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륙의 '테슬라'로 불리는 전기차 브랜드 샤오펑(XPeng Motors)의 한국 진출이 본격화됐다. 최근 공개된 샤오펑의 한국 내 핵심 인력 채용 공고를 분석한 결과, 단순한 실무진 보충을 넘어 국내 자동차 규제 체계에 능통하고 정부 기관과 긴밀한 소통이 가능한 '전략형 리더'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까다롭기로 유명한 한국의 전기차 인증 문턱을 단번에 넘겠다는 샤오펑의 공격적인 의지로 풀이된다.
8년 이상의 베테랑, '관(官) 인맥'까지 요구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자동차 인증 및 규제 대응(Certification Manager)' 직무의 자격 요건이다. 샤오펑은 해당 분야에서 최소 8년 이상의 경력을 요구하며, 특히 '한국 정부 부처와의 긴밀한 네트워크'를 핵심 역량으로 꼽았다. 심지어 한국 자동차 인증 관련 공공기관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인물을 노골적으로 우대한다는 조건까지 내걸었다.
일반적인 수입차 브랜드가 한국 진출 시 대행사를 통해 인증 업무를 처리하거나 실무 위주의 인력을 채용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주행거리 인증, 배터리 안전성 검사 등 한국의 인증 기준은 세계적으로도 매우 까다롭다"며 "샤오펑이 정부 기관의 생리를 잘 아는 베테랑을 찾는 것은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고 신차 출시 시기를 최대한 앞당기겠다는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단순 수입 아닌 '한국형 최적화' 노린다
공고에 나타난 직무 범위(Job Responsibilities)를 보면 샤오펑의 한국 전략은 더욱 구체화된다. 채용된 인물은 단순히 인증 서류를 접수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중국 본사 제품 개발팀에 '한국 시장 전용 제품 정의(Product Definition)'와 기능 요구사항을 직접 전달하게 된다.

이는 샤오펑이 한국 시장을 위해 사양을 재조정하거나, 국내 환경에 특화된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 설정을 도입할 계획임을 시사한다. 샤오펑의 강점인 AI 기반 자율주행 시스템(XNGP)이나 800V 급속 충전 시스템이 한국의 복잡한 도심 도로 환경과 충전 인프라 규정에 맞게 '지역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국내 자동차 시장에 또 하나의 중국산 EV
인증부문에 전문가가 반드시 필요한 이유는 최근 지리자동차 산하 지커의 국내 인증 절차가 지연되면서 점차 출시가 지연되고 있는 상황을 염두에 둔 것일 가능성이 높다. 특히 지커의 경우 국내 출시가 당초 4월 혹은 5월이 유력하다고 알려졌으나 하반기 까지 미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 기관과 중국 본사가 중간 매개체 역할이 중요한 키로 부상한 것이다. 게다가 샤오펑은 이미 지난 2024년 하반기부터 인천 영종도 부근에 샤오펑 시험주행차가 포착되면서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다. 또 지난해 2025년 6월 23일 엑스펑모터스코리아를 설립하고 서울 양천구에 법인 등기를 마쳤으며, 초기 자본금은 1억 5000만 원 규모로 조직을 구축 중에 있다.
샤오펑의 국내 시장 진출은 확정하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등으로 인해 배터리 정보 공개 및 안전 인증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거세진 상황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채용 공고 내용 중에는 '정부의 감독 및 조사에 능동적 대응'과 '잠재적 리스크의 선제적 식별'을 강조한 점을 미루어 보아, 한국 내의 엄격해진 안전 규제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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