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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성. /AFPBBNews=뉴스1 |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은 21일(한국시간) 전문가 34명을 동원해 지금까지의 통게와 앞으로 10월까지 예상되는 상황을 고려해 아메리칸리그(AL)와 내셔널리그 각 리그 신인왕 후보를 투표했다. 1위표가 5점, 2위표가 4점, 5위표가 1점 식으로 득표 총합으로 순위를 매겨 소개했다.
아메리칸리그 신인왕 레이스가 애슬레틱스의 제이콥 윌슨(22)이 1위표 31장을 받으며 압도적인 표 차로 선두를 질주한 가운데, 내셔널리그는 후보가 다양했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투수 AJ 스미스-쇼버가 1위표 10장에도 총점에서 앞서 1위, 같은 팀의 드레이크 볼드윈이 1위표 14장을 받아 2위로 집안 싸움이 벌어졌다.
김혜성은 1위표를 받진 못했으나, 신인왕 득표에는 성공해 사사키 로키(24), 달튼 러싱(24·이상 LA 다저스) 등과 함께 기타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빅리그 15경기 만에 이뤄낸 성과라 놀랍다.
김혜성은 지난 1월 계약 기간 3+2년, 최대 2200만 달러로 다저스에 입단한 뒤 험난한 적응기를 거쳤다. 다저스는 김혜성에게 타격과 수비 모두 바꿀 것을 요구했고, 그는 급조된 타격폼으로 시범경기 15경기에서 타율 0.207(29타수 6안타) 1홈런 3타점 4볼넷 11삼진, OPS 0.613으로 부진했고 개막 엔트리 승선에도 실패했다.
하지만 침착하게 구단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며 때를 기다렸다. 트리플A에서 28경기 타율 0.252(115타수 29안타) 5홈런 19타점 22득점 13도루 OPS 0.798로 차츰 미국 생활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고, 토미 에드먼이 부상을 당하자 메이저리그로 콜업됐다.
그 후 활약을 기대 이상이었다. 김혜성은 콜업 후 14경기 타율 0.452(31타수 14안타) 1홈런 5타점 9득점 3도루, OPS 1.066으로 빠르게 빅리그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9번 타순에서 빠른 발과 뛰어난 작전 수행 능력으로 오타니 쇼헤이(31)를 비롯한 상위 타순에게 도움 되는 조력자로서 역할을 충실히 하고 있다.
부정적이던 미국 현지 매체들도 연일 김혜성의 가치를 재평가 중이다. 달라진 여론이 느껴진 것이 에드먼과 외야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복귀를 두고 메이저리그 로스터 변화가 필요했을 때다. 몇몇 매체는 김혜성의 마이너리그 강등 대신 부진한 베테랑들의 방출을 주장했다. MLB.com은 "크리스 테일러와 결별은 전 KBO 리그 스타 김혜성이 테오스카가 복귀한 후에도 그가 다저스 로스터에 이름을 올릴 것임을 뜻한다"고 했고, 실제로 지난주 그 시나리오가 현실이 됐다.
과거 류현진(한화)의 다저스 시절 동료이자 해설자로 활약하는 제리 헤어스턴 주니어는 최근 김혜성의 변화를 두고 "시범경기에서의 김혜성은 큰 레그킥을 했다. 그가 지금 빨리 적응할 수 있었던 건 발을 땅에 붙이고 손을 이용해 스피드를 냈기 때문이다. 이것은 타격 조정에 대한 확실한 증거"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제 김혜성의 스윙은 메이저리그 수준에서도 통할 것이다"라고 자신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