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키움 정현우가 8일 고척 L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
정현우는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2025 신한 SOL Bank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5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첫 패를 경험했다.
키움은 7회 5점을 내주고 9회 2점을 만회하는 아쉬운 경기력으로 2-7로 졌다. 5연승에 실패한 키움은 20승 1무 46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경기는 졌지만, 정현우의 건강한 몸 상태를 확인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있는 경기였다. 정현우는 데뷔 첫 등판이었던 3월 26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122구 역투로 프로 첫 승을 따냈다. 이후 4월 6일 고척 NC전 101구, 4월 1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 84구 투구 후 어깨 뭉침 증세로 1군에서 말소되며 휴식 및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키움은 어린 투수인 만큼 최대한 낫는 데 초점을 맞췄다.
경기 전 홍원기 키움 감독은 "정현우는 재활 과정에서 통증 없이 던지고 페이스가 계속 올라왔다는 데 더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 퓨처스리그는 컨디션 점검 차원에서 투구 수를 올리는 과정이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기록에 의미를 두고 싶지 않다"며 "오늘도 건강한 모습만 보여줬으면 좋겠다. 최대 70구까지 계획하고 있고, 일단 1, 2회에 어떤 모습을 보일지 지켜보려 한다"고 기대치를 한껏 낮췄다.
기우에 불과했다. 이날 정현우는 최고 시속 145㎞의 직구(34구)와 슬라이더 14구, 커브 10구, 포크 4구, 체인지업 3구 등 총 65개의 공을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 던지며 LG 타자들을 힘들게 했다.
![]() |
키움 정현우가 8일 고척 LG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
정현우의 놀라운 투구는 같은 신인왕 후보이자, 프로 4년 선배 송승기도 긴장케 했다. 이날 LG 송승기는 7이닝 2피안타 3사사구(2볼넷 1몸에 맞는 볼) 5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7승(3패)째를 챙겼다. 정현우에게 투구 수 제한이 걸리지 않았다면 7회까지 1점 차 긴박한 승부가 이어졌을지도 모르는 일.
경기 후 송승기는 "정현우가 좋은 투수인 걸 나도 알고 있었다. 던지는 걸 직접 한번 보고 싶었는데, 실제로 잘 던지더라. 나도 정현우의 투구를 보고 조금 더 집중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정현우는 홍제초(서대문구리틀)-충암중-덕수고 졸업 후 2025년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키움에 입단한 좌완 투수다. 지명 당시부터 좌완으로서 최고 시속 152km의 빠른 공과 포크볼, 슬라이더, 커브, 서클체인지업 등 변화구 완성도가 높아 강력한 2025년 신인왕 후보로 불렸다.
선수층이 두꺼운 덕수고에서 1학년부터 활약한 정현우는 3학년 시절 16경기 8승 무패 평균자책점 0.75, 48⅓이닝 70탈삼진으로 전국대회(이마트배, 황금사자기) 2연패를 이끌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스타뉴스가 주최·주관한 '2024 퓨처스 스타대상'에서 야구 부문 스타상의 주인공이 된 바 있다. 이후 계약금 5억 원에 키움에 입단해 프로 무대에 연착륙하고 있다.
![]() |
키움 정현우가 8일 고척 LG전에서 역투하고 미소 짓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