픈 득점으로 9-4 리드를 잡았다. 하지만 세터 한태준이 교체돼 빠지자 우리카드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한항공이 한 점 한 점 따라가 17-17 동점을 만들자, 우리카드는 다시 한태준을 투입했고 박빙의 경기가 펼쳐졌다. 이날 우리카드의 수비벽은 무척이나 견고했다. 한성정이 임동혁의 백어택을 막아내며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고 잇세이가 상대 코트 중앙으로 공을 꽂아 넣으면서 2세트마저 가져왔다. 중앙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세터 한태준의 경기 운영도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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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선수단. /사진=한국배구연맹


3세트부터 대한항공의 반격이 시작됐다. 9-9에서 곽승석의 블로킹과 정한용의 스파이크 서브로 리드를 잡은 대한항공은 세터 한선수가 들어가면서 경기를 주도해 나갔다. 1~2점 차 접전을 펼치면서도 역전은 허용하지 않던 대한항공은 김규민의 속공으로 20점 고지를 먼저 밟았다. 정한용의 백어택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들었고 한성정의 오픈 공격이 네트를 넘으면서 대한항공은 3세트를 가져왔다.

대한항공은 중앙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4세트 중반부터 서서히 분위기를 가져왔다. 9-9에서 정한용이 시간차 공격을 성공한 데 이어 잇세이의 백어택을 막아내면서 점수 차를 벌렸다. 중앙이 살아난 것이 컸다. 김민재가 송명근의 오픈 공격을 블록해낸 데 이어 김규민의 속공에 곽승석까지 블로킹 득점에 성공했다. 결정적인 득점도 모두 중앙에서 나왔다. 김규민의 속공 득점으로 대한항공이 20점을 돌파했고, 정한용이 잇세이의 오픈 공격을 막아내면서 세트 동률을 이뤘다. 블로킹에서도 5 대 2로 대한항공이 앞섰다.

물오른 공격력으로 대한항공은 끝내 역스윕에 성공했다. 우리카드의 공격이 연달아 실패로 돌아가면서 11-9 리드를 잡았고 역전 위기 때마다 무라드와 정한용이 득점에 성공하면서 대한항공에 리드를 안겼다. 또 한 번 한태준의 범실이 나오자 대한항공은 경기를 끝낼 찬스를 맞았고 무라드가 정지석이 올려준 공을 내리 꽂으면서 극적인 역전승을 일궈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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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윤 | dongy291@mtstarnews.com

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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