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오 말고 또 있었다' 2년 차 아포짓 미친 존재감 "우리카드만 만나면 왠지 모를 자신감 생긴다"

장충=김동윤 기자 / 입력 : 2024.03.24 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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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신호진. /사진=한국배구연맹
OK금융그룹에는 레오나르도 레이바(34·등록명 레오)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아포짓스파이커 신호진(23)이 순도 높은 공격력으로 팀을 챔피언 결정전 문 앞까지 이끌었다.

OK금융그룹은 23일 서울특별시 중구에 위치한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3전 2선승제) 1차전에서 우리카드에 세트 점수 3-2(25-20, 25-19, 22-25, 21-25, 15-11)로 승리했다.


이로써 정규리그 3위로 시작한 OK금융그룹은 88.9%의 확률을 잡았다. 과거 V리그 남자부 플레이오프에서 1차전 승리 팀이 18번 중 16번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올라갔다.

이날도 레오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9득점으로 주포로서 역할에 충실했다. 하지만 이날 에이스는 그가 아니었다. 레오는 다소 기복이 있는 경기력으로 공격 점유율이 41.22%가 되면서도 공격 성공률 50%, 공격효율 35.19%에 그쳤다. 개인 범실도 10개에 달했다.

대신 공격을 이끈 것이 신호진이었다. 올 시즌 한 경기 20점을 계속해 넘지 못하던 그는 공격 점유율이 22.9%밖에 되지 않음에도 성공률 70%, 공격 효율 63.33%로 24점을 올렸다. 특히 2세트까지 공격 성공률이 무려 80%에 달했다.


경기 후 오기노 마사지 OK금융그룹 감독도 "신호진이 잘해줬다. 컨디션이 굉장히 좋았던 것 같다"며 "처음 공격 때 실수가 있었다. 이 부분을 지적했는데 바로 다음 플레이에서 수정이 됐다. 신호진은 한 번 지시하면 그에 대한 답을 주는 좋은 선수다. 오늘 부담이 컸을 텐데 잘해줬다"고 칭찬했다.

이에 신호진은 "경기 전 몸이 무거웠는데 뛰면서 몸이 올라왔다"며 "아무래도 연차가 낮다 보니 형들에게 기댈 수 있다. 내가 안 되도 대신 해결해 줄 형들이 많다 보니 편하게 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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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선수단. /사진=한국배구연맹


인하대를 졸업한 신호진은 2022~2023시즌 V리그 1라운드 1순위로 OK금융그룹에 입단했다. 대학 시절부터 인하대의 3관왕을 이끌며 인상적인 공격력을 자랑했던 그는 올 시즌에는 파트너 레오의 공격력을 극대화하는 뛰어난 수비로 돋보였다. 하지만 이날은 대학 시절을 연상케 하는 폭발적인 공격력으로 미친 존재감을 보여줬다.

신호진은 "내가 항상 급하면 공을 뒤에서 때리는 경향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감독님이 조언을 주신다. 매번 그렇게 피드백을 받으니 블로킹도 그렇고 잘 맞아떨어진 것 같다"며 "항상 열심히 하고 보면 한 경기 19점에서 멈춰져 있었는데 그 기록을 포스트시즌에서 경신해 기분이 두 배로 좋았다"고 활짝 웃었다.

우리카드만 만나면 유독 펄펄 나는 신호진이다. 올 시즌만 해도 우리카드를 상대로 공격 성공률(10득점 이상일 시)이 59.38%에 달하고 오픈 공격 40.74%, 퀵오픈 62.26%, 시간 차 80% 등 다른 팀을 상대할 때보다 좋은 기록을 보일 때가 많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도 이런 점을 경계하고 대비했지만, 2세트까지는 속수무책이었다.

신호진은 "우리카드만 만나면 왠지 모를 자신감이 생긴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재미있게 하다 보면 결과가 잘 따라왔다"며 "그래도 감독님이 과신하지 말라고 하셨다. 난 욕심을 부리면 원하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아서 2차전에서도 오늘 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하려 한다"고 각오를 새로이 다졌다.

2경기 연속 풀세트 접전에 체력이 힘들 법도 하지만, 많은 음식 섭취를 통해 회복에 집중한다. 또한 지난해보다 한층 더 단단해진 선수단의 조직력과 결속력 그리고 열정적인 팬들의 응원은 육체적인 피로를 이겨내게 한다. 이날도 3378명의 관중이 찾은 가운데 한쪽 편에는 OK금융그룹의 색깔인 오렌지로 가득 찼다.

신호진은 "원정석만 봤을 땐 여기가 안산 홈인 줄 알았다. 주말이라 더 많이 오신 것 같은데 정말 감사드린다. 2세트는 홈이니까 오늘처럼 팬분들의 응원을 받고 하면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라며 "오늘 나 자신에게는 80점을 주고 싶다. 나머지 20점은 챔프전에서 채우도록 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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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스포츠부 김동윤입니다. 초심 잃지 않고 열심히 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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